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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림
"놀이기구 위로 올라가고 있어요!" 수현이 놀이공원 관제센터 안에서 상황을 지켜보면서 통신으로 소리쳤다. 진우와 주현, 다이아가 현장에서 가면을 쓰고 이상한 로브를 입은 종교 단체 잔당들을 쫓고 있었다. 그들은 사람들이 모두 퇴장하고 아직 조명이 켜져 있는 놀이공원에 있었다. 신도들을 쫓아내야 되는 보안요원들은 의식을 잃은 채 곳곳에 쓰러져 있었다. 가면을 쓴 사이비 종교인들은 그들의 교주가 잡혀가자, 억압에 의한 순교(죽지도 않았는데)라며 오히려 더 날뛰기 시작했다. 신도들은 놀이공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쾌락과 중독에서 해방시키고 구원해주겠다며 잠입해 있었다. 그들은 사람이 없는 시간대에 폭발물을 설치하려는 계획을 꾸미다가, 지금 아이들에게 저지 당하는 중이었다. 수현이 그 때 기겁을 하며 말했다. ..
여느 때와 같이 집 밖으로 나온 고양이가 맛있는 냄새와 매혹적인 냄새에 이끌려 걸음을 옮겼다. 원룸 건물이 가득 들어선 곳, 그 건물들 중 한 건물의 모퉁이 너머, 필로티 건물의 주차장의 cctv 사각지대에서 냄새가 나고 있었다. '…뭐지?' 냄새가 나는 곳에는 누군가가 있었다. 그는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 같은 신비하고 투명감 있는 흰색의 머리 색을 가리려는 듯 캡 모자를 푹 눌러쓰고, 검은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그리고 눈이 안 보이는 선글라스를 끼고, 검은 점퍼와 바지를 입은 남자가 있었다. 너무나 수상하고 이제껏 보지 못한 낯선 이였다. 그런데, 어쩐지 고양이는 왠지 그를 잘 알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고양이는 그의 수상한 행색에 멈칫 했지만, 너무나 좋은 냄새가 고양이를 끌어당기고 있었..
"아~ 결승답게 치열한 접전입니다! 각 팀 2세트씩 따낸 상황! 마지막 세트 경기, 시작합니다!" 5판 3선승제의 게임 월드컵 결승, 진행자가 마지막 경기의 시작을 알렸다. "으아악!" 퍽 경기장 밖을 지키던 보안 요원들과, 지나다니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쓰러졌다. 어느새 경기장은 완전히 봉쇄되었다. 지지직 "너도 연락 안 돼?" "네. 안 됩니다." 안에 있는 진행 요원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외부와 연락이 완전히 끊긴 것을 눈치챘다. 그리고 문도 완전히 잠긴 것을 확인했다. "…갇혔습니다." "젠장! 테러인가?" 경기가 거의 끝날 무렵이었다. 진 팀을 응원하는 관객들 중에 일부는 벌써 나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난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문이 잠겨 있는 것을 알아채고는 못 나가게 한다며 항의를 하기 ..
"같이 가자옹." 마트에 장보러 가는 밀 메이커를 따라나서며 고양이가 말했다. "안 돼." 밀 메이커가 단칼에 거절했다. 밀 메이커는 얼마 전에 고양이를 노린다는 메세지를 받은 사실을 상기했다. "나도 갈 거다옹." "안 돼." "왜 안되냐옹?" "…마트에 고양이는 들어갈 수 없어." 밀 메이커는 괜히 둘러대며 말렸다. "그건 상관없지 않냐옹? 고양이 모습만 아니면 되지않냐옹." 역시 핑계가 먹힐 리가 없었다. "나도 갈 거다옹." 그렇게 말하며 고양이는 밀 메이커가 들고 있던 장바구니에 쏙 들어갔다. "……." 밀 메이커는 말 없이 고양이를 들어서 장바구니 밖으로 빼냈다. "나도 갈 거다옹!" 고양이가 화를 내며 다시 장바구니 안으로 쏙 들어갔다. 밀 메이커는 어쩔 수 없이 고양이를 데리고 마트로 갔다..
"시험 끝!" 민수가 기지개를 켜며 소리쳤다. "야, 게임 월드컵 갈 수 있냐?" 다른 친구가 진우에게 다가오며 물었다. 진우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몰라. 아직 안 매겼는데 어떻게 알아?" "너 오늘 친 것도 망하면 끝인 거임. 어제 꺼 까지 하면 78점인가? 그렇지 않나?" 민수가 깐족거리며 말했다. 진우는 손가락을 하나 들고 고개와 같이 흔들며 말했다. "아닌데? 77점임." "미친ㅋㅋㅋ 더 암담하넼ㅋㅋ" 진우의 말에 민수가 낄낄거렸다. 그 때 반장이 omr카드 성적 채점 결과지와 답안지 종이를 교실로 들고 들어오며 소리쳤다. "야! 오늘 1교시에 한 거 성적이랑, 2교시랑 3교시에 친 거 답안지 나왔다! 싸인 하래~" "뭐, 벌써?" 반 아이들이 선생님의 빠른 omr 카드 리더기 판독에 놀라..
