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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et? Quite! 1부 5화 본문

소설(Novel)/D.Q.D.(캣츠비안나이트 외전)

Quiet? Quite! 1부 5화

SooyangLim 2022. 3. 21. 19:01

 강약고는 진우네 중학교인 강약중과 같은 동네에 있는 고등학교였다. 

 '우리 학교 근처네!?'

 식중독 사태가 터져서 인터넷 기사와 뉴스 영상들이 떠있었다.

 '우리 학교는 괜찮나, 이거…?'

 진우가 걱정 하고 있는데,



 갑자기 땅이 울리고 큰소리가 들렸다.

 "뭐, 뭐야!?"

 진우가 놀라서 소리를 치며 두리번거렸다. 이 근처는 원룸촌이 들어서기 위해서 공사하는 곳이었다. 때문에 소음이 나도 크게 새로울 것은 없었지만, 진우는 이 엄청난 굉음과 땅울림이 심상치 않다고 느꼈다.



 다시 한 번 큰 소리와 함께 땅이 약간 울리는 느낌을 받았다.

 "지진인가!?"

 뭔가 점점 소리가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이 근처…!?'

 진우는 소리가 들린 곳으로 무작정 달려가기 시작했다. 왠지 모르게 점점 흙먼지가 자욱해서 시야가 영 깨끗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매우 선명하고 가까이서 들렸다. 분명 훨씬 더 가까워졌다.
 그 순간,
 
 "이런. 자리를 잘못 잡았나? cctv도 아직이고 공사장이라 골랐더니……."

 위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진우는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올려다봤다.

 짓고 있는 5층짜리 원룸 건물 위에 누군가가 아래를 보며 서있었다. 태양 빛을 후광처럼 등지고 있는 통에 얼굴이 잘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얼굴은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외모였다. 진우는 태양 빛 때문에 눈부신 것도 있지만, 빛나는 태양만큼이나 화려한 외모에 진짜 후광이 비치나 싶은 생각이 언뜻 스쳐 지나갔다.

 그는 잘나가 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아이돌이자, 현재 엄청나게 유명한 아이돌 그룹인 송즈의 멤버인 김주현이었다. 그의 실물을 본 진우는 속으로 '얼굴 때문에 들어갔다고 나오는 매체마다 말하고 다니더니 헛소리는 아니네'라고 생각했다. 

 "으… 젠장." 

 하지만 그 생각을 제대로 하기도 전에, 진우의 뒤쪽에서 바닥에 처박혀 있던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렇게 유명한 놈일 줄이야."
 
 진우가 뒤를 돌아보자, 얼굴을 가리기 위해 땅에 떨어진 중절모를 주워서 다시 푹 눌러쓰는 남자가 보였다. 그는 상체를 일으키자마자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짓고 있는 중인 건물 위에 서 있는 남자에게 날렸다.

휙-

 옥상에 있던 김주현은 고개를 살짝 틀어서 날아오는 칼을 피했다.

 "값도 못 매길 비싼 얼굴에 무슨 짓이야."

 김주현은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는 가볍게 착지하듯 5층 건물 아래로 그대로 뛰어내렸다.

쾅 

 하지만, 몸짓은 가벼워도 소리가 엄청났다. 저 충격을 온 몸으로 고스란히 받을 텐데도 태연하고 멀쩡한 것을 본 진우는 바로 알아차렸다.

 김주현도 과거에 약물 치료를 받았다고.

 진우는 김주현이 일으킨 흙먼지는 피하려 하며 뒷걸음질 쳤다. 하지만 김주현은 그 흙먼지를 헤치고 순식간에 땅바닥에 처박혀 있던 남자에게 다가갔다. 김주현은 어느새 그를 밟고 서 있었다.

 "크악!"

 김주현에게 밟힌 그가 아픈 듯 소리를 냈다.

 "가만 있어. 자꾸 움직이면 실수로 네 장기 다 터뜨릴 수도 있으니까. 내가 조심한다고 해도 힘 조절이 쉽지가 않아." 

 김주현이 차분하면서도 노래하듯, 사투리 같기도 하면서도 또 사투리는 아닌, 그런 특이한 억양으로 무서운 말을 했다.



 그 순간 아래에 깔린 녀석이 김주현의 발을 강하게 타격해 밀어내서 김주현의 무게 중심을 무너뜨려 버렸다. 그렇게 잠시 김주현의 몸이 기우뚱한 순간 자리를 빠져나간 그는,

 "멈춰."

 그 놈이 김주현에게 명령하는 목소리가 진우의 귓가에서 들렸다. 그리고 서늘한 감각이 진우의 목에 느껴졌다.

