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림

Quiet? Quite! 1부 7화 본문

소설(Novel)/D.Q.D.(캣츠비안나이트 외전)

Quiet? Quite! 1부 7화

SooyangLim 2022. 3. 28. 19:01

 "야, 빨리 먹고 나와!"

 먼저 급식을 받아서 다 먹은 친구들이 이제 막 급식을 받고 입에 쑤셔 넣고 있는 진우에게 말했다.

 "공은?"

 진우가 입에 밥을 가득 넣은 채로 물었다.
 친구가 소리치며 운동장으로 뛰쳐나갔다.

 "갖고 감! 삘리 먹고 오셈!"
 "곧 갈게!"

 진우는 그 많은 급식을 5분컷 하고는 재빨리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운동장으로 나갔다.



 진우는 가볍게 공을 찼다. 하지만 공은 엄청난 속도로 날아갔다.

 "아, 왜 날리는데! 갖고 와!"

 시작하기도 전에 진우가 공을 멀리 날려 보내자, 친구가 핀잔을 줬다. 진우는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하고, 공을 가지러 가며 생각했다.

 '아, 계속 힘 조절이 쉽지 않네. 약을 먹어도 갈수록 힘이 쎄지는 느낌이야. 벌써 내성이라도 생긴 건가?'

 진우는 자신이 성장하니 힘이 쎄지는 거라는 생각은 못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공을 들고 왔다. 이윽고 점심시간을 틈 탄 축구시합이 시작됐다.

 "야야 패스!"

 오늘도 학생들은 공을 따라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축구를 했다. 그 와중에 마침 진우에게 슛을 찰 기회가 왔다. 진우는 살살 차려고 노력하며 골대로 공을 날렸다.



 진우는 살살 찼다고 생각하는 공이, 맹렬한 기세로 수비수들 사이로 날아갔다. 골대에는 마침 키가 큰 부아인이 골키퍼를 맡고 있었다. 부아인은 공 쪽으로 손을 뻗어 공을 막으려 했지만-

 "악!"

 부아인이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내며 왼쪽 손목을 붙잡고 털썩 주저앉았다.

 "야, 괜찮냐?"

 근처에 있던 다른 친구들이 다가왔다. 부아인은 고통스러워하며 끙끙거렸다.

 "아니, 어떻게 막았냐?"
 "손목 붓는 것 같은데? 왜 그렇게 막았음?"
 "야야, 이렇게 막아야지."

 아이들이 저마다 걱정과 훈수를 하며 한 소리씩 말을 보탰다.
 부아인의 친구가 다가와서 손목을 보며 했다.

 "보건실 가야 될 것 같은데?"

 진우도 무슨 일인가 싶어 다가왔다. 진우가 다가오는 사이 다른 친구들이 부아인과 함께 보건실로 갔다. 그리고 보건실에 도착할 때쯤엔 부아인의 손목은 심상치 않게 부어올랐다.

 "꺾인 것 같더라."
 "접질렸나?"
 "잘못 막은 거 아냐?"
 "제대로 막은 거 같았는데."

 반 친구들은 방금 본 장면에 대해 쑥덕거렸다. 
 하지만 진우는 부아인이 골을 막는 직접적인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했었다. 수비수를 하는 친구들한테 가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진우네 반 담임 선생님이 보건실로 뛰어가는가 싶더니, 담임선생님의 차가 교정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5교시 체육을 하던 와중에 부아인이 깁스를 하고 나타났다.

 "괜찮냐? 좀 쉬어라."

 체육 선생님이 부아인한테 운동장 옆쪽에 앉아서 쉬고 있으라고 말했다. 아까 보건실로 같이 따라갔었던 반 친구가 진우에게 말했다.

 "야, 너 왜 그렇게 세게 찼냐?"
 "어떻게 찬 거야?" 
 "야, 이렇게 발 안쪽으로 찼어야지."
 
 몇몇 반친구들은 진우를 타박하면서 또 훈수를 두기 시작했다.

 "아니, 살살 찼는데……."

 진우는 억울해 하며 중얼거렸다. 진우는 자신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전혀 모르고, 아무리 힘이 세졌어도 그렇게 살살 찼는데 저렇게까지 할 일인가 하고 생각했다.
 
 그렇게 5교시가 끝나고 정신없이 6교시도 지나가고,종례시간이 되었다. 담임선생님이 굳은 얼굴로 들어왔다. 그리곤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
 
 "너네 뭐하는 거야! 축구를 뭘 어떻게 했길래 이런 거야?!"

 선생님은 축구공을 압수 하고 반 아이들 모두에게 엄청나게 화를 냈다. 학생들은 담임 선생님에게 지금이 얼마나 중요한 시기이며, 몸을 상하게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등 여러가지 훈계를 한참이나 들었다. 그렇게 한참이나 지나서야 종례를 마쳤다.

