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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et? Quite! 1부 19화 본문

소설(Novel)/D.Q.D.(캣츠비안나이트 외전)

Quiet? Quite! 1부 19화

SooyangLim 2022. 6. 13. 19:01

 "아~ 결승답게 치열한 접전입니다! 각 팀 2세트씩 따낸 상황! 마지막 세트 경기, 시작합니다!"

 5판 3선승제의 게임 월드컵 결승, 진행자가 마지막 경기의 시작을 알렸다.



 "으아악!"



 경기장 밖을 지키던 보안 요원들과, 지나다니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쓰러졌다. 어느새 경기장은 완전히 봉쇄되었다.

지지직

 "너도 연락 안 돼?"
 "네. 안 됩니다."

 안에 있는 진행 요원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외부와 연락이 완전히 끊긴 것을 눈치챘다. 그리고 문도 완전히 잠긴 것을 확인했다.

 "…갇혔습니다."
 "젠장! 테러인가?"

 경기가 거의 끝날 무렵이었다. 진 팀을 응원하는 관객들 중에 일부는 벌써 나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난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문이 잠겨 있는 것을 알아채고는 못 나가게 한다며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퍼버벙

 "와아아아!"

 그 때 폭죽이 연달아 터지는 소리와 함께 환호성이 들렸다. 파머 선수가 속한 팀이 결승에서 이기고 우승하는 순간이었다. 선수들이 게임을 하던 부스에서 튀어나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 순간, 문짝이 뜯겨나가며 문이 열렸다. 덕분에 문 앞을 지키고 서 있던 보안 요원들이 튕겨져 나갔다.

 "어… 어? 뭐야?"  

 문 앞에 몰려있던 사람들은 정체 불명의 로봇이 눈앞에 있자 당황했다.

 "…ㅇㅇ(게임에 나오는 로봇 캐릭터 이름)?"
 "이거 게임에 나오는 ㅇㅇ 닮았는데? ㅇㅇ 맞지?"
 "오늘 ㅇㅇㅇ선수가 주챔으로 써서 준비한 건가?"

  나가려던 관객들은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 중에 하나와 로봇이 닮았다는 이유로 멋대로 착각을 했다. 물론, 이 일을 꾸민 자가 일부러 이것을 노리고 악질적으로 코스프레와 함께 준비를 해서 디자인한 결과이기도 했다.
 그래서 로봇이 스타디움 안으로 걸어 들어와도 사람들은 별 저항없이 그냥 길을 열어줘버렸다.

 "우승 이벤트인가봐!"
 "우와 개쩐다! 준비 제대로네!" 
 "뭔가 공연이라도 하나?"

 하지만, 그 착각은 오래가지 못했다. 

 "도, 도망쳐…!"

 피투성이로 겨우겨우 여기까지 기어 온 사람이 마지막 로봇 무리들 뒤에서 힘을 짜내서 소리쳤다.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기절해버렸다.
 
 "뭐, 뭐야!?"
 "어어? 저기 사람이 쓰러져 있다!"

 나가는 문과 가깝게 있던 관객들 몇명이 그 모습을 발견하고 그의 마지막 외침도 들어버렸다. 그것을 본 관객들이 기겁을 하고 소리쳤다.

 "사람이 쓰러져 있어!!"
 "피, 피!"
 "우왁!"



 그렇게 소리 친 관객 중 하나가 갑자기 휘두른 로봇의 팔에 맞고 쓰러졌다.

 "으아악!"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광경을 목격했다.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모두 당황하고 놀란 데다가 상황 파악이 안 돼서 그대로 얼어버렸다.

삐비빅

 모든 로봇들에서 기계음이 흘러나왔다.

 "작전 시작."

 로봇에서 흘러나온 사람의 목소리와 동시에 로봇들이 사람들을 치고, 잡고 들어서 던지기 시작했다.

 "으악!"
 "꺄아악!"

 장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쉬이익-

쾅!

 로봇 몇 기가 그 덩치에 안 맞게 빠르게 뛰어서 순식간에 단상 위로 올라갔다.

 "꺄아아악!"

 사람들이 혼비백산해서 달아나는데, 로봇이 단상 위에 있던 mc를 붙잡았다. mc는 로봇의 손아귀에 붙잡힌 채 부들부들 떨었다.
 로봇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런 일에 앞장서는 자. 본보기다."



 "으아악!"

 mc는 그대로 던져졌다. 그는 로봇을 공격하려고 다가오던 보안 요원들에게 던져졌다. 덕분에 보안요원들은 그를 받으면서 동시에 함께 바닥에 나뒹굴었다.

