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림

Quiet? Quite! 1부 4화 본문

소설(Novel)/D.Q.D.(캣츠비안나이트 외전)

Quiet? Quite! 1부 4화

SooyangLim 2022. 3. 14. 19:02

 "ㅋㅋㅋ크하학 니 대갈 돌머리냐!?"
 "……." 

 민수는 진우의 꼴을 보고 쉴 새 없이 깔깔거리며 웃었다.
 덕분에 진우는 부아인에게 뭐라고 하려던 것도 타이밍을 못 잡아버렸다. 민수는 이 상황이 웃기는지 웃음이 전혀 멈추지 않는 상태였다.

 "ㅋㅋㅋ그게 또 터지넼ㅋㅋ"
 "…야. 니 체육복 좀."

 진우는 조용히 민수에게 체육복을 빌려달라고 말했다.

 

쏴아아-

 화장실로 간 진우는 물로 씻고 체육복으로 갈아입었다. 하지만 그래도 끈적이는 느낌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결국 화장실 세면대에서 공용 비누로 머리를 대충 감는 중이었다.

 "ㅈㄴ 짱나네."

 진우는 이제서야 짜증을 입 밖으로 내뱉기 시작했다.

 "걍 갖다 주지 왜 던지냐고. 난 커피 든 거 먹지도 않는데."

 진우는 얼굴의 머리의 물기를 털어내며 툴툴거렸다.

 "니 싫어해서ㅋ"

 진우의 교복을 들고 기다리던 민수가 옆에서 낄낄거리며 또 농담을 했다.

 "부아인이? 걔가 왜?"

 진우가 안경을 쓰고 의아하게 민수를 돌아보며 말했다. 진우는 민수 말을 다큐에 가깝게 받아버렸다.

 "니가 작고 못생긴 찐따라서ㅋㅋㅋ"

 민수가 또 킥킥거리며 농담했다.

 "x랄ㅋ 전교 2등에 우리 반 최장신 ㅆ인싸께서 나를 왜?"

 이번에는 진우도 어이가 없는지 장난으로 받았다.
 진우의 말에 민수고 또 웃으며 말했다.

 "엌ㅋ 죄다 니보다 잘났네ㅋ"
 "게임 티어라도 낮은 건가ㅋ"

 진우는 은근히 자신의 티어인 골드에 부심을 가지며 말했다. 하지만 민수는 현실을 바로 자각시켜줬다.

 "걔 플래임."

 그 말에 진우는 바로 정색하며 말했다.

 "…ㅅㅂ."
 "ㅋㅋㅋㅋ 열폭 포인트 봐랔ㅋㅋ"

 민수는 진우가 정색하는 것을 보고 또 빵 터져서 웃었다.



 그렇게 일상으로 돌아 온 진우의 시간은 빠르게 지나가고, 달력이 한 장 넘어갔다. 진우는 오늘도 멍-하게 딴생각을 하며 수업을 듣는 중이었다. 

 '그러고보니 약이 몇 개 안 남았는데…….'

 진우는 멍하게 수업을 듣다가, 문득 김두원에게서 받은 약이 얼마 안 남았다는 사실을 상기했다.

 '다 떨어지면 김두원 박사님 찾아가봐야 되나?' 

 진우는 병원에서 김두원이 찾아와서 했던 대화를 떠올렸다.



* * *  

 "지금 네가 자꾸 실신하고 조금만 힘을 써도 폭주해서 물건을 부수는 건, 네가 너무 튼튼해져서 생긴 문제란다. 에너지를 너무 많이 끌어 써서 저혈당 증상이 온 거야.”
 "너무 튼튼해졌다고요?"
 "6년 전에 네가 치료 할 때 쓴 약에 대해서 해줄 이야기가 있단다."
 "어떤…?"

 진우의 조심스러운 물음에, 김두원은 손목시계를 한 번 흘끗 보고는 빠르게 말을 시작했다.  

 "날 쫓는 이들이 있어서 빨리 얘기하고 자리를 떠야겠구나."
 "…?"
 "6년 전의 그 약은 원래 노화 역행을 위한 약을 개발하면서, 노화 역행 약의 부작용인 암 발생률을 낮추기 위한 약으로 개발된 약이란다. 원래도 그 회사는 항암 치료 연구로 유명한 회사였고."

 그 말에 진우는 놀라서 눈이 동그래졌다.

 "젊어지는… 약이란 말씀인가요? 그런 게 실제로 가능한 거에요?"
 "대부분은 높은 암 발생률 때문에 죽었다고 알고 있어. 그리고 난 그쪽에 관해서는 연구하지 않아서 자세히는 몰라. 나는 항암 치료제를 연구하는 목적으로 팀에 합류했었지."

 김두원은 과거를 회상하며 말했다.

