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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et? Quite! 1부 18화 본문

소설(Novel)/D.Q.D.(캣츠비안나이트 외전)

Quiet? Quite! 1부 18화

SooyangLim 2022. 6. 6. 19:01

 "시험 끝!"

 민수가 기지개를 켜며 소리쳤다.

 "야, 게임 월드컵 갈 수 있냐?"

 다른 친구가 진우에게 다가오며 물었다.
 진우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몰라. 아직 안 매겼는데 어떻게 알아?"
 "너 오늘 친 것도 망하면 끝인 거임. 어제 꺼 까지 하면 78점인가? 그렇지 않나?"
 
 민수가 깐족거리며 말했다.
 진우는 손가락을 하나 들고 고개와 같이 흔들며 말했다.

 "아닌데? 77점임."
 "미친ㅋㅋㅋ 더 암담하넼ㅋㅋ"

 진우의 말에 민수가 낄낄거렸다.
 그 때 반장이 omr카드 성적 채점 결과지와 답안지 종이를 교실로 들고 들어오며 소리쳤다.

 "야! 오늘 1교시에 한 거 성적이랑, 2교시랑 3교시에 친 거 답안지 나왔다! 싸인 하래~"
 "뭐, 벌써?"
 
 반 아이들이 선생님의 빠른 omr 카드 리더기 판독에 놀라워 하며 교실 앞쪽으로 우르르 몰려갔다. 

 "야, 반장! 그거는 앞에서부터 돌리고 답 불러줘!"
 "오케이~ 수학 부른다~"

 반장은 아이들을 자리에 앉히고 답을 하나씩 불러주기 시작했다.

 "3번에 2번… 4번에 1번… 5번에 4번…"

 반장이 하나씩 정답을 부르고 반 아이들은 환호와 탄식이 어우러졌다.
 진우는 채점하는 펜이 축축해질 만큼 손에 땀을 쥐며 초조하게 하나씩 매겨갔다. 이윽고 반장이 마지막 문제의 정답을 불렀다.

 "…25번에 1번."
 "아, 젠장!"

 진우는 절규했다.

 "아이 씨!"

 진우는 머리를 움켜쥐었다. 이 문제를 틀림으로써 게임 월드컵에 가는 미래가 한층 더 멀어져 버렸다.
 그런데 반 분위기가 이상했다.
 
 "야? 이거 왜 1번이냐?"
 "4번 아님?"
 "나도 4번 했는데?"
 "야, 부아인. 너 뭐 찍었냐?"

 아이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거 4번인데? 1번은 아니잖아? 답이 1 나오던데?"

 부아인도 납득이 안 가는지 중얼거렸다.
 앞에서 답을 부르면서 같이 채점하던 반장도 이상한지 중얼거렸다.

 "야, 이거 1번 아냐?"

드르륵

 그 때 교실 문이 열리더니 옆 반(수학 선생님이 담임) 부반장이 소리쳤다.

 "수학 25번에 4번! 정정하셈!"

드르륵 쾅

 옆 반 부반장은 용건이 끝나자 마자 문을 닫고는 가버렸다. 아이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예에!!!!"

 진우도 쾌재를 불렀다. 그리고 다른 과목 omr 채점 결과지도 진우가 있는 앞쪽으로 건너왔다. 짝인 민수가 낚아채듯 종이를 가져가서는 자신의 점수보다 진우의 점수를 먼저 확인했다.

 "야야야 체육 점수 왔다왔다왔다! …야 너 100점!"
 "예에에에~!!!"

 진우는 평소에 자신 있는 체육 점수로 평균을 대폭 올렸다.

 "야, 수학은 몇 점 나옴?"
 
 민수가 물었다.

 "72점."
 "와, 씨. ㅈㄴ 잘 나왔네?"

 민수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
 그 때 교실 앞쪽으로 온 부아인이 진우에게 흰 우유를 주며 말했다.

 "누가 개인 과외를 해줬는데? 당연히 잘 나와야지."
 "땡큐. 잘 먹을 게."

 진우는 흰 우유를 받아들며 부아인에게 씨익 웃어 보였다. 부아인 자신은 커피 우유를 먹으며 물었다.

 "그럼 평균 80넘는 건가?"
 "아직 몇 과목은 성적 안 나와봐서 모르겠어."
 "네가 매긴 걸로는?"
 "잠시만. 계산 해볼게."
 
 진우가 계산해보더니 말했다.

 "넘어."
 "축하한다."