 "야."

 부아인이 집에 가려는 진우를 불러 세웠다.

 "왜 그렇게 세게 찼는데?"

 부아인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때 다른 친구가 부아인에게 말했다.

 "아무리 세게 차도 그렇게까지 될 일이냐? 니가 잘못 막아서 접질린 거 아님?"
 "아니, 야. 이게 내 탓이라고?"

 부아인이 어이없어 하며 언성을 높였다.

 "아니, 킥을 미친듯이 쎄게 찼잖아!"

 부아인이 안 그래도 다쳤는데 그런 소리까지 울컥해서 짜증을 확 냈다.

 "야야. 설마 너 다치라고 그렇게 찼겠냐. 그냥 차다 보니 그렇게 됐겠지. 아냐?"

 민수가 옆에서 부아인을 진정시키며 진우에게 물었다.
 진우는 그런 부아인의 모습을 보자, 자기가 잘못 막아서 생긴 일을 자신한테 책임을 전가한다고 생각해서 기분이 나빠졌다. 그래서 진우는 약간 짜증 내듯이 퉁명스럽게,

 "아, 미안. 고의는 아냐."

 이라고 말하고는 휙 가버렸다.

 "하."

 부아인은 기가 차서 고개를 까딱하며 썩소를 지었다. 

 "뭐야, x발?"

 부아인은 인상을 팍 쓰고 중얼거렸다. 부아인은 한숨을 확 쉬고는 일단은 참는다라는 표정으로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는 입이 잔뜩 나와서 툴툴거리며 하교했다.



 "아이, 씨."

 진우는 하교 길에 머리를 북북 긁으며 중얼거렸다.

 "내가 그렇게 세게 찼나? 컨트롤이 이상했었나? 쟤한테 너무 띄겁게 얘기했나?"

 진우가 혼잣말 하듯 친구들에게 물었다.

 "야야. 그만 생각하고 피시방이나 가자."

 친구가 듣기 싫다는 듯 말했다.

 "그래."

 진우는 여전히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피씨방에 도착해서 게임을 하는 와중에 민수가 갑자기 말했다.

 "야야, 니네 근데 좀 있으면 게임 월드컵 하는 거 알고 있냐? 그거 우리나라에서 하던데. 결승은 스타디움에서 한다더라?"
 "응? 언젠데?"

 진우가 모니터에서 눈을 못 떼며 물었다.
 다른 친구가 날짜를 알려줬다.

 "시험 끝나고 다음 주 주말."
 "갈 수 있으면 갈래? 곧 예매일이던데. ck T1이 이번에 결승에 갈 것 같더라고. 완전 유력 우승 후보잖아."

 민수가 진우가 좋아하는 파머 선수가 있는 팀을 언급하며 게임 월드컵에 같이 가자고 제안했다.
 진우는 바로 걸려들어서 눈이 반짝였다. 

 "와, 가고 싶다. 근데 우리가 예매할 수 있나?"
 "난 우리 누나한테 예매 부탁했는데. 누나가 송즈 팬이라서 티켓팅 오지거든. 지금까지 실패 해본 적이 없는 전설의 손임."

 친구가 주현이 소속된 그룹 이름을 얘기 하며 말했다.  

 "나! 나도! 되면 나도 갈래! 니네 누나한테 내 것도 부탁해주면 안 되냐?"

 민수가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음……. 난 가고싶긴 한데 부모님이 허락해 주실지 모르겠는데."

 진우가 말했다.

 "그럼 오늘 물어보고 9시 전까지 얘기해주셈. 누나한테 말해볼게."



 그 날 저녁-

 진우는 저녁을 먹기 위해 밥상 앞에 앉았다. 진우는 밥 먹으며 눈치를 보다가 말을 꺼냈다.

 "저 게임 월드컵에 가면 안 돼요? 친구들이 같이 가자던데."
 "안 돼."

 진우의 엄마가 단칼에 거절했다.
 진우가 시무룩하게 투정부렸다.

 "아~ 왜요? 가면 안돼요?"
 "너 얼마 전에 쓰러진 건 기억 안 나? 몸도 안 좋잖아. 게다가 맨날 늦게까지 게임한다고 공부도 전혀 안 하고, 또 그 시간에 잠도 안 자니까 키도 안 크고!"

 진우 엄마의 잔소리 폭격이 이어졌다.

 "도대체 누굴 닮아서 게임을 이렇게 좋아하는 건지!"

 그 말에 진우의 아빠가 뜨끔해서 눈을 휙 깔았다. 진우의 아빠는 진우와 게임 아이디를 공유해서 시간을 2배럭으로 활용해서 돌리고 있었다. 진우의 아빠는 괜히 입에 밥을 한가득 집어넣었다. 진우의 아빠는 사실 본인도 게임 월드컵에 가려했었다. 그런데 아내가 반대하는 것을 보니 본인도 못 갈 것 같아서 불안해졌다.