 "그리고 그 과정중에서 꽤나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는 항암 치료제를 우리는 개발했단다. 특히 성인에게는 큰 효과를 보였어. 그게 네게 쓴 약이고. 하지만 그 약은… 문제가 있었지."
 
 김두원은 말 끝을 흐리고 시선을 떨궜다.
 진우는 말 없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진우도 시선을 떨궜다. 굳이 '성인에게'라는 말이 붙는 이유를 진우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또한 성인이 아닌 이들은 대부분…….

 "그래서 우리는 소아암과 청소년에게 투여하는 것을 중단했단다. 그런데 실험약 투여를 중단한 이후에 우리는 성장기의 사람에게 투여한 경우에 한해서, 특이사항을 발견하게 됐어."

 김두원의 말에 진우는 다시 시선을 올려 김두원을 쳐다봤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인간의 한계를 넘는 것을 발견하게 됐어."
 "네?"
 "고도 성장. 특이점 돌파. 당시에 우리끼리는 그렇게 불렀어."

 진우가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김두원은 차분하게 설명했다.
  
 "어느 시점까지는 티가 나지 않다가, 어느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폭발적으로 신체 능력이 폭주해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현상을 보였어."
 "아! 그럼 제가 그런 경우에요?"

 진우는 자신이 그런 경우인 것을 바로 알아챘다.
 김두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단다. 그렇게 신체 능력이 폭주하면, 너의 모든 세포들이 에너지를 미친 듯이 소비하게 되지. 하지만, 대체적으로 소화기관은 상대적으로 그렇게 빨리 성장하지도 않고 소비에 비해 흡수능력이 비례해서 올라가지도 않아. 그리고 사람이 먹는 양도 대체적으로는 갑자기 확 늘지도 않고."

 진우는 요즘에 그렇게 많이 먹어도 자꾸만 허기지고 살이 빠졌던 것을 떠올렸다. 
 김두원은 계속 설명을 했다.

 "때문에 소화 기간이 흡수할 수 있는 양과 네가 섭취한 양은 소비와 역전되는 순간에 도달했을 거야. 그래서 축적된 에너지를 빠르게 소비시켰을 거고, 그 상태에서 갑자기 특이점을 넘어서 에너지 소비가 폭주를 하게 되면…"
 "그래서 저혈당 증세가 그래서 나타났던거구나……."

 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김두원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지. 그리고 우리 중에 한 사람은 이 일이 인류를 바꿀 발견이라고 했어."

 진우는 이제야 이런 일이 일어난 이유가 어느정도 이해가 갔다.
 김두원은 갑자기 조금 더 어두워진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인류를 바꿀 발견이라고 한 팀원은… 이 약을 이용할 생각을 했어. 안 좋은 쪽으로."
 "안 좋은 쪽이요?"
 "그가 생각하는 기준에 따라 쓸모 있는 인간은 모두 개량시키고 싶어 했어. 그리고 쓸모없는 인간을 전부 죽이려 했단다."
 "네에!? 쓸모없는 인간을 죽인다고요!?"
 "응. 심지어 그의 기준대로라면… 음, 그래. 예를 들면 저소득 노동자라던가……. 그의 생각대로라면 전체 인구의 몇 프로를 빼놓고는 전부 죽일 생각이었던 것 같아. 살릴 가치가 있는 인간 외에는 질병 같은 것을 퍼뜨려서 말이야."

 너무나 뜻밖의 말에 진우는 경악해서 입을 떡 벌렸다. 진우는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

 "아니, 그게 말이 되는 소리에요? 세상 혼자 살 것도 아니고? 미쳤나요?"
 "그는 기계를 이용해 노동을 대체하겠다는 생각을 했어. 그가 한 말에 따르면… 어떤 유형의 인간들은 살 가치가 없다는 식으로 얘기하곤 했어. 대체적으로 그의 분노는 사회 하층민을 향하곤 했어. 생각이 없고, 주제를 모른다던가 하는 말을 종종 했지."
 "아니, 대체 무슨……."
 "그런데 그 순간에, 그가 원하던 것을 실행할 수단과 능력이 주어진 셈이었어."
 "우와……. 그걸 놔뒀어요? 아니죠?"

 진우는 너무나 뜻밖의 얘기에 얼떨떨해 하면서도 설마 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김두원은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연히 팀원들은 헛소리한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그는 진심이었어."

 김두원은 회상을 하며 말했다.

 "난 당시 우리 팀에서 막내였고, 그가 자신과 함께 하자는 제안이 왔을 때 그냥 헛소리하나보다 싶어서 그냥 웃고 넘어갔어. 그런데 당시에 우리 팀의 장이나 다름없었던 미카엘 아담스와 가브리엘라 가르시아가 그가 진심이라는 것을 눈치챘어. 그들은 다음 해에 결혼하기로 했었는데……."