 부아인이 축하 인사를 건넸다.
 진우는 고마워하며 물었다.

 "땡큐. 너는 몇 점 나옴?"

 진우의 물음이 부아인이 커피우유를 먹으며 손가락을 4개 들어 보였다. 진우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

 "평균 40점?"
 "그럴리가."

 옆에 있던 민수가 장난치며 말했다.

 "체육 40점?"
 "체육이 그 점수 나올 리가."
 "그럼 수학 40점?"
 "설마."
 
 진우가 의아해 하며 물었다.

 "그럼 뭐야?"
 "4개 틀렸다고."
 "4개? 그럼 수학 80점 정도인가? 어? 너 수학 잘하지 않냐? 보통 90점 넘었던 것 같은데……."
 "아니. 전체에서 4개 틀렸다고."

 그 말을 들은 진우가 입을 떡 벌렸다. 옆에 있던 민수가 한 마디 했다.

 "와 ㅈㄴ 재수없네, 이 새끼……."

 그 말에 진우와 부아인이 킥킥거리며 서로를 바라봤다. 진우가 부아인에게 말했다.

 "너도 열심히 했네. 축하한다."
 "고맙다. 게임 월드컵 잘 갔다 와." 

 부아인이 진우가 건넨 축하에 답례를 하며 말했다.



 "얘들아, 주차하고 올 테니까 먼저 들어가렴."

 보호자 역할 겸 아이들 데려주기 역할 겸 본인도 보려고 온 진우의 아버지는, 주차하기 위해 아이들을 먼저 차에서 내려주며 들어가라고 했다.

 "와 개쩐다!"

 진우와 친구들이 게임 월드컵 결승이 열리는 스타디움이 있는 공원을 들어서며 감탄을 했다. 스타디움 주변부터 게임 월드컵과 진우가 좋아하는 팀, 상대팀의 포스터와 깃발, 현수막 등이 휘날리고 있었다.

 "우와, 저거 ㅇㅇ(게임 캐릭터 이름) 아냐? 쩐다!"

 민수가 게임 캐릭터를 코스프레한 사람들이 멋지게 걸어가는 것을 보며 소리쳤다. 그들은 게임 안에서 현실로 막 튀어나온 것 같은 모양새였다.
 진우가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야, 근데 사람 진짜 많다. 이런 게임 안 좋아할 것 같은 사람도 엄청 많이 오네."
 "오늘 게임 팬들만 온 게 아니라서 그럼."

 민수가 말했다.

 "오늘 오프닝 무대 외국 가수들이랑 송즈랑 같이 하잖아."
 "아 맞아. 우리나라에서 한다고 콜라보 해서 곡 냈었잖아. 그거 뮤비 벌써 조회수 2억 회 넘었더라? 송즈 멤버 중에 하나가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고 하던데. 그 누구지, 누구더라… 아, 이름 아는데……."

 친구들이 주현이 속한 그룹의 이름을 대며 말했다.
 진우는 아는 사람 이야기가 나오자 아는 척 하고 싶고, 자랑도 하고 싶고, 반갑기도 했지만, 괜히 담담하게 말하려고 노력하며 말했다.

 "김주현. 리더."
 "아, 맞아. 그래, 그 사람이 했데. 그래서 팬들이 ㅈㄴ 좋아하던데. 노래도 뒤지게 잘 뽑혔잖아. 여하튼 그래 갖고 우리 반에 송즈 팬들도 여기 온다고 하니까 부럽다고 했잖아."

 친구의 말에 민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음. 내 수준 높은 귀에도 갓곡임."
 "미친? 수준 같은 소리 하네. 니는 맨날 핫 100만 듣잖아?"
 "얔ㅋㅋ 그게 수준 높은 거 아니냐? 내 귀는 대중성 판독기라곸ㅋㅋ"

 민수가 낄낄거리며 말했다.  
 그 때 다른 친구가 티셔츠와 응원 도구를 파는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야야, 저거 안 살래?"
 "나 티셔츠 살래. 혹시 몰라서 펜이랑 종이도 들고 왔거든. 파머 만나면 사인해달라고 하려고."

 진우가 응원도구를 파는 곳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그 말에 다른 친구가 말했다.

 "야, 되겠냐? 니가 여기 있는 지도 모를걸."
 "혹시 아냐? 내가 니네 꺼도 챙겨 왔다고."

 진우는 그렇게 말하며 주머니에서 유성펜을 꺼내 아이들에게 하나씩 나눠줬다.