탕 타당 탕

 그 때 총성이 울렸다. 질서유지를 위해 스타디움 안에 있던 경찰들이 소지한 총이 발포되는 순간이었다.

 "꺄아아악!"

 하지만 총성을 들은 관객들은 더 공포에 질려버렸다.

 "관절! 관절을 맞춰요!"

 누군가가 소리쳤다.



 끼이익

 경찰이 문 옆에 있는 로봇의 다리 관절을 맞추는 순간, 삐걱거리며 그대로 주저앉았다.



 누군가가 의자를 집어던졌다.



 로봇이 기우뚱하더니 뒤로 넘어갔다. 덕분에 옆에 있던 다른 로봇도 넘어갔다.



 또 다른 의자가 날아왔다. 다른 로봇을 맞췄다. 그 로봇도 쓰러지면서 옆에 있던 로봇을 함께 쓰러뜨렸다.

 "여기 뚫렸어요! 빨리 도망가요!"

 라는 외침 소리가 들리자, 사람들은 그 문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아빠! 차! 빨리!"

 아까 관절을 맞추라고 하고, 의자를 연이어 던졌던 누군가가 밖으로 뛰어나가며, 같이 온 아빠에게 소리쳤다. 그 누군가는 진우였다.

 "아빠! 차 빼서 저기 8번 입구로 와! 우리가 거기 가 있을게!"
 "무슨 소리야!? 다 같이 가야지!"

 진우의 아빠는 아이들을 다 같이 데려가려 했다.

 "아빠, 그러면 늦어! 다 죽어요! 우리 속도로 주차장까지 같이 가서 차 빼서 나오면 늦어!"

 진우가 그런 아빠를 말리며 말했다.

 "빨리 차 빼서 8번쪽으로 와요! 우리가 거기까지 달리는 속도랑, 아빠가 차 빼서 거기까지 오는 속도랑 비슷해! 거기서 차 타고 여길 벗어나는 게 훨씬 더 빨라요!"

 갑자기 똑똑하게 말하는 진우였지만, 다들 지금은 그런 이상함에 대해서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

 아들의 말에 진우의 아버지는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과 걱정을 내려놓고, 잠시 냉정하게 생각했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제안이지만 진우 아빠는 진우의 말에 납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여기서 주차장과의 거리와 쏟아져 나오는 관객수, 그리고 로봇의 이동 경로를 보면 그게 훨씬 이곳을 벗어나는데 효율적이고 안전한 방법이었기 때문이었다. 진우의 아버지는 이내 결단을 내렸다.

 "…얘들아, 8번 입구에서 보자."

 아이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진우의 아버지가 주차장으로 달려갔다. 아이들은 8번 입구로 달렸다. 

 그 때 갑자기 진우가 멈췄다. 동시에 민수의 휴대폰이 울렸다. 아이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멈췄다.

 "내 전화야. 받아."

 진우가 이미 끼고 있는 이어폰 말고 다른 이어폰을 반대쪽 귀에 끼며 말했다.

 "빨리 받으라고!"

 진우는 민수의 휴대폰을 가리키며 빨리 받으라며 보챘다. 민수는 그제야 진우가 건 것임을 알아채고는 얼떨떨하게 통화 버튼을 눌렀다.

 "스피커 폰으로 하고 전화 끊지 마. 뛰는 거 멈추지 말고. 우리 아빠 차 바로 타고."
 "뭐?"

 진우의 말에 민수가 당황하는데, 진우가 다시 스타디움 쪽으로 뛰기 시작했다.

 "빨리 8번 입구로 가!"
 "야! 조진우!"
 "전화 끊지마!"
 "야!"
 
 아이들은 뭐라고 말릴 새도 없이 진우가 순식간에 뛰어가버리자 아이들은 당황했다. 너무 빨라서 잡을 수도 없었다. 그때, 전화기에서 진우가 소리치는 소리가 났다.

 "전화 끊지 말고! 빨리 가!"
 "미친놈아!!!!"

 민수가 소리쳤다.

 "내 걱정은 말고 8번 출구로 가! 빨리!"
 
 다시 진우의 외침이 수화기 너머에서 들렸다.
 다른 친구가 혼란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어떡하냐?"
 "…가자."

 가만히 멈춰서 생각하던 민수가 말했다. 일단은 진우를 믿기로 한 모양이었다.
 친구가 스타디움을 바라보며 말했다.

