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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et? Quite! 1부 1화 본문

소설(Novel)/D.Q.D.(캣츠비안나이트 외전)

Quiet? Quite! 1부 1화

SooyangLim 2022. 2. 21. 19:01

 딱!

 갑자기 나무 막대기가 교탁을 강하게 치는 소리에 진우는 번쩍 눈을 떴다. 교실이었다.

 "일어나라, 조진우! 또 자니!?"

 진우는 자신을 꾸짖는 목소리를 듣고서야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봤다.
 학교에서 마귀할멈이라는 악명을 가진 나이가 많은 영어 선생님이 굉장히 노한 얼굴로 진우를 노려보고 있었다.

 "맨 앞에 앉아서 어떻게 하루를 안 거르고 자냐!"

 한참을 혼나고 나서야 다시 수업이 재개 되었다.
 진우의 절친이자 짝인 민수가 옆에서 다른 사람은 안 들리게 조용히 깐죽거렸다.

 "한 살 더 늙어서 자는거임?"
 "뒤진다ㅎㅎ"

 진우가 킥킥거리며 받아쳤다. 
 민수는 과거에 진우가 병 때문에 한 살 꿇었음을 알고 있었다. 둘은 초등학생 때부터 친한 친구다. 그래서 민수와 진우는 거리낌 없이 편하게 디스를 하고 받아쳤다.

 진우는 다시 수업에 집중하는 듯 보였지만, 어느새 몸만 수업을 듣고 있을 뿐 머릿속은 게임에 빠져들어서 딴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진우는 학년은 중2인데 나이는 중3. 공부는 관심 없다. 딴 생각하는 만큼 게임을 좋아는 하지만 딱히 대단하게 잘하진 않는다. 키는 반에서 가장 작은 민수 다음이다.
 그런 진우가 남들보다 좀 많이 잘하는 분야가 하나 있다.

 딩동댕동

 수업이 끝나는 종이 울렸다. 
 진우는 갑자기 눈이 반짝였다. 바로 다음시간은 체육시간이기 때문이다.


 
 "오늘 체력장 재는 거 알지?"

 체육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말했다.

 "빨리 끝내면 축구해도 돼요?"
 "빨리 끝나면."

 반장의 물음에 체육 선생님이 호쾌하게 말했다.
 아이들은 그 말을 듣자마자 빨리 끝내고 축구할 생각에 들뜨기 시작했다.
 
 체력장이 시작되자 아이들은 다들 진우의 능력치에 감탄하기 시작했다.

 "아니, 쟤는 키도 작은데 개빨라."
 "와 팔굽혀펴기 실화냐?"
 
 각 종목을 할 때마다 반 친구들이 감탄하는 동안, 선생님은 묘하게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진우를 바라봤다. 종목에 따라 다르겠지만, 체육계에서 탐나는 인재임은 분명하니까.

 진우는 아이들이 대단하다며 수근 대는 소리를 들으며 은근히 입 꼬리가 올라가고 어깨가 으쓱해졌다.

 "체육 창고에 도구 갖다 놓고 남는 시간에 축구해도 된다."

 체육 선생님의 말을 듣은 학생들이 신나서 부리나케 움직이기 시작했다. 

 체력장 때 쓰는 도구들을 중에 팔굽혀펴기 봉은 특히 무거운 도구다. 그래서 보통은 두 세 명이 나눠 들고 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진우는 그걸 혼자 번쩍 들어서 체육 창고로 가지고 갔다. 

 "와, 씨. 힘도 개 쎄네?"

 그 모습을 본 민수가 깜짝 놀라서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진우의 진정한 진가는 체력장이나 힘 쓰는 일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야야 패스!"

 공이 진우 편 풀백(수비수) 역할을 맡은 친구 쪽으로 날아갔다. 근처에는 상대팀 공격수를 맡은 친구가 있었다. 물론, 각자 역할을 나눴다고 해서 제대로 되진 않었다. 학생들은 전술이고 나발이고 공을 따라 우르르 몰려갔다.
 
