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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소설(Novel) (192)
수양림
마타마이니력 4252년- 이른봄이라면 이른 봄이고, 늦은 겨울이라면 늦은 겨울이랄 수 있는 계절. 뒤늦게 눈이 와서 쌓인 설산과 설원을 배경으로, 쌓인 눈 못지 않게 눈부시게 아름답고 하얀 피부에 날카로운 눈매를 지닌 설화가 활을 쏘고 있었다. 휙- 퉁 휙- 퉁 화살이 과녁에 한 발 한 발 꽂히고 있었다. 화살이 다 떨어지자 몇 발자국 움직여 옆의 작은 과녁이 여러개 늘어서 있는 쪽으로 이동했다. "여기 계셨습니까?" 그때 홍화가 자신의 호위를 데리고 오며 말했다. "오늘 의랑(意浪) 언니가 오시는데 이만 가는 게 어떻습니까?" 홍화 이월향이 구레아 제일미이자 제일지(智)로 통하는 의랑 주목지가 온다는 소식을 전했다. "알고 있다." 설화는 특이하게 생긴 총을 꺼냈다. 총이 이상 없는지 점검하고는 우주 ..
"오랜만이외다." 그들이 도착하니 범백이 장소에 나와있었다. "그분께 말을 전해들었습니다.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들었소이다." "돕기로 했었으니까." 장신의 남자가 그렇게 말하며 범백을 따라갔다. "요즘 흉흉하기 때문에 다른 이들을 보낼까 하다가 그대들인지 확인해야해서 내가 직접 왔소이다. 좀 놀랐소이다." "응?" "예나 변한게 거의 없구려." "하하……." "이정도면 직접 안오고 말로만 해도 됐을 것 같구려." "그때 다른 이들도 있었지 않나? 그때 날 잡아갔던 이들은 어디갔죠?" "…그들은 죽었소." 범백이 씁쓸하게 말했다. 그들은 자금과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한참을 걸려서 그들의 본거지로 갔다. 옥실은 그곳에서 방 하나를 빌려 잠시 혼자 쉬기로 했다. 그동안 그들은 그 건물의 복도를 따라 걸..
왕자는 가만히 그들을 바라보고 있다가 입을 뗐다. "…아버님과 산해의 그들에게서 들은 적이 있지." 왕자는 옥실과 장신의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아이와 함께 다닌다던 키가 큰 묘령이 남자에 대해서 말이야. 몇 년 전 갑자기 나타났다가 갑자기 사라졌다고 들은 적이 있지." 옥실은 왕자의 말에 깜짝 놀랐다. 왕자는 그들을 본 적도 없는데, 그들을 보자마자 누구인지 한 눈에 알아 본 것이었다. "근데 지금 내 눈 앞에 나타났군." 왕자가 그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나오게." 그들은 왕자가 보고 있어서 지금 달리 선택지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왕자의 손을 잡고 빠져나왔다. "감사합니다." 장신의 남자와 옥실이 왕자에게 감사인사를 했다. "따라오게." 왕자가 그들에게 따라오라고 했다. 그들이 ..
"네···?" 장신의 남자는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 장신의 남자가 말을 잇지 못하고 그대로 얼어버렸다. 그의 당황한 표정을 본 우펜자는 술이 확 달아났다. "나, 나는……. 아니, 난……. 나만, 아니, 어……." "네?" "미안해요." 우펜자가 갑자기 사과를 했다. "내가 잘못했어요." 그 말을 남기고 우펜자는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가버렸다. "잠깐만!" 장신의 남자가 다급하게 외쳤다. 그때, 때 마침 통금시간을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와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우펜자는 장신의 남자를 남겨두고 자신이 어디가는 지도 모른 채 달렸다. "잠깐만!" 장신의 남자는 우펜자가 뛰어나가자 그를 뒤쫓으려 가게 밖으로 따라나갔다. 하지만 이미 그는 통금 호루라기 소리와 사이렌 소리가 가득한 어둠 속으..
옥실이 한숨은 장신의 남자에게 여전히 씨알도 안 먹혔다. 하지만 미행을 당한 것은 뭔가 자극제가 되었는지, 후원이라거나 남다른 식당과 술집을 간다거나 사람을 막 만나고 다니는 일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대신에, 수상하지 않은 시간대에 수상하지 않은 곳(학교나 전화가, 시장 같은 곳)을 싸돌아다니는 일은 꽤나 잦아졌다. 하지만 그건 그 나름대로 또 문제였다. 왜냐하면 장신의 남자는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차이는 날 지라도, 마타마이니 행성 어딜가도 어느정도는 먹힐 외양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안 그래도 외양 때문에 기억에 각인되기도 쉬운데 마구 돌아다니니 옥실은 열 나서 앓아 누울 것 같았다. 게다가 우펜자를 만난답시고 학교에 자주 들락날락거리니 학생들도 점점 장신의 남자를 기억하기 시작했다. 하루는 이..