 "진우한테?"
 "아니. 8번 출구로."
 "아저씨한테는 뭐라고 하냐?"
 "…몰라. 일단 뛰자."
 
 그 때 다시 진우의 목소리가 수화기에서 들렸다.

 "아빠한테는 내가 설명할게! 전화 끊지 말고 빨리 달리기나 해! 더 늦으면 안 돼!"
 
 더 지체할 틈이 없긴 했다. 민수가 아이들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뛰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영 석연치 않은 표정이었지만, 일단은 민수를 따라 뛰기 시작했다.





 입구 밖으로 나가려는 사람들을 붙잡고 던지던 로봇이 굉음과 함께 순식간에 우그러졌다. 완전 개박살이 나버린 상황이었다.

 "미친. 나 개쎄네?"

 입구 근처에서 우그러진 채 고철이 된 로봇 위에서 진우가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진우는 본인이 방금 날린 드롭킥의 위력에 스스로 감탄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입구가 하나 더 뚫리자 그곳으로 와르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진우야, 안에 상황 어때?"

 김두원의 목소리가 진우의 귓가에 들렸다. 진우는 사실 일이 터지자마자 전에 받은 통신기기를 통해서 연락을 취하고 있는 상태였다.

 김두원의 말에 그제서야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한 진우는 말문이 턱 막혔다.
 안에 있던 경찰들은 이미 탄약을 다 쓴 모양인지 총성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경찰들이 로봇의 관절들을 맞춰서 몇 대는 쓰러져 있는 상태라는 것이었다. 경찰들은 사람들이 도망갈 통로 몇 개를 확보한 뒤, 이제는 바닥에 미동도 없이 널브러져 있었다.

 "…겨, 경찰들이… 사람들이… 사람들이…"

 참혹한 현장에 진우가 말을 더듬었다. 그러면서도 진우는 자신에게 덤벼드는 로봇을 손을 뻗어서 밀어버렸다. 그 로봇은 붕 뜨더니, 다른 로봇에게 처박혔다.

 "10분 내로 무장 경찰이 갈 거야. 주변 경찰들은 이미 초토화되서 좀 멀리 있는 군부대랑 무장 경찰이 투입되는 것 같아."

 김두원의 목소리를 들으며 진우는 체어샷으로 하나씩 부수고 다니기 시작했다. 

 "관절부분은 여전히 약해서 다행이에요. 의자로 관절 때리면 쥐약이에요. 근데 주현이 형은요?"
 "곧 도착할 거야. 아까 더 빨리 가겠다고 했어."

 진우는 혹시나 해서 예전에 레이저 같은 것이 나오던 핵 부분을 부숴봤다. 얼마나 약한지 그 부분과 함께 로봇도 금방 부서져버렸다.

 "…다행히 없네."

 진우는 그 안에 총 같이 생긴 것이 없는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다른 로봇의 카메라가 있던 부분도 깨부숴봤다. 그것도 잘 깨졌다. 안에는 그냥 일반 카메라만 들어있었다.

 "더 후졌네."

 진우는 중얼거리며 사람들을 공격하려고 하는 로봇의 카메라에 의자를 던져 맞춰서 부숴봤다. 카메라만 부서진 로봇은 타겟을 못 찾고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돈이 모자랐나."

 진우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다른 의자를 들어서 그 로봇의 관절을 박살 냈다. 그 광경을 쭉 지켜본 사람들이 깜짝 놀라 진우를 바라봤다.

 "관절이 약하데요."
 
 사람들의 시선을 느낀 진우가 말했다. 그 말에 몇몇 관객들은 의자를 들고 진우에게 가세해서 로봇의 관절을 맞추려 했다. 하지만 로봇이 팔을 휘두를 때 사람들은 튕겨나가거나 피하기 일수였다. 진우는 그걸 보고 깜짝 놀라 그 로봇을 박살내고는,
 
 "어!? 저기 통로 뚫렸어요! 빨리 나가죠!" 

 라고 열린 통로를 가리키며 바로 소리쳤다. 사람들은 진우의 말에 뭔가 더 생각 할 겨를 없이,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일단 밖으로 뛰어나갔다. 대항하는 것보단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 우선이었기 때문이었다.

 "으아악!!"

 갑자기 단상 위에서 비명 소리가 들렸다. 진우는 단상 위를 돌아봤다가 눈이 휘둥그레졌다. 파머와 다른 선수들이 로봇에게 몰린 상황이었다.

 "파머!!"