 공 근처에 있던 진우 편 수비수 친구가 공을 아슬아슬하게 트래핑 해서 공을 상대팀에게 넘겨주지 않게 됐다. 수비수 친구는 정신없이 위로 뻥 하고 크로스를 날렸다. 하지만 여느 중학생의 축구 실력답게 정확도는 개판이었다.

 그렇게 이상한 방향으로 날아가버린 공을 따라 진우는 마구 치달렸다. 진우는 순식간에 공이 떨어지는 곳 근처까지 따라붙었다. 그리고는 공 아래로 가서 가슴 트래핑으로 받아냈다.

 "야야! 막아막아!"

 누군가가 소리 쳤다. 다들 공을 쫓아 우르르 몰려오고 있었지만, 이미 늦었다.
 진우는 빠른 스피드로 순식간에 상대편 뒷공간으로 파고 들어가는 중이었다.

 상대편 윙어를 맡은 친구가 진우가 뛰는 경로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속도면에서 역부족이었다. 속도에서 차이가 나니 깊게 태클이 들어왔다.

 하지만 진우는 한번 접어서 태클도 유려하게 빠져나갔다. 그리고 순식간에 방향을 틀었다. 진우는 중앙의 공간 쪽으로 찔러 들어갔다.

 진우의 폭주하는 속도를 보고 어느새 반에서 가장 키가 큰 친구 3명이 마치 장벽처럼 진우를 에워쌌다. 

 하지만 진우는 스피드만 좋은 친구가 아니었다. 화려한 발재간과 기술도 겸비했다. 진우는 훌륭한 드리블로 눈속임을 했다. 

 그 다음엔 자신보다 훨씬 키도 크고 덩치도 좋은 피지컬의 친구한테 들이박았다. 진우는 작은 키임에도 불구하고 밀리지 않는 몸싸움을 펼쳤다.

 진우는 전교에서 알아준다는 수비 역할을 맡은 친구를 포함해 순식간에 3명을 제쳤다. 곧이어 골키퍼인 친구와 1대 1 상황을 만들어냈다.

 "야 씨 미친, 조형민 푸슷카슷 노리네?"
 "와 뚫림?"
 "씨x 조멧시 폭주 한다!"
 "몸싸움 진짜 콴테 그 자체네. 믿는다 조콴테!"
 "조이마르 강림!"
 
 그렇다. 
 진우는 유명 축구 선수들의 이름과 진우의 성을 따서 '강약중 조멧시', '강약중 조형민', '강약중 조콴테', '조이마르' 라는 별명들로 불렸다.

 뻥-

 진우가 회심의 킥을 날렸다. 
 골키퍼의 눈에 진우가 날린 공이 비쳤다.
 
 눈에 비친 그 공은 어느새 동공을 넘었다.
 그리고 그 눈에는 하늘의 구름이 비치고…….
 골대가 비치고…….
 공이 골대 위를 넘어가고…….

 "휴, 쫄았네."

 골키퍼 친구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홈런.
 축구장에서 시원하게 홈런을 때렸다. 

 아무래도 골 결정력은 별명의 유래가 된 축구선수들만큼은 전혀 못 미치는 모양이었다.

 진우는 중2 수준을 아득이 뛰어넘을법한 그 멋진 플레이와 한 방의 홈런 슛을 날리고는, 어느새 운동장 바닥에 대자로 뻗어 버렸다.
 여기서 친구들은 진우의 또 다른 별명을 부르며 탄식하기 시작했다.

 "아 저 조루 멧시 새끼……."
 "3분 천하 끝났네, 저 조루 새끼……. 체력 진짜 3분 카레라니까."
 "쟤 진짜 체력 헬임. 하……."

 강약중 조(루)멧시 진우는 손가락 하나도 까딱할 힘이 안 남은 듯, 폭삭 늙어버린 듯한 표정을 지으며 불태웠다며 중얼거렸다.

