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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et? Quite! 1부 10화 본문

소설(Novel)/D.Q.D.(캣츠비안나이트 외전)

Quiet? Quite! 1부 10화

SooyangLim 2022. 4. 11. 19:01

 "어디예요?"

 진우의 귀에 꽂힌 통신 장치에서 수현의 목소리가 들렸다. 주현이 역겹다는 표정으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정수 처리장."
 "…빌어먹을 놈들. 기어코 전부 다 전염시킬 생각이었나 봐요."

 수현이 더 심한 욕과 감정을 꾹꾹 누르며 말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주현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설마 하면서 와봤더니……."
 "왜 이쪽으로 왔을까요?"

 진우가 왜 그들이 이런 사람도 거의 없는 정수처리장에 왔는지 이해를 못 하고, 작게 속삭이며 물었다.
 주현이 그들의 행동을 주시하며 말했다.

 "수돗물에 넣어서 감염시키려고.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간편하게 퍼뜨리기 좋지."
 "아."

 그제서야 그들이 정수처리장에 온 이유를 알게 된 진우가 입을 떡 벌렸다. 진우는 그들의 생각에 분노해서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주현은 그들의 숫자를 파악해서 수현에게 알려주며 말했다.

 "…8명 정도 있어. 내 생각엔 이번 일에 나선 행동대원들은 대부분 다 모인 것 같아."
 "8명이요? 그렇겠네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 주변을 더 정찰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정찰하면서 갈 테니, 그쪽은 먼저 처리 부탁드려요."
 
 수현이 부탁하자 주현이 알겠다고 답 하고는 진우를 뒤쪽으로 불러와서 함께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아마 우리가 나타나면 저들은 급하게 일을 마무리하려 할 거야."
 "빨리 끝내야겠네요."
 "그렇지. 내 생각엔 지금 두 가지 방안이 있어. 첫번째는 저들을 빨리 전투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어서 캔을 빼앗는 것. 두 번째는 저 캔을 먼저 저들의 손에서 빼내고 일을 마무리 짓는 것. 어느 쪽이든 내 생각엔 넌 뒤쪽으로 돌아가서 캔을 빼내면 될 것 같아."
 "…전자와 후자 계획 중에 어느 것이 더 쉽나요?"

 진우가 뭐가 다른 지 몰라서 잠시 생각을 하다가 물었다. 대충 이해 하기로는 '족치고 뺏든지, 뺏고 족치든지'라는 선택지처럼 느껴졌다.
 주현은 1초도 고민하지 않고 답했다.

 "전자."
 "…하지만 전 싸우는 건 자신 없는 걸요. 전 살면서 한 번도 주먹다짐을 해 본 적이 없어요."
 "알아. 넌 보조만 해주면 돼. 캔을 빼앗는다거나, 방어를 한다거나. 지금은 위급하면 그냥 방어를 위해서 아무 데나 휘둘러. 나중에 제대로 가르쳐 줄테니까, 지금은 일단 네가 살고 보는 쪽으로 하면 돼. 그리고 그거 알아?"
 "네?"
 "피지컬 차이가 압도적으로 나면 기술로 따라잡기가 매우 버거워."

 주현은 그렇게 말하며 주머니에서 검은 천을 꺼냈다.

 "이걸로 얼굴 가려."
 "음, 전부터 궁금했던 거지만 왜 얼굴 가리나요? 그리고 형은 왜 그냥 싸워요? 일반인… 아니, 그러니까, 저들은 대중은 아니지 않나요? 곤란할 게 없는?"

 진우가 단어를 정제해서 쓰려고 노력하며 물었다. 
 주현은 저들의 동태를 살피느라 진우를 바라보지 않고 대답했다.

 "얘기하지 않았나? 넌 알려지면 좋을 게 없어. 비밀리에 활동하는게 훨씬 더 이득이야. 그리고 난 저쪽한테 알려질 만큼  알려져서 상관없고. 네 말대로 대중들한테 알려지는 게 곤란한 거지. 근데 저들은 숨어서 돌아서면 대중이 되는 놈들이기도 하니까 조심해서 나쁠 건 없는 거고."
 "그런가요…?"
 
 진우는 납득을 하면서도 여전히 얼굴을 가리고 활동하는 게 썩 달갑지 않았다. 아무래도 자신의 활약상을 누군가 알아줬으면 하고, 칭송도 받고 싶어 하는 모양이었다.
 진우의 반응에 주현이 진우를 흘끗 봤다. 그런 진우의 생각을 눈치 챈 건지, 아니면 표정으로 읽은 건지, 주현이 한 마디 했다. 