 진우는 소리치며 자신의 앞에 있는 모든 로봇들을 쳐내서 날려버리며 순식간에 단상 앞까지 갔다. 단상 앞까지 있던 몇십 대의 로봇들은 죄다 진우의 손짓 발짓에 힘없이 거꾸러졌다. 

 "중증 게임 중독자. 사람들을 타락시키는 주범!"

 로봇에서 그런 소리가 나오며 파머를 내리치려는 순간,


 
 "어?"

 진우가 의자를 던진 로봇은 표면이 약간 휘고 그 자리에서 위치만 밀리기만 했을 뿐, 멀쩡했다. 단상 위에 있던 로봇은 이때까지와는 다르게 전혀 부서지지 않았다. 진우는 방금 공격으로 바로 눈치챘다. 이 로봇은 뭔가 다르다고.



 진우는 이번에는 카메라 부분에 주먹을 날렸다.

빠지직 

 금이 잔뜩 가긴 했지만, 다른 로봇들처럼 단번에 안쪽까지 뚫리면서 부서지는 일은 없었다. 

 "어? 설마."

 진우는 그렇게 말하며 로봇의 중간에 있는 빨간 핵부분을 내려쳤다.



 "아오!"

 진우는 유난히 단단한 느낌에 주먹이 아려오는 걸 느꼈다. 몇 번이나 내려쳤더니 손이 엄청나게 아팠다.

 "뭐야, 이거?"

 진우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 한 번 내려쳤다. 좀 구부러지긴 했지만, 멀쩡했다.

 "아오, 주먹 아파!"

 진우가 그렇게 말하며 투덜거리는데,

 "어?"

 로봇이 한쪽 팔로 진우의 다리를 들고 거꾸로 들어 올렸다. 진우의 얼굴을 보려는 듯 카메라 앞으로 얼굴을 가져가는데,



 "으악!"

 진우가 로봇의 팔과 함께 날아가서 가설 무대의 벽 쪽에 처박혔다. 로봇의 팔이 날아오는 의자에 맞고 그대로 끊어져서 진우와 함께 날아간 것이었다.

 "괜찮아!?"

 진우는 저 멀리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자마자 누구인지 알아챘다.

 "형!"

 진우는 안경을 똑바로 고쳐쓰며 소리쳤다. 

 "관절 약한 건 똑같네."

 진우는 끊긴 로봇 팔을 보며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스크와 STEONGEST라고 적힌 모자를 쓰고 저 멀리서 의자를 던진 사람에게, 진우는 괜찮다는 표시로 손은 흔들며 소리쳤다.

 "전 괜찮아요!"
 "밖에 있는 로봇은 내가 다 정리했어!"

 주현이 스타디움 안에 남아 있는 로봇들을 하나씩 날리며 소리쳤다. 그 때 진우의 다른 쪽 이어폰에서 진우의 친구들이 진우의 아빠를 만나서 소란스러워진 소리가 들렸다. 진우는 재빨리 음소거를 해제하고 소리쳤다.

 "아빠! 나 괜찮아! 빨리 가!"
 "진우아! 아빠가 갈게!"

 진우의 아빠가 거의 울부짖는 소리 들렸다.

 "아냐아냐아냐! 나 나가고 있어! 나 괜찮아!"

 진우가 아빠가 올까 봐 기겁하며 소리쳤다. 그 때 로봇이 다가와서 남아 있는 쪽 팔로 진우를 공격했다.



 진우는 재빨리 옆으로 피했다.

 "진우야?!"

 방금 전의 굉음에 진우의 아버지가 소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아냐아냐! 오지 마! 옆에 문 뜯기는 소리야! 나 지금 나가고 있어, 아빠! 그냥 거기 있어! 아빠가 움직이면 내가 아빠 못 찾아!"

 진우가 그렇게 말하며 한쪽 남은 로봇의 팔을 잡고는 로봇을 들어서 바닥에 메다 꽂아버렸다.



 덕분에 또 굉음이 났다. 그 소리에 진우의 아버지가 기겁하는 소리가 들렸다.

 "괜찮은 거야!? 너 어디야!?"
 "다와 가~!"

 진우는 그렇게 말하고는 엎어져 있는 로봇 팔의 관절은 발로 밟아 부숴버렸다. 그러자 갑자기 로봇의 핵 부분이 열렸다. 그러더니 전에 봤던 총 같은 게 나타났다.
 그걸 본 순간 진우는 민수와 통화하고 있는 쪽의 음소거를 눌렀다. 더 이상 그 쪽에는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젠장."