얼마 뒤, 장신의 남자는 옥실 몰래 혼자 시인들의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거리를 걸어가고 있었다. '휴. 그놈의 잔소리. 겨우 빠져나왔네.' 장신의 남자는 옥실이 항상 방해하는 것이 영 맘에 안 들었다. 그래서 아예 딴 곳으로 심부름을 보내버리고 빠져나왔다. "어서오세요!" 시인들의 모임 장소인 식당에 도착하니 오늘은 놀랍게도 전보다 훨씬 많은 이들이 와 있었다. "오늘은 참여자가 훨씬 많네?" "아, 오늘은 시 뿐만 아니라 문학을 사랑하시는 많은 분들이 모인 자리입니다." "소설 같은?" "그렇지요." 장신의 남자는 문학가들과 인사를 주고 받았다. 서로 인사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안면을 트고 한참 이야기를 하는데, '어?' 장신의 남자는 본능적으로 뒤를 돌아봤다. 그의 뒤쪽에는 창문이 하나 나있었는데,..
"확실하진 않지만요. 그럴 확률이 높다는 거죠." 옥실이 차분하게 말했다. "괜찮은 거야?" "위해는 안 될 것 같아요. 그래도 의심 받고 있으니 조심해야죠." 옥실의 말에 장신의 남자는 안심하며 자리에 다시 털썩 앉았다. "그럼 됐어." "되긴 뭘 됐다는 거에요? 준비 거의 다 됐으니 빨리 떠나요." "싫어." 장신의 남자가 음료를 마시며 말했다. "우펜자 더 보고 갈 꺼야." "아니…!" "기다려." "자꾸 이럴거에요!? 가야된다고요!" 옥실이 화를 냈다. "싫다고. 우펜자랑 이제 겨우 좀 친해졌는데 떠난다고? 안 되지, 안 돼." 장신의 남자가 옥실이 화를 내거나 말거나 느긋하게 말했다. 그는 한가롭게 음료를 마시며 품 속에 든 종이를 꺼냈다. "아참. 내가 시인 후원 해줬다고 문학인들 모임 초대장..
"엄청 유명한 인물이네." 장신의 남자가 이름을 듣자 바로 알아보며 말했다. "그렇죠. 유명하죠. 노래도 있어요." "나도 알아. 항구 어쩌구 눈물 어쩌구 하는 노래. 잘은 모르지만." 장신의 남자는 잠시 생각하더니 물었다. "이런 사람은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 돼?" "공연장 가시면 되겠네요. 가끔씩 단독 공연 하니까요." "아니, 그렇게 말고." "그건 꿈 깨시고. 예약 조차 가려 받고, 가려 받은 이들마저도 예약하기 어려운 기생인데 되겠어요?" "쳇. 그럼 그냥 내가 보는 공연이나 보러 다닐란다." 장신의 남자는 단념한 듯 밀했다. 그러고는 평소 자주 가는 남다른 술집에 방문했다. 한참 식사도 하고 공연을 보고 있는데, 그의 옆에 앉은 공연단 중 한 사람이 물었다. "오늘 어쩐지 표정이 어두워보이네요..
장신의 남자가 도서관 문 앞에서 우펜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들뜬 얼굴로 잔뜩 기대하고 있었다. 반면, 옥실은 옆에서 계속 궁시렁대고 있었다. "어휴, 도대체가……. 난 옆에서 이렇게나 고생하는데 말이야……. 돌아갈 생각이나 하시지……." "많이 돌아다녔던데. 놀러 다니면 좋아하겠지? 그래도 많이 걷는 건 좀 그렇겠지? 차 한 대 빌릴까? 아, 근데 나 운전 할 줄 모르는데. 이참에 그냥 한 번 해볼까?" 하지만 장신의 남자는 옥실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자기 할 말만 했다. 그 때 저 멀리서 우펜자가 다가오는 게 보였다. 장신의 남자는 그에게 손을 흔들며 바로 다가갔다. 우펜자가 인사했다. "잘 지내셨나요?" "네! 잘 지냈어요? 학생들 가르친다고 힘들죠?" "하하……." 우펜자는 딱히 부정하..
"지금이라도 그냥 가요, 네?" 도서관에서 옥실은 몇 시간 째 장신의 남자를 계속 보채고 있었다. "싫다니까." "아니, 이거 잘못하면……." "안 해." "말 한마디라도 잘못하면……." "안 한 다고. 어차피 시간 다 됐으니까 이제 좀 조용히 해." "아니," "아 그런 짓 안 한다니까!" 결국 장신의 남자의 언성이 살짝 높아졌다. 덕분에 주변에서 책을 보던 사람들이 그들을 쳐다봤다. 장신의 남자는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옥실은 여전히 물러설 기색 없이 쏘아붙였다. "거봐요. 이런 데 어떻게……." "야, 그만. 나가자. 시끄럽게 하지 말고." 장신의 남자는 결국 도서관 밖으로 옥실을 끌고 나왔다. 옥실은 도서관 밖으로 나오자마자 장신의 남자를 또 보챘다. "가자고요." "약속을 어떻게 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