 그리고 때마침 진우가 진우의 아빠에게 구원의 눈빛을 보냈다. 그 눈빛을 본 진우의 아빠는 재빨리 머리를 굴렸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아니, 왜……. 애들 다 간다는데 안 보내면 좀 그렇지 않아? 교우 관계도 생각해 줘야지."
 "허! 게임 같이 하는 교우 관계면 당장 정리 해야지, 무슨 소릴 하고 있는 거야?"
 "에이, 여보. 그건 아니다. 이 나이대 애들은 게임도 같이 하고 공부도 같이 하고 그러는 거지. 애들 다 가는데 안 가면 진우가 얼마나 곤란하겠어?"
 
 진우는 반짝이는 눈빛으로 아빠를 응원했다.
 그 말에 진우의 엄마는 살짝 멈칫했다. 하지만 아까와 같은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   

 "아니, 그래도. 얘가 게임 한다고 잠도 안 자고 공부도 안 하고 있는데 어떻게 이걸 찬성해 주겠어? 안 그래도 몸도 약한 애를?" 

 그 말에 진우의 아빠가 조곤조곤 말했다.

 "그래도 무작정 막는 건 아니지. 그럼 이렇게 하는 건 어때, 진우야?"
 "네?"
 "밤에 일찍 자고, 밥도 더 잘 먹고, 이번 시험에 평균 80점 이상 받아와."
 "네…?"
 "그리고 엄마가 네가 몸이 약해서 불안해하니까 내가 보호자 겸 따라 갈게. 혹시 무슨 일 있어도 내가 있으면 괜찮잖아. 어때?"

 진우의 아빠가 은근슬쩍 자신의 욕망을 채우며 진우 엄마를 설득할 제안을 했다.

 '평균 80점…? 잘 하면 될지도?'

 진우는 가만히 생각하다가 말했다.

 "전 좋아요."
 "여보 생각은 어때?"

 진우 엄마는 영 못마땅한 눈치였지만, 이렇게까지 제안을 하니 일단은 곰곰이 생각해보는 눈치였다.

 "…좋아. 대신 하나라도 어기면 못 가는 거야."
 "네!"

 진우는 기분이 좋아져서 신나게 대답했다. 그리고 밥 먹고 방에 들어와서 친구들에게 방금 부모님과 있었던 일을 메신저로 전했다.

민수 ㅈㄴ 불안한데
진우 왜?
민수 니 성적이 복병인데
진우 ㅋㅋ개열심히 공부해야지

 진우는 친구들과 메신저를 하며 낄낄 거리며 웃다가,

 "아참. 오늘부터 일찍 자야지."

 라고 말하며 공부고 나발이고 초저녁부터 이른 잠에 빠져들었다.



 다음 날-

 진우는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게임 월드컵 이야기를 신나게 하고 있었다.

 "아니, 근데 갈 수 있을까? 성적 조건이 진짜 완전 에바라고. 니 지난번에 평균 70은 됐냐?"

 민수 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도 걱정하며 말했다.

 "안 되면 환불각이지, 뭐."

 진우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 때 칠판 당번에게 자기가 칠판을 지우겠다고 하고, 앞에 나와서 칠판에 적힌 내용을 추가로 필기를 하던 부아인이 진우를 흘끗 바라봤다. 진우와 친구들의 대화를 다 듣고 있던 전교 2등인 부아인이 말했다.

 "야, 조진우. 지금 그런 얘기 할 시간에 좀 자든가 공부를 좀 해. 그래야 게임 월드컵을 가든지 티어를 높이던지 하지."

 그렇게 말하고는 공책을 놔두고 오기 위해 홀연히 자신의 자리로 다시 돌아갔다.
 그 말에 진우가 발끈해서 말했다.

 "아니, 니 티어 뭔데 시비임!?"
 "내 티어?"

 부아인이 칠판을 지우기 위해 다시 앞으로 나오며 말했다. 그리고 칠판을 슥 지우며 말했다.

 "플래." 
 "쳇."

 성적도, 티어도 처참하게 발리는 진우는 수그러들었다.

 "아니, 게임할 시간이 어딨다고 플래냐? 공부도 뒤지게 하는 놈이."
 
 진우가 괜히 꿍얼거렸다.
 


 그리고 다음 수업 시간-

반응형

'소설(Novel) > D.Q.D.(캣츠비안나이트 외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Quiet? Quite! 1부 9화  (0) 2022.04.07
Quiet? Quite! 1부 8화  (0) 2022.04.04
Quiet? Quite! 1부 6화  (0) 2022.03.24
Quiet? Quite! 1부 5화  (0) 2022.03.21
Quiet? Quite! 1부 4화  (0) 2022.03.14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