 진우는 욕을 한 마디 내뱉고는 재빨리 그 총 같은 것을 붙잡았다. 그리고는 마구 흔들기 시작했다.

 "제발!"

 진우는 그 총이 부웅거리며 에너지를 모으는 것 같은 소리를 들으며 간절히 빌었다.

콰직

 "예쓰!"

 진우는 그 총을 잡고 그대로 뜯어버렸다. 그리고는 아까 금이 간 카메라가 있는 곳을 다시 주먹으로 내려쳤다.



 "아야!"

 진우는 어쩐지 주먹을 쥐고 내려치는데 손바닥이 따끔거린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내려쳤다.

파작

 이번에는 효과가 있었다. 특수 유리인지 플라스틱인지가 깨지며 카메라가 드러났다. 진우는 그 카메라도 잡아서 뜯어버렸다. 

 "아. 어쩐지."

 진우는 카메라를 뜯어버릴 때가 돼서야 자신의 손바닥을 확인했다. 아까 잡은 총 같은 것이 열기가 올라왔던 모양이었다. 손바닥이 약하게 화상을 입은 게 보였다. 

끼기긱

 그 때 갑자기 로봇이 다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

 전에는 아무것도 없던 로봇의 머리 부분이 뚜껑처럼 열리더니, 이미 떨어진 로봇 팔과는 다른 가는 로봇 팔이 나왔다. 그리고는 진우는 낚아채서 바닥에 패대기쳤다. 그 덕분에 진우의 귀에 꽂혀있던, 민수와 통화하던 이어폰이 빠져버렸다. 아마도 통화는 그대로 종료됐을 것이다.

 "아야야……."

 진우는 끙끙 거리는 소리를 내며 일어나려 했다. 그 때 로봇이 다시 진우를 들어서 패대기치려는 순간,



 부서진 의자 조각이 날아와서 새로 나온 팔도 박살냈다.
 진우는 그대로 땅바닥에 철퍼덕 떨어졌다. 진우는 바닥에 엎어진 채 중얼거렸다.

 "튼튼해지면 뭐해……. 아픈 건 똑같네……."
 "괜찮아!?"

 주현이 소리치며 단상 위로 올라왔다. 주현은 어느새 다른 로봇들은 다 정리한 상태였다.
 진우는 그런 주현에게 새삼 더 감탄했다. 그리고 곧이어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파요."
 


 진우가 그렇게 말 하는 사이에 주현은 다른 로봇들처럼 한 대 쳤다. 

 "아픈 건 어쩔 수 없어. 그래도 딴 사람들 보다는 덜 아픈 거야. 죽지도 않았잖아? 보통은 그 높이에서 떨어지면 경추가 부러질걸."

 주현은 그렇게 말하며 로봇을 한 대 더 때렸다. 하지만, 역시나 좀 밀리고 좀 더 우그러지기만 할 뿐, 다른 로봇들처럼 박살나진 않았다.

 "얘는 더 튼튼하네."
 
 주현이 고개를 옆으로 갸우뚱거리며 말했다.
 진우도 로봇에게 다시 덤벼들며 말했다. 

 "얘만 튼튼하더라고요. 돈을 몰빵했나봐요. 그리고 도대체 이 빨간 거는 뭘로 만든 건지 모르겠는데,"



 "안 부서지더라고요. 아, 저 빨간 거 안에 있는 총은 좀 전에 부쉈어요."
 "총이 있었어?"



 "뭐 레이저 같은 거 쏘는 거 있더라고요."
 "위험하네."



 "그러니까요."

 둘은 번갈아가며 간보듯 로봇을 툭툭 때렸다. 그럴 때마다 로봇은 맞은 자국이 하나씩 늘어갔다. 진우는 그렇게 로봇을 때린 충격 때문에 손이 아파서 끙끙거리며 말했다.

 "으으. 엄청 아프네."

 로봇은 주현과 진우가 몇번이고 때린 충격 때문인지 제법 멀리 밀려나 있는 채로 끼긱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다시 공격하려고 약간씩 움직이고는 있었다.
 진우는 잠시 공격하기를 멈추고 주먹을 매만지며 말했다. 

 "아오, 아파! 근데 이 빨간 뚜껑이 다시 닫혀버려서 핵을 부술 수가 없어요."
 "저 안에 핵 있어?"
 "네."

 진우의 대답에 주현이 자신의 손을 힐끗 내려보는가 싶더니, 재빠르게 다가가서는 세게 주먹을 휘둘렀다.