 김두원은 괴로운 듯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가 우리 팀원을 모두 죽이던 날, 미카엘과 가브리엘라가 그의 계획을 눈치채고 막으려 했어. 그들은 가장 어리던 나에게 모든 자료와 치료받은 아이들의 명단을 넘겼어. 그리고 가장 어린 나만이라도 살길 바라면서 나를 대피시켰어."  
 
 진우는 김두원의 입에서 나온 충격적인 이야기에 완전 넋을 놓고 들었다.
 김두원은 멈추지 않고 계속 말했다.

 "나는 그 자료를 갖고 그를 피해 잠적했단다. 그리고 그의 목적을 저지하기 위해 계속 숨어다녔지. 그리고 살아남은 아이들이 그의 꼬드김에 넘어가 희생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찾아다니고 있단다. 그가 살아남은 아이들을 포섭해서 자신의 목적을 이루려 하고 있거든. 그는 살아남은 아이들의 신체를 조사하고, 그 약을 발전시켜서 써먹으려고 하고 있어."

 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그래서 절 찾아오신 건가요? 제가 그 사람과 같이 할까봐서요?"
 "응. 그리고……."

 그는 주머니에서 알약이 든 약통을 꺼냈다.

 "난 현재 그때 가지고 나온 자료를 이용해서 살아남은 아이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약을 개발하고 있단다. 이건 폭주하는 힘과 에너지 소비를 조절해 주는 약이야. 에너지 사용을 어느 정도 조절해서 혈당이 확 떨어지는걸 최대한 막을 수 있게 도움을 주지. 그래도 갑자기 힘을 확 써버리면 답이 없지만."

 진우는 그 약을 바라보며 물었다.

 "지금 먹으면 안 되나요?"
 "상관은 없지만… 아직 완벽한 약은 아냐. 그래서 아직도 조절이 쉽지는 않을 거야. 그리고 약효가 발휘되는데 시간도 걸리고, 약효가 미치는 시간도 그리 길지는 않아."
 "어쨌든 먹는 게 낫겠네요."
 "음… 진우야, 그래도 약간은 날 의심해보는게 좋지 않겠니? 그래도 우리가 몇 년 만에 만난 건데……." 

 김두원은 진우가 너무 의심 없이 다 믿고, 덥썩 먹겠다고 하니 당황한 눈치였다.
 진우는 여전히 몸이 묶인 채로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뭐 별 다른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이거 아니면 전 계속 픽픽 쓰러질 텐데. 저 한 알 입에 넣어주세요."

 김두원은 진우의 말에 피식 웃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약을 입에 넣어줬다. 그리고 물을 가져와서 먹이며 말했다.

 "10분 안에 약효가 생길 거야. 그리고 하루 한 알이면 그래도 일상 생활은 가능할 거고. 아, 그리고 약이 떨어지면 여기로 찾아오렴."

 김두원은 시계를 다시 한 번 보더니, 진우의 바지 주머니에 약과 명함을 넣어줬다. 진우는 명함에 적힌 글자를 흘끗 봤다.

「잘나가 엔터테인먼트」

 "그럼 시간이 많이 지체돼서 이만 가봐야겠구나. 다음에 보자."

 김두원은 또 시계를 본 뒤에, 진우에게 따뜻한 미소를 지어주고는 밖으로 나갔다.
 진우가 김두원이 나가거나 말거나, 명함에 적힌 글자를 때문에 어리둥절해졌다.

 '…웬 연예 기획사?'



* * *

 "조진우, 방금 한 데 읽어봐."
 "…예?"

 진우는 회상하던 중에 확 치고 들어온 영어 선생님의 목소리에 얼빠진 표정으로 말했다. 옆에서 민수는 또 큭큭대기 시작했다.

 "예? 예에~?"

 영어 선생님이 대분노를 하면서 화를 내기 시작했다.

 "그 소리가 나와!? 맨 앞에 앉아서!!!"

 영어 선생님의 분노에 교실 맨 뒤에 앉아 있던 애들이 수군거렸다.

 "워. 영어 터짐."
 "어휴."

 부아인이 한숨을 쉬었다.

 "……."

 그리고는 턱을 괴며 인상을 찌푸렸다.



딩동댕동

 오늘 하루 수업이 다 끝나는 종소리가 났다.

 "…종례 끝!"

 담임 선생님의 종례가 끝나고 학생들은 우르르 밖으로 나왔다.

 "잘…나…가… 엔터… 응?"

 진우는 집에 가는 길에 잘나가 엔터테인먼트를 들리기 위해 길을 검색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강약고 식중독!?"

반응형

'소설(Novel) > D.Q.D.(캣츠비안나이트 외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Quiet? Quite! 1부 6화  (0) 2022.03.24
Quiet? Quite! 1부 5화  (0) 2022.03.21
Quiet? Quite! 1부 3화  (0) 2022.03.07
Quiet? Quite! 1부 2화  (0) 2022.02.28
Quiet? Quite! 1부 1화  (0) 2022.02.21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