 "네가 평생 인기로 먹고 살 생각이 아니라면 알려져 봤자 좋을 게 없어. 네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상이 전부 사라지니까. 잠깐의 영예와 기분 좋음, 우월감은 결국 부담과 의무, 오해로 변질되기 마련이거든. 그리고 뒤에서 어떤 정보가 어떻게 곡해되서 떠돌아 다니고, 또 말을 떠들지 모르잖아."
 "…네?"

 진우는 주현의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 못 해서 되물었다.
 하지만 주현은 그에 관해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작전을 시작하자는 제스처를 하며 말했다.

 "가자."

 진우가 뒤쪽으로 몰래 돌아가자, 주현은 그들 앞에 일부러 시선을 끌며 나왔다.

 "다들 이 시간에 여기서 뭘 하고 있을까?"

 주현이 가수답게 좋은 발성으로 이목을 끌었다. 그러자 그들은 하던 행동을 멈추고 주현을 바라봤다.

 "물에 뭐 넣기라도 할려고? 내가 알기론 그거 법적으로 처벌받을 텐데."
 
 주현이 그렇게 말 하는 동안 그들은 말없이 손에서 단도를 꺼냈다. 그리고 주현을 죽이기 위해서 자세를 잡았다.

 "칼! 대화를 가장한 협박을 하기에 좋은 수단이지."

 주현이 비아냥거리듯이 말했다.
 그리고,

 "나한테는 아니겠지만."

 어느새 주현이 로켓처럼 튀어나가서 그들의 코 앞에 있었다.



 한 놈이 주현의 주먹을 정통으로 후려맞고 쓰러져 버렸다. 아마 기절한 모양이었다.



 옆에 놈이 주현에게 칼을 휘둘렀다. 하지만 주현은 어느새 몸을 숙여 피했다. 하지만 그 자리엔 주현의 머리카락이 몇 가닥 잘려서 공중에 흩날렸다.



 몸을 숙인 주현은 긴 다리로 방금 머리를 잘라버린 놈의 정강이를 차서 쓰러뜨렸다.

 "악!" 

 정강이를 맞은 놈이 비명을 질렀다. 놈의 다리는 비정상적인 각도로 꺾여있었다. 단번에 다리뼈를 부러뜨린 모양이었다.

 "미안."

 주현은 그렇게 사과하며 옆에 놈을 옆 차기 차려 날려버렸다.

 "부러뜨릴 생각은 아니었는데."

 옆차기에 맞은 놈은 차 사고가 난 것 처럼 저편으로 날아가버렸다. 그도 충격으로 기절했는지 움직이지 않았다.

 "내가 힘조절이 어렵거든."

 그렇게 말하며 주현은 다급하게 캔을 들고 뛰어가는 놈들에게 다가갔다. 그들에게 못 다가오게 하기 위해서 한 놈이 주현에게 또 칼을 날렸다. 



 주현은 또 가볍게 피하며 놈에게 다가갔다.



 놈이 반대쪽 손에 들고 있던 다른 칼을 꺼내서 휘둘렀다. 주현이 얼굴에 베일 뻔 하자 몸을 확 뒤로 뺐다.

 "어이쿠."

 그렇게 말하며 주현은 옆 쪽으로 몸을 꺾고, 자세를 낮추어 그놈에 돌진했다. 주현은 머리로 놈의 명치를 들이받으며 말했다.

 "얼굴은 안 돼!" 
 "허억!"

 그는 명치를 들이 받치자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눈동자가 그대로 돌아갔다.

 "으아아!"

 그 광경을 보고 한 놈이 기겁하며 도망가기 시작했다.



 뒤쪽에서 살금살금 다가와서 숨어서 황홀하게 주현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던 진우가, 놈이 달아나는 길 옆에서 발을 내밀에 놈의 다리를 걸었다. 놈의 몸은 붕 뜨는 가 싶더니 바닥에 철퍼덕 엎어졌다. 

 "얍!"

 진우는 일어나려는 놈에게 재빨리 다가가서 턱에 파운딩을 꽂았다. 

 "으악!"

 진우는 자신이 사람을 쳤다는 사실과 사람의 얼굴을 가격할 때 느껴지는 생소한 느낌에 기겁했다. 그리고는 용수철이 튕겨 나오듯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놈은 충격 때문에 그대로 기절해버렸다.
 