 그는 순식간에 진우를 인질로 잡아버렸다. 
 진우는 칼이 무섭긴 했지만, 자신을 쥐고 있는 놈의 힘이 딱히 강하지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힘으로 놈을 밀어내고 빠져나가려고 하려는 찰나,  

 "와, 너무 하네~ 일반인을 인질로 잡기나 하고."

 그렇게 말하는가 싶더니,

 "안 그래!?"

 순식간에 김주현이 코 앞까지 다가왔다.



 김주현은 놈의 칼을 쥔 손을 강제로 잡아당기더니, 



 순식간에 칼을 뺏아서 저 멀리 날려버렸다.

 "어?"

 진우가 어 하는 사이에 김주현은 어느새 놈의 손아귀에서 진우를 빼냈다.

 둘의 움직임을 잠깐 본 것뿐이지만 진우는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둘의 피지컬이나 실력 차이가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고.

 "이 자식이!"

 그 놈은 어느새 따라붙어서 김주현에게 주먹을 날렸다. 하지만 김주현은 진우가 다치지 않게 조심하는 것과 동시에, 상체를 뒤로 살짝 꺾어서 놈의 주먹을 피했다. 



 다음 순간 김주현은 그의 배에 킥을 꽂아넣었다.

 "허윽!"

쾅!

 그가 고통 때문에 소리도 제대로 못 내지르며 공사 중인 다른 원룸 건물의 흙바닥에 처박혔다. 덕분에 또 굉음 소리와 함께 땅이 울렸다.

 "저… 전 괜찮은 데… 저도 싸울 수 있…"

 진우가 우물쭈물 하며 말하려는데, 옆에 있던 김주현의 눈동자가 휙 돌아가서 진우를 봤다. 진우는 순간 그 눈빛에 말을 멈췄다. 

 "이 자식!"

 그때 뒤에서 놈이 다시 덤벼드는 소리가 들렸다.

 "아 왜 또 일반인을 노려~"



 진우한테 덤벼드는 것을 눈치챈 김주현이 큰 소리로 말하며 다시 또 그를 팍 차서 바닥에 꽂아버렸다. 이번에는 꽤 세게 찼던지 그는 기절해버린 듯했다. 진우는 김주현한테 놔달라고 버둥거리며 말했다.
 
 "저기, 저는 괜찮은…"
 "일반인이 다치면 책임질 수 있어?"

 하지만 김주현은 큰 소리로 말하며 진우의 말을 끊어버렸다. 그는 진우를 들고 도약을 하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건물 위로 올라갔다. 

 "저는…"

 진우는 다시 그에게 말하려는데,

 "쉿."

 그가 또 말을 막았다. 그러더니 큰 소리로 말했다. 진우는 이번에는 더 이상 말은 안하고 입을 다물었다.

 "저놈은 자게 놔두고 도망가자고~"

 그는 그 말과 동시에 그는 건물 옥상 위를 펄쩍펄쩍 뛰어넘으며 빠르게 그 자리를 벗어났다.

 "우와!"

 진우는 하늘을 나는 것 같은 새로운 경험에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웃음이 흘러나왔다.

 "회사에 갈 거지?"

 진우의 귓가에 김주현의 목소리가 들렸다. 진우가 그를 향해 돌아봤다. 그는 앞만 보며 말하고 있었는데, 항상 티비에서 보던 밝은 모습이 아니라 무표정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네?"

 진우는 그의 낯선 모습을 처음 봐서인지 진우는 순간 얼어버려서,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꽤나 차갑게 잘생긴 인상이라고 생각했다. 

 "잘나가 엔터테인먼트 갈 거 아니야?"

 그가 진우쪽을 살짝 돌아보며 말했다. 어느새 그의 얼굴에 살짝 미소가 걸려있었다. 그 순간 차가운 느낌이 확 녹아버리는 듯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나 싶어서 진우는 더 얼어버렸다.
 
 "어, 어떻게……."
 "휴대폰에 검색했잖아."

 김주현이 진우의 손에 들려 있는 폰 화면을 시선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진우는 그제서야 입가에 웃음이 나왔다.

 "아……."
 "그리고 박사님이 약 다 되간다고 조만간 찾아올거라고 하시더라고."

 그 말에 진우가 놀라며 물었다.

 "김두원 박사님을 아세요?"
 "박사님이 우리 회사로 오라고 한 거 아냐?"
 "어……. 그렇긴 하죠."