 "하얗게 불태웠다……. 개 피곤하네. 오늘 집에 일찍 가서 자야 될 듯."
 "어 그럼 오늘 피씨방 안 감?"
 "그건 가야지."

 진우는 피씨방 소리에 바로 눈을 반짝였다.

 "미친ㅋㅋ 피씨방 소리에 생기 도는 거 보소?"

 민수가 그런 진우의 모습에 웃긴지 옆에서 열심히 쪼갰다.



 * * * * * * * * * * *

 원래 진우는 이토록 게임을 좋아하거나 즐기진 않았었다. 처음엔 오랜 시간 병원에 있는 동안 친구가 그리웠고, 그 이후엔 친구들과 게임하고 그런 일상이 그리웠을 뿐이었다. 

 병원에서 나왔을 때는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서 열심히 게임을 한 것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다 보니 게임 자체에 매력을 느끼고 빠져버렸다. 그래서 진우는 친구들과 피씨방을 자주 다니게 됐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그렇게 좋아하는 게임을 하고 있는 진우의 캐릭터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민수가 소리쳤다.

 "야, 탑! 뭐하냐? 자냐? 탑 누구야?"
 "……."
 "아, 조진우! 뭐하냐고…!"
 "……."
 "…진짜 자냐."

 진우는 헤드폰을 끼고 피씨방에서 조용히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민수가 옆 자리에 앉은 진우를 흔들어 깨웠다.

 "야, 야."
 "…응?"
 "잘 거면 집에 가서 자."
 
 진우는 겨우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는 친구들에게 오늘은 먼저 가야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 * * * * * * *

 진우는 집에 와서 저녁 먹기 전에 좀 잘 생각인지 침대에 누워있었다. 진우는 폰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게이머인 파머의 경기를 보고 있었다. 얼마나 좋아하는지 벽에는 파머의 포스터와 파머 팀 포스터가 붙여져 있을 정도였다.
 지금 휴대폰에서는 실시간으로 게임 월드컵의 국가별 대표를 뽑는 예선이 치러지는 것을 중계하고 있었다.

 '요즘 왜 이러지? 자꾸 졸리고…….'

 하지만 진우는 게임 중계에 집중하지 않고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체력장 결과 보면 예전보다 신체 능력은 훨씬 더 좋아진 것 같은데……. 체력은 떨어진 것 같단 말이지.'

 진우는 요즘의 자신 상태가 신경 쓰이는 모양이었다.

 '밥도 더 먹는데… 아니, 엄청나게 먹고 있지. 근데 살은 더 빠진 것 같고…….'

 이렇게 생각하는 와중에도 졸린 지 눈이 슬슬 감기고 있었다.

 '전에 병원 갔을 때 재발한 건 아니라고 했는데…….'

 진우는 과거에 이런 비슷한 증상이 있었을 때 큰 병이 있었던 일이 있었다. 그래서 혹시나 그런 병이 또 재발 한 건 아닐까 싶어 불안해졌다.
 과거 병력 때문에 진우 자신과 부모님은 이런 문제에 대해서 많이 신경을 쓰고 있었다. 그래서 이상하다 싶었을 때 당연히 병원을 찾았었다. 하지만, 병원에서의 검사 결과는 별 문제가 없었다.

 '대체 뭐지?'

 진우의 눈은 어느새 거의 감겨가고 있었다.

 '잠 오는데… 뭔지는 모르겠고… 아 짜증나네.'

 잠이 오니 신경 쓰는 것도 귀찮아졌다.

 "아 몰라."

 그렇게 말하며 진우는 본격적으로 낮잠을 좀 자기 위해, 휴대폰을 침대 옆 협탁에 화난 듯 확 올려놨다.



 그런데…….

쾅!

 엄청난 소리를 내며 협탁이 완전 산산조각이 났다.
 덕분에 협탁 위에 놓인 스탠드 등도 박살이 났고, 내려놨던 휴대폰도 박살이 났다.