 그 사이 뒤쪽에서 주현이 또 한놈을 때려 눕히는 소리가 들렸다.

 "…우와."

 진우가 뒤돌아 봤을 때, 주현은 또 한 놈을 유려한 뒤돌려차기로 공중에 띄우는 중이었다.

 "캔!"

 주현이 소리쳤다.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든 진우가 통을 부숴서 물에 넣으려 하는 놈에게 달려갔다.



 진우는 아직 놈들에 비해 키 차이도 많이 나고, 싸울 줄도 모르고, 그리고 뭣도 모르니까, 그냥 냅다 머리로 들이박아버렸다.

 "악!"

 진우가 캔을 든 놈의 팔을 들이박자 놈이 비명을 지르며 캔을 놓치고 그대로 쓰러졌다. 놈의 팔이 부러졌는지, 아까 종아리뼈가 부러진 놈처럼 이상한 모양으로 꺾여있었다.

 "으악!"

 하지만 그 광경을 보고 진우가 더 화들짝 놀라서 소리쳤다. 진우는 그제야 자신이 엄청나게 강해졌다는 걸 깨달았다. 진우는 덜덜 떨며 뒤로 물러났다.



 그 사이 주현이 마지막 놈의 머리통을 손바닥으로 후려쳐서 기절시켰다. 그리고 기절하지 않고 쓰러진 놈들도 친히 차례로 기절시켜줬다.

 "저, 저, 저 어떡하죠?"

 진우가 그런 주현에게 달달 떨며 말했다.

 "사,사람을 다,다치게 했어요…!"
 "사람 죽이려고 물에 이런 거 풀려는 놈들이야. 네가 안 막았으면 이 도시 사람들 중에 죽는 사람이 수백 명은 됐을걸."

 주현은 진우를 안심시켜 주려는 듯 말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걱정되는지 물었다.

 "…안 죽였지?"

 그렇게 말하며 주현은 진우가 처리한 놈들을 살펴보며 말했다.

 "모, 모르겠어요."

 진우가 주현의 말에 불안해하며 말했다.

 "…다 살아있네. 이런. 이놈은 턱 뼈에 문제가 있나 본데. 엄청나게 부었네. 기절로 끝난 게 다행이야."

 주현이 아까 진우가 파운딩을 꽂아서 기절시킨 놈의 얼굴을 살펴보며 말했다. 주현은 다시 진우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놈들도 박사님이 연구하던 약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 그렇기 때문에 놈들도 나름대로 약을 계속 개발을 해서 사용한 상태야. 그래서 웬만하면 신체 능력이 향상된 상태로 오기 때문에, 우리 손에 쉽게 죽을 만큼 약하진 않아."

 주현은 그렇게 말하며 놈들의 가방에 캔을 모두 담아서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놈들은 돌아가면 얼마든지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금방 회복될 거야. 약 때문에 회복력도 좋고."
 "아……."
 "그래도 힘 조절을 해야 돼.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네 자신이 훨씬 쎄다는 걸 언제나 생각해. 게다가 넌 성장기라 계속 강해질 거고. 그리고, 아무리 저놈들이 튼튼해지고 회복력이 좋아도, 죽으면 그냥 다 끝이잖아?"
 "그렇죠……."
 "그러니까 반드시 제압만 해야 돼. 살인자가 되진 말고."
 "네!"

 진우가 주현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진우의 눈빛은 어느새 주현에 대한 선망으로 반짝였다. 진우는 방금 전 싸움으로 더 주현을 우러러보고 있었다. 그야말로 자신의 우상을 보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주현은 그런 진우의 눈빛을 보지 못하고, 다른 놈들이 더 있는지 살피는 데에만 열중하는 중이었다. 이윽고 주현은 주변에 놈들이 더 없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통신기기로 수현을 불렀다.

 "수현아 오고 있니?"

 하지만 수현은 잠시 말이 없었다. 수현은 곧 몇 초 쯤 지나서 뭔가 구타하는 소리를 송출하는 동시에 말을 했다.

 "잠시만요."

 그러더니 또 뭔가 퍽퍽 짝짝 패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곧 조용해지는가 싶더니,

 "그쪽으로 갈게요. 들고 갈 놈들이 많네요."
 "어딘데? 내가 갈게."
 "아니에요. 근처에요."