여느 때처럼 밖을 돌아다니고 온 고양이는 갑자기 열이 나고 아프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밖에서 감기 같은 것을 옮아 온 모양이었다. 늦은 밤이 되자 고양이는 더 심하게 앓기 시작했다. "……." 고양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밀 메이커는 인터넷에 '고양이가 감기 걸렸을 때'를 검색했다. 잠시 후 밀 메이커는 고양이를 치료할 약을 구하러 집 밖으로 나섰다. 밀 메이커는 한 건물로 들어섰다. 밀 메이커가 늦은 시간까지 불빛이 새어 나오는 곳의 문을 열었다. 단발 머리에 여자처럼 보이고, 눈을 알아볼 수 없게 하는 안경을 끼고 실험복 가운을 입은 이가 매대 뒤에 서있었다. "어서 오세…아." 방금 들어 온 손님에게 인사하려다가 밀 메이커를 알아보고 말을 멈췄다. "고양이가 감기에 걸린 것 같아, 미로." 밀 메이커..
휙 "뭐해!?" 부아인이 기겁하며 진우를 끌어당겨 피했다. 덕분에 두 사람은 피하느라 바닥에 나뒹굴었다. 콰과과과광 로봇의 팔이 진우를 못 맞히고, 공사판에 쌓아 둔 철근 더미를 맞췄다. 덕분에 철근들이 시끄러운 소음을 내며 흩어졌다. 그리고 로봇은 방금 전의 공격 때문에 몸체가 살짝 휘청거렸다. 그 와중에 진우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싸우려고 했다. "미쳤냐!?" 부아인은 다시 진우에게 소리치며 잡아당겼다. "튀어야지, 뭐해!?" 하지만 진우는 다시 그 로봇을 상대하려 했다. 위이잉- 로봇이 다시 자세가 안정되자, 카메라를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훅 "야!" 부아인이 다시 진우를 잡아당겼다. 쾅 "뭘 덤빌 생각을 하고 있어!? " 부아인이 그렇게 말하며 다시 진우를 잡아당겼다. 덕분에 다시 진우는 로봇..
화창한 어느 날, 밀 메이커가 먼지떨이를 들고 다니며 집 안 곳곳의 먼지를 털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오늘은 청소하는 날인 듯했다. 먼지를 다 턴 밀메이커는 시끄러운 진공청소기를 꺼내서 바닥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캬옹!" 고양이는 깜짝 놀라 꼬리를 부풀리며 청소기의 시끄러운 소리를 피해 도망갔다. 그러다가 밀메이커가 청소를 위해 바닥에 내려놓은 이상하게 생긴 잉크통에 부딪혔다. 덕분에 특이한 그 잉크통이 엎질러졌다. 어둡고 푸른 계열의 색들 속에 반짝이는 별빛 같은 것들이 들어있는 잉크가 바닥에 쏟아졌다. 잉크가 엎질러지면서 고양이의 털과 바닥에 잉크가 잔뜩 묻었다. "……." 밀 메이커가 청소기를 끄고 망연하게 그 광경을 바라봤다. 밀 메이커가 낙담한 사이 고양이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포근한 이불 위..
"…그랬었지." 주현이 그렇게 말하며 어느새 김두원이 가져온 따뜻한 커피를 한 모금 홀짝 마셨다. "크흡…! 크흐흡!" 진우는 주현의 이야기를 들으며 옆에서 콧물을 잔뜩 들이마셨다. 진우는 주현의 첫사랑 이야기에 눈물 콧물 다 쏙 빼고 있는 중이었다. 김두원은 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괜히 휴지를 찾는 척했다. "그러니까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앞에서 멍청한 짓 하지 않는 게 좋아. 그냥 할 수 있는 한 그 사람한테 잘해줘. 나처럼 다시는 못 보고 후회하게 될 수도 있잖아?" 주현이 약간의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으헝헝" 주현이 미소를 지었건만, 진우는 그 미소에 더 통곡을 했다. 그 미소가 서글프고 씁쓸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김두원이 휴지를 가져왔다. 주현은 그 휴지를 건네 ..
주현의 11차 항암치료일. "어, 미경 누나!" 주현은 오늘도 옆 자리가 된 미경을 보고 환하게 웃으며 인사했다. "이야~ 모자 쓰고 왔네?" 미경이 자신이 선물한 모자를 쓰고 온 주현을 보며 웃으며 말했다. "누나, 이번이 마지막 항암치료라고 들었어요." "응. 난 이번이 마지막이야." "축하해요." "고마워. 너도 곧 나을 거야." "하하……." 주현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저도 어쩌면 이번 약이 마지막이 될 것 같아요." 미경이 주현의 말에 답변하려는데, 병실로 주현의 부모님과 의료진이 한 무리 들어왔다. "주현 학생. 동의서 작성합시다." 그들은 여러 장의 서류를 들고 들어왔다. 얼마나 많은 의료진이 들어왔는지, 병실이 비좁게 느껴질 정도였다. "전 잠깐 나가있을게요." 미경은 자리를 비켜줘..
