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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et? Quite! 1부 完. (1부 20화) 본문

소설(Novel)/D.Q.D.(캣츠비안나이트 외전)

Quiet? Quite! 1부 完. (1부 20화)

SooyangLim 2022. 6. 20. 19:02

 "놀이기구 위로 올라가고 있어요!"

 수현이 놀이공원 관제센터 안에서 상황을 지켜보면서 통신으로 소리쳤다. 진우와 주현, 다이아가 현장에서 가면을 쓰고 이상한 로브를 입은 종교 단체 잔당들을 쫓고 있었다.

 그들은 사람들이 모두 퇴장하고 아직 조명이 켜져 있는 놀이공원에 있었다. 신도들을 쫓아내야 되는 보안요원들은 의식을 잃은 채 곳곳에 쓰러져 있었다.  

 가면을 쓴 사이비 종교인들은 그들의 교주가 잡혀가자, 억압에 의한 순교(죽지도 않았는데)라며 오히려 더 날뛰기 시작했다. 신도들은 놀이공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쾌락과 중독에서 해방시키고 구원해주겠다며 잠입해 있었다.

 그들은 사람이 없는 시간대에 폭발물을 설치하려는 계획을 꾸미다가, 지금 아이들에게 저지 당하는 중이었다. 수현이 그 때 기겁을 하며 말했다.

 "몇 명은 호수로 들어가고 있어요!"
 "이런. 하마터면 이럴 때 수상전이라니. 우리의 수영 선수가 왔었어야 했는데."

 주현이 아쉬워하며 말했다. 어렸을 때 치료를 받고 살아남은 중 지금 여기에는 없고 외국에 있는 학생이 하나 있는데, 그 친구는 수영 선수였기 때문이었다.
 수현은 cctv를 보며 말했다.

 "그놈들은 놔두고 위로 가요! 놈들이 기구를 가져왔어요! 그걸 타고 가려나 봐요!"
 "기구? 무슨 기구? 롤러코스터?"
 "열기구요."
 
 열기구라는 말에 진우가 비꼬며 말했다.

 "열기구? 와, 놀이공원하고 아주 딱 맞네요. 헬기라도 가져오면 좀 대단해 보이기라도 했을 텐데."
 "공중으로 가버리면 우리가 잡을 수가 없으니 빨리 쫓아야 돼!"
 
 수현은 다급하게 외쳤다. 그리고 놀이공원 안내도를 살피다가 말했다.

 "…자이로 드롭으로 가야 해요. 열기구가 움직이는 경로상 자이로 드롭 근처를 지나갈 거예요. 거기서 뛰어서 열기구를 잡을 수 있어요."
 "내가 갈게."

 주현은 그렇게 말하며 단숨에 뛰어서 자이로드롭 중간쯤에 착지 했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위를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주현은 자이로 드롭 꼭대기에서 말했다.

 "와, 실패하면 죽겠는데?"

 말은 그렇게 하지만, 꽤나 여유로운 말투로 단숨에 열기구 쪽으로 뛰었다. 도약하는 힘이 얼마나 좋았는지, 자이로드롭이 흔들리는 것 같았다.

 "으아아아아!"

 열기구에 타고 있던 사이비 신도들이 열기구가 기우뚱 하자 혼비백산 했다. 열기구는 주현 때문에 몹시 흔들리더니 순간 급강하하고 한참만에야 겨우 중심을 잡았다.

 그 때 한 사이비 신도가 앞으로 나섰다. 

 "오!?"

 주현은 그 신도가 앞으로 나서자 놀랐다. 심지어 예상보다 너무 잘 싸우는 신도 때문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뭐야? 배운 사람이 있는데?"

 주현은 몇 합 만에 스킬 면에 있어서 이 신도는 자신과는 비교도 안 되게 능숙하다는 걸 눈치챘다. 힘 차이는 꽤 나지만, 그걸 거의 다 흘릴 수 있는 스킬을 가지고 있었다.

 "뭐야?"

 심지어 길어지는 싸움에 주현은 당황했다. 아무리 힘에 있어서 차이가 난다지만 너무 잘 싸웠다. 주현은 싸우면 싸울수록 실전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완전 베테랑이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주현은 그래도 싸움은 끝내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조금 더 빠르게 팔을 뻗었다.



 "윽!"

 신도의 당황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피한다고 피했지만, 완전히 피하지는 못했다. 주현의 주먹이 놈의 가면을 스쳤다.