콰앙
 
 엄청난 소리를 내며 그 빨간 부분이 순식간에 구멍이 났다. 그리고 주현이 그 상태에서 손을 세차게 휘젓자 그 빨간 부분이 찢어지듯 부서졌다. 



 안쪽이 완전히 드러나자, 주현은 세게 주먹을 휘둘러서 로봇 중앙에 펀치를 날렸다. 그러자 로봇은 드디어 가동을 멈췄다. 

 "우와! 미친! 형 진짜… 개쎄네요!"

 진우가 입을 떡 벌리며 감탄했다.

 "쎈 게 아니라 방법이 있어."
 "네? 방법?"

 주현은 자신의 손을 보여주며 말했다.

 "다이아몬드."
 "아."
 
 진우의 눈에 주현의 손가락에 여럿 끼워진 반지가 눈에 들어왔다. 진우는 납득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연예인은 장신구를 많이 하거든."
 
 주현이 진우에게 보여줬던 손을 다시 거둬서 자신의 반지들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주현의 손가락에 있는 반지들 중에 몇 개는 보석이 완전히 박살나버렸다. 그 가운데, 유일하게 멀쩡한 보석이 영롱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반지들 중에 하나 정도는 진짜 다이아몬드가 있었던 거지. 나처럼."
 "형, 진짜 멋져요."

 장난기 섞인 주현의 말에 진우는 다이아몬드 만큼이나 반짝이는 눈빛으로 주현을 진심으로 우러러보며 말했다. 진우는 무한한 존경을 얼굴에 잔뜩 표현하고 있었다.

 "근데 형 어떻게 이렇게 일찍 왔어요? 오프닝 공연 끝나고 바로 간 거 아니었어요?"

 진우의 질문에 주현은 스타디움 안을 둘러보며 우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 다음 주에 여기서 콘서트 하잖아. 어차피 회사 들렀다가 여기 다시 와보려고 했거든. 여기 철거하고 우리가 써야 되니까……. 저녁 때 철거한다길래 구경도 할 겸 해서 여기 다시 오는 길이었지. 근데 난리 났다는 소식 듣고 내가 먼저 뛰어 온 거고."
 "아……."

 그 때 저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언뜻 들려오는 듯했다.

 "생각보다 경찰이 빨리 왔네요."
 "네가 박사님한테 얘기하고 듣자마자 우리가 바로 신고했거든. 이 미친 사이비 새끼들."
 "네? 사이비요?"
 "종교 단체야."

 주현의 말에 진우가 기가 차서 말했다.

 "종교가 이딴 짓을 해요? 대체 왜……?"
 "그러니까 사이비지. 뭐 이런 게임 같은 쾌락을 주는 사회악을 처단하고 구원을 준다나 뭐라나……." 
 "구원이라고요…?"
 "신에게 보낸다는 거지."
 "미쳤네요."

 진우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주현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말했다.

 "미쳤지. 그러니까 사이비고. 구원이라고 착각하는 범죄와 사회적 민폐 짓을 자행하는 놈들이야. 종교인 척 하는 사기라고 해야 되나……. 이 나라에 종교의 자유는 있어도 사기의 자유는 없는데 말이야."
 "다 잡혀가겠네요."
 "꼬리는 잡혀가겠지. 그 마저도 다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어느 정도는 잡혀가는 꼴 보겠네. 이런 대규모 테러를 했으니까."
 "네…? 꼬리는 잡혀간다니요…? 그게 무슨…?"

 진우가 이해를 하지 못하고 물었다.
 주현은 무대 위에 쓰러져 있는 게임 월드컵 mc의 상태를 살폈다. 다행히 mc는 숨은 붙어있는 상태였다.

 "놈들은 우리가 잡아야 되는 놈들이랑 밀접하게 결탁해 있어서 완전히 뿌리 뽑기는 힘들어. 종교는 겉보기일 뿐이야. 그래서 골치가 더 아프고."
 "아…?"
 "그 놈들이 사람들을 이용하고 써먹기 좋게 종교로 만들어서 신도를 양성하고 다닌다는 거지. 이상한 신념을 주입하고 이런 미친 짓까지 벌이고는 때가 되면 버리는 짓을 하는 거야. 그러니 더 골치 아파. 아마 경찰 올 것도 알고 있을 걸? 오히려 간절히 바라고 있을 거야. 다 감방에 처넣기를 말이야."
 
 주현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식이 있는 것을 보고 안심하며 말했다.