 "미친ㅋㅋㅋ 준비성 봐랔ㅋㅋㅋ"

 민수는 낄낄 거리며 유성펜을 받아들었다.



 "와아아아!"

 이윽고 아이들은 티셔츠를 입고 스타디움 안에서 열광했다. 오프닝 무대와 함께 게임 월드컵이 개막했다.

 "게임 월드컵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진행자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개막을 알렸다. 장내의 사람들이 떠나갈 듯이 환호성을 질렀다. 진행자는 결승에 오른 양 팀과 선수들을 소개했다.

 "…그리고 파머 선수!"
 "우와아아악! 파머! 파머!"

 진우는 목이 터져라 소리를 쳤다.
 관객의 호응에 반응하듯 파머 선수는 재밌는 제스처를 취했고, 관객들은 더 열광했다. 
 
 이윽고 결기가 시작했다. 5판 3선승제의 경기의 첫 세트, 진우가 응원하는 파머가 속한 팀은 처음부터 공격적으로 나서는 상대편의 페이스에 말려들어서 그대로 첫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이런."

 민수가 양 손 주먹을 꽉 쥐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두 번째 세트에서도 영 여의치가 않은 상황이었다. 이대로라면 그대로 또 세트를 넘겨주게 생긴 상황이었다.

 "아, 쉽지 않아요! 지금또  말려들어버렸… 아! 저게 뭔가요!?"

 해설을 하던 mc는 흥분해서 소리쳤다.

 "7시 방향! 7시 방향! 7시 방향에 파머 선수가 내려와 있습니다! 기습이에요! 우와!!! 순식간에 더블 킬!"

 mc가 대흥분을 해서 소리쳤다.

 "파머 선수! 적들을 수확하고 있어요!!!"

 파머의 활약에 객석에서 파머의 응원가가 흘러나왔다.

 "예쓰 아임 파머~ 승리의 낫으로 적을 턴다~ 탈탈! 탈 탈탈! 승리의 탈곡기가 돌아간다~ 탈탈! 탈 탈탈!"

 진우는 신명나게 파머의 응원가를 따라 불렀다. 그렇게 응원가를 따라 부르는 사이, 파머 선수는 순식간에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그리고 파머의 기습 성공으로 인해, 상대팀이 몰살당하고 당황하는 동안 파머의 팀원들이 불도저처럼 밀고 올라갔다. 덕분에 순식간에 2세트를 따냈다. 

 "와 개 레전드였다."

 진우가 방금전의 플레이에 대해 흥분하며 말했다.
 그러자 다른 친구가 역시나 흥분하며 말했다.

 "야야, 파머가 레전드인 게 아니라 레전드가 파머인 거임."
 "미친ㅋㅋㅋㅋ 그나저나 진짜 이번 경기 쩔었다!"

 민수도 잔뜩 흥분해서 큰소리로 말했다.



 그렇게 아이들이 결승 게임에 완전히 빠져들었을 무렵-

 "쾌락에 빠진 저들을 구원하겠습니다."

 스타디움에서 흘러나오는 환호성과 mc의 목소리를 들으며,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가 입은 망토를 입고 모자를 뒤집어쓴 남자가 중얼거렸다. 그는 코스프레로 위장해서 스타디움의 지하에 들어와 있었다.

 그는 망토 아래로 자신의 종교와 관련된 가면을 썼다. 그는 게임 캐릭터 망토를 벗고, 자신의 종교를 상징하는 망토를 입었다. 그 망토 아래에는 여러 가지 종교의 복장을 짬뽕해서 따온 옷을 입고 있었다.

 "교주님. 게임에 빠진 멍청한 중독자들을 구원할 준비가 됐습니다."

 교주라는 자와 비슷하고 색깔만 다른 복장을 입은 남자가 들어왔다. 그 역시도 얼굴에 가면을 쓰고 있었다.
 교주는 뒤돌아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형제여."
 "네, 교주님."
 "스타디움 앞으로 모두 모이라고 하십시오."
 "승부를 결정짓는 마지막 세트가 시작되면 출격하겠습니다."
 "잊지 마십시오. 경기가 끝나는 순간입니다. 그때 장내에 진입 할 수 있도록 준비하십시오. 그들이 쾌락이 절정에 달하는 순간입니다. 저들의 그릇된 쾌락의 원죄를 씻어내기 위해 구원을 선사하는 겁니다."
 
 신도는 그의 말에 머리를 조아렸다.
 교주가 나지막히 말했다.

 "구원을 위하여."

 신도가 복창했다.

 "구원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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