 진우는 놀라서 눈이 번쩍 뜨이고 잠이 확 달아났다.

 "헐?"

 진우는 벌떡 일어났다.



 진우가 팔을 받치고 일어난 침대에서 뭔가 이상한 소리가 나더니 침대가 훅 꺼졌다.
 
 "……."

휴대폰 -1
협탁 -1
침대 -1
스탠드 등 -1

 진우는 이 사태에 놀라서 넋이 나간 것처럼 얼어버렸다.

진우의 멘탈 -1

 그 때 이 엄청난 소란 때문에 진우의 엄마가 놀란 목소리와 함께 방문을 열었다.

 "뭐야!? 무슨 소리야!?"

엄마에게 맞을 등짝 -1

 진우는 이 말도 안 되는 사태에 대해 딱히 자신의 잘못은 없는 것 같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뭔가 변명하듯 말을 꺼냈다.

 "아니, 그게, 내가 그러려고 그런 게 아니라…"

 그런데 말을 하는 도중에 진우는 점점 이상한 걸 느꼈다.

 "…갑자기…어?" 

 갑자기 세상에서 멀어지는 것 같고
 배가 아닌 머리로 배고픔이 느껴지고
 손이 차가워지는 것 같고 
 제정신? 그 제정신이란 건 뭔가 싶고
 뭔가 단 것을 먹어야 될 것 같고 
 식은땀이 나고
 실소가 나는 것 같고
 근데 얼굴은 굳은 것 같고
 시야가 멀어지고
 감각이 점점 사라지고 
 핑그르르

 핑그르르?

 어라

 핑그르르?

 "진우야!!!"

 진우가 그대로 쓰러졌다.
 진우 엄마의 비명에 가까운 소리로 진우를 부르며 진우에게 달려갔다.

 

* * * * * * * * * *

 뭔가 밝다.
 눈을 떴다.
 형광등이 보였다.

 누군가는 낯선 천장이라고 하는데, 진우에게는 익숙한 천장이 보였다.

 손에 무언가 꽂혀 있는 게 느껴졌다. 

 진우는 왼손을 들어 눈앞으로 가져왔다. 아니나 다를까 지겹게 봐왔었던 링거 줄이 왼손 손등과 연결되어 있는 것에 보였다.

 "…또 병원?"
 
 진우의 첫마디였다.
 사실 덜컥 겁이 나고 화가 나고 체념과 걱정과 불안 그런 것들이 교차 했었다. 하지만 그 말은 마치 그딴 것들이라고 눌러버리고 비웃기라도 하려는 듯, 의연하면서도 모든 감정을 뒤섞어 내뱉은 말이었다.

 "아, 깼니?"

 부모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아. 금장 퇴원 할 거야. 의사 선생님이 쉬래서 잠깐 입원 하는 거야."

 진우 아빠가 다정한 말투와 목소리로 말했다.

 "너 좀 잘 먹어야겠더라. 일시적인 저혈당 쇼크라고 하네." 

 진우 엄마가 걱정스러우면서도 애틋함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진우의 부모님은 자신들이 제대로 먹이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굉장히 미안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사실 진우는 평소에 프로 운동선수라도 되려는 것처럼 많이 먹고 있었다. 그러므로 절대 부모님의 탓이 아니지만, 어쨌든 그 말에 납득했다.

 "아 어쩐지 요즘 살이 안 찐다 했……."



 진우는 별 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밝게 말하며 침대에 손을 짚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그 침대마저도 진우가 손을 짚은 자리가 훅 꺼져버렸다. 

 "헐?"

 진우가 황당해서 그 말을 내뱉는 순간 다시 아까와 같이 정신이 아득해졌다.

 "어? 또?"



 진우는 어느새 온몸을 붕대 같은 것으로 꽁꽁 싸서 묶인 채 혼자 격리된 병실에서 앉아있었다. 하루 종일 온갖 검사를 받고 나니 시간이 상당히 늦어져서 밖이 컴컴했다. 진우가 자야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병실의 불은 꺼져 었다.