 진우는 지금 상황상 당연한 걸 물었구나 싶어서 괜히 머쓱해했다.
 김주현은 갑자기 어느 건물 옥상 위에서 멈췄다.

 "여기서부터는 차 타고 가자."
 "네? 왜요? 이 속도면 그냥 가는 게 더 빠른 거 아니에요? 이렇게 가면 차 밀릴 일 도 없고……."
 "그렇긴 하지. cctv에 안 걸리기도 하니까 이게 더 편하긴 해."
 "근데 왜…?"
 "내가 좀 많이 유명하거든."

 김주현의 말에 진우가 이해하지 못하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김주현이 폰으로 매니저를 부르며 말했다,

 "내가 건물 위로 날아다니고 있는 걸 누가 보기라도 하면 어떻게 되겠어? 이런 걸로 기사가 나거나 영상이라도 찍히면 좀 시끄럽거든."
 "아……."

 진우는 그제서야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그는 유명 아이돌이니까.
 김주현은 같이 건물 아래로 내려가자는 제스처를 취했다. 진우는 그와 같이 건물의 비상계단을 통해서 빠르게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주현아."
 "어, 형. 왔어요?"

 매니저가 눈에 안 띄게 밴이 아닌 승용차를 타고 그를 데리러 왔다.

 "스케줄 급하다, 세진아. 딴 애들은 먼저 방송국으로 갔어."
 "미안해요."
 "어쩌겠니."

 그들은 긴장감이 돌면서도 가벼운 대화를 주고 받으며 차에 탔다.
 진우는 자기도 방송국으로 가는 건가 싶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 그럼 저는 어디로 가요…?" 
 "회사. 우리 지금 회사 가는 거야."
 "방송국 가시는 거 아니에요?"
 "그건 음악 방송 사전 녹화. 나도 가기 전에 바로 녹화 들어갈 수 있게 준비하고 가야지. 이러고 갈 순 없잖아. 다른 친구들은 지금쯤 준비 거의 다 끝났을 텐데."
 "아. 네."

 진우는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운전하던 매니저가 말했다.

 "또 불화설나겠네."
 "그러게요. 따로 들어왔다고 난리 나겠죠."

 김주현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진우는 멍 하니 옆 자리에 앉은 현실감 없게 생긴 김주현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김주현은 진우의 시선을 느끼자 진우를 봤다. 진우는 황급히 시선을 피했다. 김주현은 피식 웃으면서 진우에게 말했다.

 "왜? 눈, 왜 피해. 계속 봐도 돼. 잘 생기면 누구나 쳐다보고 싶은 거야."

 뻔뻔하게 그 말을 하는 김주현을 황당하게 바라보며 물었다. 너무 당당해서 당황스러울 지경이었다.

 "…원래 성격이 그래요?"
 "아니."
 "그런데 어떻게 그런 말을……."
 "너 말고도 다 쳐다보거든. 잘 생겼잖아."
 "아."

 진우는 어쩐지 납득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반응에 김주현이 진우를 툭 치며 웃으며 말했다.

 "너는 그걸 '아.' 그러고 있어? 농담이지~"
 "아. 하하. 네. 하하."

 진우는 괜히 어색하게 웃었다. 어색하게 웃고 있지만 진우는 그 순간, 그의 성격이 꽤 괜찮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빨리 들어가자."

 그들의 웃음소리 중간에 매니저가 잘나가 엔터테인먼트 주차장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시간 아슬아슬하게 맞추겠네. 밴 대기 시켜 놓을 테니까 빨리 내려와."

 매니저가 그렇게 얘기하며 차에서 내렸다.

 그들은 서둘러 차에서 내려 직원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시간 많은데?"

 김주현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척 보기에도 비싸 보이는 손목시계를 보며 말했다.



 그들은 사장실이 있는 층에 내렸다.
 진우가 물었다.

 "박사님은 사장실에 계세요?"
 "그럴리가."

 그들은 어쩐지 사장실 옆에 있는 작은 안무실로 들어갔다. 김주현이 안무실에 들어서며 휴대폰을 만지는가 싶더니 갑자기 안무실의 거울이 투명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투명해진 거울은 유리처럼 변하고, 또 그 유리에는 액정 패널 같은 여러 개의 화면이 나타났다. 그리고 또 그 액정이 있는 유리 패널들은 천장과 바닥에 있는 틈으로 돌돌 말려 올라가 숨겨지면서 열렸다.

 "우와."

 진우는 이 광경에 깜짝 놀라서 감탄사가 나왔다.
 그 안무실 너머의 실험실 같기도 하고 본부 같은 공간에 앉아있던 김두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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