백일 그룹 회장이 일했었다던 병원에 주현은 항암 치료를 위해 입원했던 날이었다. 6차 항암 치료를 위해 입원한 주현은 옆 자리에 노트가 올려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주현은 신기해하며 옆 자리에 누가 오나 싶어서 이름을 확인해보려 했다. 부모님이 잠시 나간 사이 옆 침대로 가서 환자 정보가 쓰여진 곳을 확인했다. 하지만 어쩐지 이름이 가려져 있었다. "…저 말고 누구 있어요?" 주현은 자신의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들린 간호사에게 물었다. 나이가 꽤나 지긋한 간호사는 주현의 혈압을 체크하며 말했다. "너처럼 항암치료 받으러 온 분이야." "그래요?" 앞선 항암 치료 동안 주현은 혼자 병실을 썼었다. 주현은 처음으로 옆 자리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신기해하며 바라봤다. "…근데 왜 이름이 가려져 있어요?" "..
"니들 뭐 하냐?" 덩치 좋은 남자 선생님이 무시무시한 얼굴로 교실 문 옆에 서있었다. 방금 낸 소리는 선생님이 가지고 다니는 긴 막대기로 문을 치며 난 소리였다. "살판 났네, 이것들이~?" 그렇게 말하며 덩치 좋은 남자 선생님이 아이들을 모세의 기적처럼 가르고 교실로 들어왔다. 체육 선생님 보다 더 몸을 키우는 중인, 3대 500을 친다고 공공연하게 떠들고 다니는 학교 공식 근육질 선생님이었다. 그는 험악한 표정을 하고 웃긴 말투를 하며 들어왔다. "이야~ 내 수업 끝나자 마자 싸우고 있어? 웃기는 놈들이네." 쿵 선생님이 지팡이처럼 바닥에 막대를 내리쳤다. 그 소리에 진우도, 부아인도, 반 아이들도 모두 놀라서 흠칫했다. "니들은 뭐 하냐아? 왜 안 말리고 있어?" 선생님이 계속 웃긴 말투로 말했지..
"…그런 인연인 거지. 그렇게 연결돼서 콜라보도 하고 그랬던 거야." 주현이 콜라보 했던 일을 회상하며 말했다. "대단하지 않아? 다이아 아버지의 선행이 여기까지 온 거야. 인연이란 참 신기한 거야. 정말 대단한 사랑이기도 하고." "그러게요. 진짜 대단해요." 그렇게 얘기하다보니 어느새 그들은 진우의 집 앞까지 왔다. 진우는 집 근처까지 온 것을 깨닫고는 놀라서 주현을 바라봤다. "어? 소속사 가는 거 아니었어요? 왜 집 앞으로…?" "넌 집에 들어가야지. 잘 들어가고, 푹 자." 그제야 진우는 주현이 자신의 집까지 바래다준 것임을 깨달았다. 진우는 또 한 번 선망의 눈빛으로 주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어서 들어가."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형." 대답 대신 주현은 손을 흔들며 밤 하늘..
데이스씨의 어린 시절. "데이스? 엄마가 파이 해줄까?" 데이스씨는 아들을 사랑하고 요리 솜씨가 좋은 어머니와 방 한 칸이 딸린 낡고 오래된 아파트에서 살았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데이스씨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돼서 사고로 돌아가셨기 때문에 홀어머니와 함께 살았습니다. 그는 어머니를 닮아 아주 조용하고 온화한 성격이었습니다. 데이스 씨가 어린 시절 살던 곳은 아주 가난하고, 환경적으로 그리 안전한 지역은 아니었습니다. 그곳은 경찰보다 깡패의 영향력이 더 큰 곳이었습니다. 그는 언제나 마음을 졸이며 집에서 제법 떨어진 곳의 공립학교에 다녔습니다. 데이스씨는 같은 아파트에 학교에서 아이들끼리 부르는 별명으로 통칭 '제이'라고 불리는 같은 학년인 아이가 살았습니다. 정확한 이름은 데이스씨도 모릅니다. 어쨌든, ..
"어디예요?" 진우의 귀에 꽂힌 통신 장치에서 수현의 목소리가 들렸다. 주현이 역겹다는 표정으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정수 처리장." "…빌어먹을 놈들. 기어코 전부 다 전염시킬 생각이었나 봐요." 수현이 더 심한 욕과 감정을 꾹꾹 누르며 말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주현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설마 하면서 와봤더니……." "왜 이쪽으로 왔을까요?" 진우가 왜 그들이 이런 사람도 거의 없는 정수처리장에 왔는지 이해를 못 하고, 작게 속삭이며 물었다. 주현이 그들의 행동을 주시하며 말했다. "수돗물에 넣어서 감염시키려고.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간편하게 퍼뜨리기 좋지." "아." 그제서야 그들이 정수처리장에 온 이유를 알게 된 진우가 입을 떡 벌렸다. 진우는 그들의 생각에 분노해서 심각한 표정이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