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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et? Quite! 2부 Prologue 본문

소설(Novel)/D.Q.D.(캣츠비안나이트 외전)

Quiet? Quite! 2부 Prologue

SooyangLim 2023. 10. 2. 23:01

 소년은 푸른 하늘과 달콤한 향기가 실려오는 꽃, 그리고 너른 초원에 반했다. 소년은 어느 날 울타리가 열린 걸 발견했다. 소년은 노래를 부르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

 소년이 바라보고 동경했던 푸른 하늘은 언제나 푸르지 않았다. 어떤 날은 어둡기도, 또 어떤 날은 무섭기도 한 하늘은 소년에게 비와 눈, 천둥 번개, 우박을 내렸다.

 소년이 그렸던 아름다웠던 꽃은 현란한 무늬 덕에 공포를 일으켰으며, 심지어 가시와 독이 있었다. 그 뿐인가? 멀리서 향기로웠던 향은 가까이 가니 너무 진해서 정신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넓고 광활한 초원은 풀이 무성하여 소년의 연약한 발에 상처를 냈다. 심지어 곳곳에 뱀과 위험한 곤충들이 나타나 소년을 위태롭게 했다. 그리고 초원은 소년이 바라본 모습보다 더 넓었다. 너무 넓어 소년의 걸음을 잃게 만들었다.

 소년은 울타리 안이 그리워졌다. 소년은 다시 울타리를 찾으려 한참을 헤메다 물가에 도착했다. 소년은 잔잔한 물 위에 비친 소년의 모습을 보려 했다. 

 아!

 소년은 없었다. 물에 비친 그 남자는 공포에 질린 눈으로 아직도 소년인 소년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년은 뒷걸음질 쳤다.

 그러다, 소년은 주변을 둘러봤다. 

 바람에 실려오는 꽃 향기, 푸른 하늘, 너른 초원이 보였다. 소년은 가만히 주변을 둘러봤다. 그리고는 별안간 싱긋 웃었다. 소년은 다시 다가가 잔잔한 물에 얼굴을 비췄다. 

 물에 비친 남자는 자신의 얼굴에 손을 뻗어 손을 씻었다. 남자는 굵어진 손마디로 물가의 나무를 꺾어 자신의 울타리를 세우고, 야트막한 의자를 만들었다. 

 남자는 이제 요동치는 하늘을 보며 자신이 직접 고른 터에 풀과 꽃이 잘 정리된 정원을 마주했다. 남자는 너른 초원 위에 자신이 새롭게 세운 울타리 안의 의자에 앉아, 수 년 전 울타리 밖을 나오던 날의 노래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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