 "그거 알아? 본인들도 이거 미친 짓인 거 알아. 그냥 써먹은 것 뿐이야. 지금까지 그랬듯이 이러고 나면 또 싹 정리할 거야. 꼬리 자르기를 한다는 게 그 말이야."
 
 주현의 말에 진우가 뭔가 더 말하려는데,

 "그나저나 로봇은 더 없지? 경찰이 들어오기 전에 로봇은 우리가 없애는게 나은데. 여기 말고 사람들 더 있나?"
 "사람들… 어!? 선수들!"

 진우는 그제서야 아까 옆에 있던 선수들이 사라진 걸 깨달았다. 진우가 당황하며 주위를 둘러보다가 무대 뒤쪽의 문이 열린 걸 발견했다. 주현은 자신의 반지를 진우에게 빼주며 말했다.

 "혹시 모르니 이거 써. 나중에 돌려주고. 난 여기 사람들 살피고 있을게." 

 진우는 주현의 반지를 받자마자 열린 문으로 뛰어갔다. 복도 끝으로 갈수록 무언가 쾅쾅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어!?"
 
 진우는 복도 끝에서 로봇이 어떤 문을 두드리며 박살내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이미 문에는 구멍이 나 있었으며, 안에는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뭐라뭐라 소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곧, 문짝이 찢기듯 뜯겨나갔다. 안에서 온갖 물건이 튀어나와 로봇을 맞추는 게 보였다. 그중에는 아까 선수들이 들어 올렸던 트로피도 있었다.

 진우는 급하게 뛰어갔다. 그리고 주현의 반지를 낀 손으로 로봇에 펀치를 날렸다.


  
 다행히 이 로봇은 아까 단상에 있던 튼튼한 로봇이 아니었다. 진우의 펀치 한 방에 로봇은 바로 뭉게져버렸다.

 "다들 괜찮으세요!?"

 진우가 로봇을 끌어내며 문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하지만, 그들은 아군인지 파악을 못해서인지 나오지 않고 눈치만 보고 있었다

 "구하러 왔어요! 다친 데 없으세요?"

 그 말에 안에 있던 사람들은 서로 부둥켜 안고 구석에 숨어있다가 주춤주춤 밖으로 나왔다. 나온 사람은 파머와 상대팀 선수들, 그리고 감독들, 통역사들이었다.

 "파머!" 
 
 진우는 파머를 보자 그대로 얼어버렸다. 안에 있던 사람들은 더 위협이 없는지 불안한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진우는 그 모습을 보고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말했다.

 "다 끝났어요. 경찰이랑 군대가 오고 있어요."
 "너는… 아까 그 로봇을 부쉈지? 이번에도 우리를 구해주고……."

 파머가 진우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말했다.

 "아… 보셨어요? 그, 그게…… 제가 뭔가 대단한 게 아니라요……. 아니, 그 대단도 아니고, 그냥 그 로봇이 관절이 약하다고 하길래 거길 노려서……. 아니, 그러니까 저 별 거 아닌데……. 그냥 모른 척 해주시면……."

 진우가 당황하며 말했다.

 "고마워."

 진우의 말을 듣던 파머가 대충 어떤 말인지 눈치채고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그는 눈물로 얼룩진 얼굴로 다시 진심을 담아서 감사 인사를 했다.

 "정말 고마워. 덕분에 살았어."

 이번에는 파머가 진우에게 심지어 고개까지 숙여 인사를 했다. 그는 살았다는 안도감에 더 많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 모습에 진우는 당황하며 손사레를 쳤다.

 "아니아니아니, 아니에요! 저는 그냥…!"

 진우는 뒷걸음질 치다가 뭔가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에 바닥을 바라보니 트로피를 걷어찬 소리였다. 진우는 깜짝 놀라서 트로피를 들어 올려서 파머 선수에게 건네며 말했다.

 "앗! 트로피가…! 죄, 죄송해요. 찌그러져버렸어요. 어떡하죠? 이거 펼 수 있을까요?"  

 진우가 당황해서 안절부절 못하며 말했다.
 파머와 선수들은 별 거 아니라는 듯 트로피를 받아 들며 말했다.

 "괜찮아. 우리가 던진 건데."
 "그래, 괜찮아, 괜찮아! 이거 아마 네가 그런 거 아닐걸? 우리가 던져서 그런 거야."
 "맞아. 살겠다고 우리가 던진 건데. 넌 그냥 살짝 건들린건데 뭐."

 다들 미안해 하는 진우를 진정시키며 말했다.
 진우는 가만히 트로피를 보다가 갑자기 매고 있던 가방에서 펜을 꺼내며 말했다.

