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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림
마타마이니 행성력 4275년- "어쨌든 우리 군을 위해서 해소는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지난 번 나즈 대학살 이후 우주 9구역의 수뇌부들 중 하나의 말. 그리고 그들 중 하나가 생각해낸 것. 그 생각은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었다. "산에 다녀올게요." 나는 옆집 친구와 먹을 것을 가지러 산에 다녀오기 위해 광주리와 호미를 챙기며 아주머니께 말했습니다. "옥아, 조심해서 다녀오렴." 나는 친구와 같이 산에 올라갔습니다. 산은 날이 갈수록 민둥산처럼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다들 집에 먹을 것이 없나 봅니다. 우린 그날도 나무 뿌리를 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무 뿌리도 죄다 캐어 가서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한참을 땅을 파고 있던 도중에 친구가 말했습니다. "얘, 옥아. 그거 들었니?" "무얼?" "우주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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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입니다. 승인 요청한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됐네요. 어쨌거나 10년 가까이 묵히고 쌓아오던 시들을 일부 털어냈습니다. 주제에 맞게 고르다보니 다 넣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후련하네요. 감사합니다.
마타마이니 행성력 4275년- 또 해가 바뀌고 날이 따뜻해졌다. 그리고, 또 식량난이 심해졌다. "젠장." 몇 해 째 살림살이가 안 좋아지는 마당이라 설참은 초조해졌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라 상황이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다시 전쟁터로 떠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어서 답답해졌다. "뭐하세요?" 부엌에 있는 설참을 보고서 죽은 홍화 남편의 딸인 옥이가 물었다. 옥이는 어느새 아이에서 소녀티가 나기 시작했다. "아, 아니다. 잠시 생각하고 있었다." 설참은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말했다. 요즘 죽은 홍화 남편의 병색이 완연해진 터라, 설참은 옥이에게 괜히 걱정을 안기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옥이가 자랐다는 것은 생각이 깊어지고 상황파악을 하기 시작했다는 뜻이었다. "…제가 뭔가 도움 될 만한 게 ..
모두 건강하고 즐거운 한가위 되시길 바랍니다!
마타마이니 행성력 4274년 마지막 달 일곱 번째 날- 마타마이니 행성의 최강 국가 아즈국. 아즈국 본토에서는 좀 떨어진 곳에 아름다운 보석이 많은 섬이 있었다. 마타마이니에서 가장 큰 바다 위에 위치한 그 섬은, 우주로 가는 하늘길이 열리는 문과는 거리가 좀 있었다. 우주 9구역과 대립하고 있는 마타마이니 행성의 다른 전쟁 중인 국가들과는 거리가 좀 있었다. 하지만 최근 우주 9구역과는 긴장 관계가 계속 되고 있었다. 그래서 보석의 섬에 만약을 대비한 자원이나 병력을 모아 두고 있었다. 보석의 섬은 아름다운 섬이었다. 그 날은 참 날이 맑았다. 선전포고 없이 하늘이 열렸다. 기습이었다. 공습이 시작됐다. "거, 훈련 한 번 살벌하게 하네." 하늘이 열리고 비행체가 쏟아져 들어오는 상황에서도 그들은 공격..
"6개월 내로 바꾸라고 하더군요." 죽은 홍화의 남편이 말했다. 설참이 언짢은 기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말했다. "허! 성하고 이름을 바꾸라니. 웃기는 소릴 하는군." "접수가 거의 안 돼서 약이 바짝 오른 모양입니다. 초조해 보이더라고요." 한동안 약을 못 먹어서 쇠약해진 홍화의 남편이 기침을 하며 말했다. 그는 방금 끓여 온 뜨거운 물을 후후 불어마시며 말을 이었다. "전국에 학자나 높으신 분들, 지방의 터줏대감들 위주로 빨리 하라고 압박하는 모양입니다. 우주 9구역 친인사들한테 계속 압박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쉽지 않은가 봅니다. " "그렇겠지. 쉽게 될리가 있나." "예상하셨습니까?" "당연하지." 설참은 팔짱을 끼며 말했다. "우리 구레아가 어떤 곳인데? 부모에게 받은 것에 대해서 끔찍이도..
우주 9구역 전체 통합 사령관이 우주 9구역 주민들에게 전파되는 방송되는 기구 앞에 섰다. 그는 우주 역사에 영원히 지워버리고 싶은, 하지만 그래서 길이 남아버린 미친 연설을 하기 위해 입을 뗐다. 사령관의 목소리가 울렸다. "여러분, 살아남은 두 자릿수 이하 구역 외 외계 종족은 차마 말할 것 없이 야만적이고 미개한 쓰레기 종족입니다. 세 자릿수 구역 이하는 취급할 수 조차 없는 외계 종족들입니다. 그 이상 구역들은 또 어떻습니까? 그들은 입에 담기도 싫은 종족입니다." 집 마루에 앉아 장신의 남자와 옥실이 연설을 듣고 있었다. 이 집은 도망 가서 새로 자리 잡은 집이었다. "이걸 실시간으로 직접 듣게 될 줄이야." 장신의 남자가 중얼거렸다. 연설 소리가 그들의 귀에 계속 들려왔다. "우리는 우주 그 ..
"어서 나와, 이월향." 총 쏜 놈이 홍화의 이름을 불렀다. "도망간 놈, 그리고 꼬맹이랑 같이 다니는 멀대. 어차피 너넨 여기까지다." 얼어붙은 채 가만히 서 있던 홍화가 갑자기 장신의 남자에게 작은 목소리로 다급하게 말했다. "…도망가요. 내가 어떻게든, 죽어서라도 막을 테니." 홍화의 말에 장신의 남자가 깜짝 놀라 그녀를 쳐다보았다. 홍화는 떨리는 손으로 품 안에 숨겨뒀던 총을 꺼냈다. 그리고는 튀어나가려는데, "안 돼. 미쳤어?" 장신의 남자가 홍화가 나가지 못하게 막았다. "저들이 원하는 건 나에요." "그럼 더 안 돼." 장산의 남자가 더 못나가게 잡아끌었다. 홍화가 빠르게 말했다. "난 살아서 잡히면 안돼요. 자칫하면 이 일로 저들이 왕자님까지 위험하게 할 수 있어요. 나 하나로 끝내야 해요..
홍화 남편의 집에서 밥 먹으며 소식을 전해 들은 장신의 남자는 옆에 있는 설참에게 말했다. "너 또 갈 생각 하지 마." "어차피 지금은 못 가.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회복 하려면 한참 더 있어야 된다." "응? 전에는 덜 나아도 그렇게 가겠다고 난리치더니?" 장신의 남자의 말에 설참이 국을 후루룩 먹으며 말했다. "내가 전에 부상 있을 때 갔다가 거절 당했었다고 얘기했었지 않나?" "아 맞다. 까였다고 했었지?" 설참은 까다라는 용어를 그런 식으로 사용하는 것을 처음 들었기 때문에 잠깐 멈칫했다. 하지만 맥락상 좋은 의미로 쓰지 않았다는 것은 눈치챘기 때문에 장신의 남자를 노려봤다. 장신의 남자는 그런 설참을 보며 왜 그러냐는 듯 당당하게 말했다. "왜? 맞잖아? 부상 있는 상태니까 그냥 꺼지라고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