빠직

 그 충격에 가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주현은 이것마저 약간이나마 피해서 속으로 감탄했다. 보통은 아예 못 피했을 속도였다. 주현은 이 신도가 반사신경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주현은 그대로 놈의 로브의 모자를 콱 움켜쥐고 잡아당겼다. 



 놈은 끌려오는가 싶더니, 어느새 품에서 꺼낸 칼로 단숨에 옷을 찢어버렸다.

 "안 되지!"



 주현은 칼을 든 놈의 손을 쳐냈다. 놈이 칼을 놓쳐서 열기구 바닥에 떨어졌다. 그때 놈이 입은 로브의 손목 아래로 손목 시계가 주현의 눈에 들어왔다.

 '어?'

투둑

 그리고 금이 가던 가면이 부서지면서 얼굴이 드러났다.

 "어?"

 주현은 이제 입 밖으로 소리를 냈다. 동시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절대 잊을 수 없는 얼굴이 눈앞에 있었다. 

 '…그럴리가. 그냥 닮은…'

 그 때 그 신도가 입을 열었다.

 "안녕."

 목소리를 듣는 순간, 주현의 사고 회로가 그대로 멈췄다. 이제는 기억 속에서 가물가물해져만 가는 얼굴과 목소리가 일순간에 살아났다.

 "오랜만이야."

 주현은 그 순간 모든 것이 정지한 듯한 느낌이었다.



 그 익숙한 얼굴은, 그 순간 주현을 밀쳐서 열기구 밖으로 떨어뜨렸다.

 주현의 시야가 그녀의 얼굴에서 열기구가 보이고, 밤하늘이 보이고, 밤하늘의 별이 보이고, 떨어지는 속도 때문에 별이 길게 늘어져 보이고, 반짝이는 놀이기구가 보이는 동안 주현은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손을 뻗은 채 날개를 잃은 천사처럼 그대로 추락하고만 있었다.



 "형!!!!"

 진우가 그 높이에서 떨어진 주현에게 달려왔다.
 주현은 다행히 놀이공원의 식당 천막 위에 먼저 떨어졌다. 하지만, 그 높이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천막은 온전할 수가 없었다. 주현은 천막을 다 찢어먹고, 테이블도 완전히 박살내고, 부서진 잔해들과 함께 바닥 위에 처박혀서 널브러진 상태가 되었다. 

 "형! 살아있어요!?"
 "……."

 주현은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멍하니 가만히 있었다.

 "아아…! 형…! 눈도 못 감고…!"

 그 모습에 진우는 옆에서 절규하기 시작했다.
 다이아가 주현 옆으로 다가와서 가만히 지켜보더니 외국 억양이 섞인 말투로 말했다.

 "…안 죽었다."
 "…응?"
 "살아 있다."
 
 그 말에 진우는 울음을 멈추고 주현에게 다가왔다.

 "살아있다고?"
 "그 높이에서 죽을 리가 없는데? 예전에 더 높은 데서 떨어졌을 때도 괜찮았어. 오빠, 괜찮아요?"

 수현의 목소리가 주현이 귀에 꽂은 통신 장치에서 들렸다.
 하지만 주현은 대답도 하지 않고 멍하니 눈을 부릅뜬 채 가만히 있었다. 마치 주변의 모든 것이 안 들리고 안 보이는 것처럼. 하지만, 갈수록 점점 숨을 가쁘게 쉬고 있었다.
 진우가 그런 주현을 보며 조심스럽게 다시 말을 걸었다.

 "…형? 괜찮아요…?"  

 주현은 그제야 진우의 존재를 발견한 듯 천천히 고개와 눈을 돌려 진우를 바라봤다. 주현은 무표정에 가깝게 굳은 듯한 얼굴에 부릅뜬 눈과 얼빠진 입을 하고 있었다.

 "…형?"

 진우는 처음보는 주현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얼어버렸다.
 직업상 그렇게나 표정을 잘 숨기는 주현이, 지금껏 처음 보여주는 표정과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 냉하게 잘생긴 얼굴에서 당황, 충격, 혼란 등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전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주현은 본인도 자각하지 못한 채 숨을 가쁘게 쉬고, 약하게 떨고 있었다.

 정적이 흐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주현은 입을 달싹였다. 하지만 목소리가 안 나오는 듯 했다. 주현은 입술을 한 번 깨물고, 침을 삼키고 다시 입을 벌렸다. 주현은 힘겹게 짜내듯, 마치 소리가 새어 나오듯 말을 꺼냈다.

 "…죽은 사람이 돌아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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