 "아참, 혹시 싸인 해주실 수 있어요?"
 "물론이지."
 "저 진짜 완전 팬이에요! 오늘 진짜 개쩔었어요! 파머님! 진짜 제 히어로예요!"

 진우가 갑자기 팬심을 잔뜩 드러냈다.
 진우의 말에 감독이 말했다.

 "파머야, 너 완전 영광이네. 우리한테는 네가 히어로인데."
 "에이 제가 무슨……. 오늘 승리하신 거 축하드려요." 

 진우가 몸둘 바를 몰라하며 하는 말에 파머가 말했다.

 "우리가 게임은 이겼지만, 오늘 승자는 너야. 사람들을 구했잖아."

 파머의 말에 다른 선수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진우는 파머의 말에 뭉클해졌다. 진우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래서 사람들이 누군가를 돕는 건가…….'

 진우는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다른 선수들도 진우를 위해 열심히 싸인을 해주며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그 때 진우의 귀에 꽂힌 통신기기로 주현의 목소리가 들렸다.

 "진우야, 너 이어폰 빠졌지? 너희 아버지랑 친구들이 너 찾는데. 일단 너 간 곳으로 경찰들이랑 군인들이 들어갔으니까, 만나면 너 괜찮다고 알려줘."
 "아. 네. 알겠어요."

 진우는 그제야 아까 민수와 통화하던 이어폰이 빠진 걸 알아챘다.  
 진우는 그 와중에 휴대폰을 꺼내서 같이 셀카까지 찍었다.

 "번호 교환 할 수 있을까? 우리가 나중에 꼭 제대로 보답할게."
 "네? 그래도 될까요? 이미 사인도 받았는데……."
 "생명의 은인인데 사인으로 끝나면 우리가 너무 미안할 것 같아."

 선수들과 감독들의 요청으로 진우는 전화번호 교환까지 했다. 진우가 선수들과 번호 교환까지 마치고 펜을 주머니에 넣고 싸인 받은 종이를 소중히 받자마자, 경찰들과 군인들이 들어왔다. 그들은 선수들과 진우를 보자 경계를 멈추고 무전을 하며 말했다.

 "발견했습니다."

 

 진우는 경찰과 군인의 인솔 아래 스타디움을 빠져나왔다.

 "진우야!!!"

 진우의 아빠가 진우에게 달려와서 와락 안았다. 진우의 아버지와 친구들은 다들 울었는지 얼굴이 퉁퉁 불어있었다.

 "아이, 그냥 이어폰 빠진 거였어요. 그렇게 걱정 안 해도 되는데……. 저 완전 멀쩡해요."

 진우가 미안함을 감추려고 괜히 그렇게 말했다. 

 "아, 나 선수들 만났어요!"

 진우가 폰에 사진을 보여주며 말했다.

 "넌 이 와중에 사진까지 찍었냐?"

 민수가 부러워하면서도 동시에 어이없어 하며 말했다. 

 "야, 내가 너네들 꺼도 받아왔어. 아, 여기 아빠 꺼도 받아왔어요. 아빠, 이거 액자에 넣어서 벽에 걸어두는 게 어때요?"

 진우가 가방에 넣어온 싸인지를 친구들과 아빠에게 나눠주며 말했다.

 "이거 아빠 줘도 돼? 진우 꺼는?"

 진우 아빠가 싸인지를 받아들며 물었다.

 "전 티셔츠에 받았… 어?"

 그제서야 티셔츠에 쓰인 싸인과 문구를 제대로 확인한 진우가 멈칫했다. 파머 선수의 싸인 밑에 진우가 미쳐 못 봤던 문구가 보였다.

「From. 나의 히어로 조진우의 1호 팬 파머」





비하인드 자투리 이야기-

 진우의 아빠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진우의 휴대폰에 알람이 울렸다. 진우는 졸고 있다가 부스스 눈을 떠서 휴대폰을 확인했다.

「진우야 어딨어? 나 내일 스케줄 때 그 반지 껴야 된데」

 "…아참."

 진우는 화상 입은 자리가 벌써 아물어가는 손으로 약간의 따끔거림을 느끼며 답장을 했다. 

「형 죄송해요ㅠㅠ 지금 어디세요?ㅠㅠ 친구들이랑 빠이하고 돌려주러 갈게요ㅠㅠ」 

 결국 진우는 그 날 밤이 돼서야, 몰래 집을 빠져나와서 주현에게 반지를 돌려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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