 그렇게 수현의 목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수현은 무슨 장 보고 온 것 마냥 기절한 놈들을 주렁주렁 들고 나타났다. 수현은 놈들의 옷의 뒷목 부분을 잡고 들고 오는 중이었다. 한 놈은 수현의 손자국이 얼굴에 있는 걸로 봐서는 싸다구를 제대로 맞은 모양이었다. 
 주현은 급히 수현 쪽으로 달려가 놈들을 들고 오는 것을 도와줬다. 

 "여기 몇 놈이 정문 쪽에서 누가 오나 안 오나 보초를 서고 있더라구요." 
 "수고했다, 수현아."

 주현이 놈들을 다 모아서 한 데 모았다. 진우는 여전히 반짝이는 눈으로 주현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말했다.

 "형."
 "왜?"
 "멋져요."
 "어 그래."

 주현은 담담하게 대꾸했다. 그 말에 수현이 기가 찬다는 듯 주현에게 말했다.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시는 거 아니에요?"
 "나보고 멋지다는 사람 모으면 작은 나라 하나 세울 정도는 돼."
 "역시 티비에 나오는 사람들은 보통이 아냐."
 
 수현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진우는 수현에게도 말했다.

 "누나도 멋져요."
 "…맙소사. 야, 어디 가서 그런 소리 하지 마."

 수현은 진우의 말에 어찌할 바를 몰라서 당황하며 말했다. 갑자기 훅 들어온 칭찬이 쑥스러운 모양이었다.
 그 사이 주현은 회수한 캔을 다 모았다. 모으니 굉장히 많았다. 

 "다 빼낸 거겠지?"
 "네. 제가 오면서 다 확인했어요."

 수현이 대답했다. 
 진우는 새삼 많은 양의 캔의 개수에 놀라며 물었다.

 "되게 많네요. 이제 다 끝난 걸까요?"
 "지금은."
 "지금은…요?"

 주현의 말에 진우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진우의 물음에 수현이 대답했다.

 "이 건이 이걸로 끝이라는 말이야. 시간이 걸리겠지만, 조만간 정상화 될 거야. 그리고 놈들은 또 다른 병을 퍼뜨리면서 오겠지."
 "더 퍼뜨리지 않으려들까요?"
 "굳이?"

 수현이 진우를 돌아보며 말했다. 수현은 진우가 생각 못한 것을 짚어주며 말했다.

 "페니실린이 통하는 걸 뉴스에 주야장천 나오고 있는 마당에? 저쪽 입장에서는 굳이 더 길게 끌 이유가 없어. 차라리 여기서 끝내고 더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킬 다른 계획을 실행하겠지."

 수현의 말에 진우는 우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다 끝난 줄 알았는데 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이네요." 
 "아직 세력도 많이 남아있고, 우두머리는 멀쩡한 하니까."

 수현이 냉철하게 대답했다.
 주현은 휴대폰을 만지며 말했다.

 "박사님이 뒤에 처리 해줄 이들을 불렀다고 했으니 우린 이만 돌아가자. 벌써 2시가 넘었어. 난 내일 스케줄 있어서 빨리 자야 돼." 
 "보고 가면 안 돼요?"

 진우의 말에 주현이 웃으며 말했다.

 "일찍 자야지. 늦게 자면 키 안 큰다?"
 "맞아. 너 키 좀 커야지. 너 네 또래에 비해서 작은 편 아니야?"

 수현까지 가세해서 그렇게 말하자 진우는 괜히 시무룩해졌다. 수현은 하품을 하며 말했다.

 "다이아는 두고 오길 잘 한 것 같아요. 이렇게 늦게 끝날 줄이야."

 그들은 집에 가기 위해 새벽의 빌딩 숲 위를 날아가듯 뛰어다녔다. 진우는 돌아가는 길에 계속 궁금하던 것을 슬그머니 물었다.

 "…근데 다이아는 어쩌다 치료를 받고 여기 들어오게 된 거예요? 무슨 사연이 있어요?"
 "모두 다 사연이 있지. 근데 다이아는 나와는 좀 더 특별한 인연과 사연이 있지."
 
 주현이 새벽 공기를 헤치고 가며 말했다.
 진우가 주현의 말에 의아해 하며 물었다.

 "형 하고요?"
 "응. 뭐, 큰 인연은 아닌데……."

 주현은 돌아가는 길에 천천히 다이아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수 년 전,
 진우와 주현이 살고 있는 곳과는 다른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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