 하지만 복도쪽은 아직 환했다. 병실은 복도 쪽으로 유리창이 하나 있었다. 복도에서는 의사들과 진우의 부모님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진우는 조용히 어두운 병실에 앉아 그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과거에 암 투병을 했었군요."
 "혹시 모르니 예전 의료진 쪽에도 연락을 취해보겠습니다."
 "보호자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의사 두 사람이 차트 같은 것을 보며 어느새 눈물을 흘리고 있는 진우 어머니를 진정시키며 말했다. 

 그런데 복도에서 그들의 모습을, 모퉁이에서 숨어서 한 의사가 듣고 있었다. 그는 대화를 엿듣다가 더 이상 들을 게 없는지 조용히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난데, 전에 혹시 그런 사람 생기면 알려달라고 했던 거 말이야……"

 그는 통화를 하며 병원 중간의 간호사들이 있는 데스크 같은 곳을 지나갔다.
 
 그런데 그 곳에서 한 간호사도 남들 눈에 안 띄게 조용히 벽 뒤에 서서 어딘가로 문자 같은 것을 보내고 있었다.   

 

 

 

삐삐삐삐삐-

 잘나가 엔터테인먼트 사장실에 평소와 다른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잘나가 엔터테인먼트 사장의 책상 위에는 전화기가 두 개 놓여있었는데, 평소 쓰는 전화기가 아닌 다른 전화기가 울리고 있었다.

 사장은 그 전화기의 벨소리를 듣자마자 허겁지겁 전화를 받았다.
 사장은 심각한 얼굴로 전화를 통화를 했다. 사장은 전화 통화가 끝나자마자 누군가에게 다시 전화를 걸면서 다급하게 비서를 불렀다.

 "사장님 부르셨어요?"
 "어어, 김 비서. 송즈(Song's) 애들 오늘 스케줄 조정해서 00병원에 자선 공연 잡을 수 있게 하라고 전체 팀한테 알려줘. 병원 측에도 빨리 연락 넣고. 아, 애들한테 직접 스케줄 알리는 건 내가 지금 가서 전달할게."
 "네!? 지금요?"

 비서는 너무나 갑작스런 지시에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송즈처럼 잘 나가는 그룹이 갑자기 스케줄을 조정해서, 게다가 병원 자선 공연이라니. 어디서부터 일을 풀어 나가야 될지 막막했지만, 사장은 막무가내였다.

 "막히면 바로 얘기해. 내가 어떻게든 도울테니까."
 
 사장이 저리도 적극적으로 이야기 하는데, 비서가 어떻게 더 토 달겠는가.
 비서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어딘가 다른 사람에게 전화하는 사장에게, 일단 알겠다는 고개를 끄덕이고 일을 진행하러 나갔다.



* * *

 "꺄악~!"

  병원 로비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송즈 멤버들이 병원에 임시로 설치된 단상에 올라갔다. 병원 사람들과 많은 환자들이 로비로 나왔다. 

 "여기 간호사님의 요청으로 깜짝 자선 공연을 하게 됐습니다!"

 아까 벽 뒤에 서서 어딘가로 문자를 보내고, 잘나가 엔터테인먼트에 연락을 한 그 간호사였다. 

 1층 로비에 울려 퍼지는 음악 소리에 이끌려 모이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한 사람이 진우가 있는 병실이 있는 층으로 갔다.

 진우가 있는 층에 한 사람이 올라갔다. 의사 두 명이 진우가 있는 병실 앞에서 과거 진우의 치료를 위해 썼던 약물에 대해서 알아내기 위해 당시 의사들에게 연락을 해봤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 때 그들에게 다가온 인기척에 뒤돌아봤다.

 "안녕하세요."
 "누구……?"
 "저는 6년 전에 조진우 환자 항암 치료 때 참여했던 의사 김두원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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