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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dream of prime of life 27 본문

소설(Novel)/D.Q.D.(캣츠비안나이트 외전)

Daydream of prime of life 27

SooyangLim 2021. 5. 27. 19:04

 지훈을 보내고 바로 잠든 미경은 다음날 아주 늦게 잠에서 깼다. 자료 조사도 시간이 걸릴 것이고, 수업도 오후 늦게 있었기 때문에 미경은 마음을 푹 놓고 잠들었다가 깼다. 미경은 점심때를 훌쩍 넘어서야 일어났다. 

 "아오, 피곤해. 요 며칠 머리 신경 쓸 일 많았더니 엄청 피곤하네."

 그렇게 말 하고는 미경은 멈칫했다.
 괜히 백진회가 건강검진을 받아보라는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젠장. 괜히 신경 쓰이게 만들고 말이야.'

 미경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느긋하게 밥을 먹고는 나갈 채비를 했다. 미경은 일단 백제인을 한 번 더 만나 봐야겠다 생각해서 학교로 갔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백제인이 강의실에 들어오지 않았다. 수업이 시작해도 마찬가지였다.

 '…뭐지? 백진회가 학교에 못 가게 했나? 나랑 아예 접촉 못하게 할 생각인가?'

 미경은 그렇게 생각하며 잠깐 쉬는 시간에 슬그머니 빠져나와서 백제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어?"

 미경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잘못 눌렀나?"

 미경은 믿기지 않는 현실에 이번에는 번호를 한 번 더 확인하고 다시 걸어봤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똑같은 음성이 흘러나왔다.

 '뭐야, 이거? 뭐지?'

 미경은 일단 이 사실을 반장님과 지훈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미경은 급히 짐을 챙겨 주황색 석양이 깔리고 있는 학교를 빠져나왔다. 미경은 서둘러 학교와 좀 떨어진 곳에 골목 너머에 있는 공용 주차장으로 향했다.
 자신의 차를 주차 해놓은 곳으로 가는데… 

 '어?'

 미경은 순간 뭔가 이상한 위화감을 느꼈다.

 시선.
 시선이 느껴졌다.

 '…미행이다.'

 미경은 자연스럽게 행동하면서 재빠르게 주변을 파악했다. 미경은 최대한 고개를 두리번거리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눈알만 굴려 주변을 둘러봤다.

 '몇 명이지? 편의점에 앉아 있는 놈, 전봇대 옆에서 담배 피우는 놈, 카페의 테라스에 앉아 있는 놈, 내 차 뒤쪽에 주차된 차에 있는 놈……. 더 있나? 일단 더 있을 가능성을 열어둬야겠어. 젠장, 숫자가 많잖아.'

 미경은 단숨에 몇 명인지 파악했다.



 미경의 발걸음이 멈췄다. 그 순간 시선이 한 순간에 자신에게 꽂히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시선이 멈추는 찰나의 순간, 미경의 허벅지에는 이미 힘이 들어갔다.

 "어어!"

 그들이 눈치채고 뛰기 시작 했을 때는 이미 미경이 스프린트를 시작해서 가속이 붙은 시점이었다. 

 '젠장. 미행이라고? 이거 알릴 수는 있는 거… 아 잠시만. 반장님이랑 지훈이도 위험한 거 아냐, 이거?'

 그 생각을 하며 미경은 큰 대로변으로 나왔다. 대학가라서 사람들이 북적북적했다. 미경이 사람들 사이를 헤치며 달리기 힘들어진 만큼, 따라오는 이들의 속도도 현저히 느려졌다. 미경은 인파 사이를 치달렸다. 
 그때 마침 저 앞에 택시에 누군가 내리고 있었다. 



 미경은 급히 택시에 올라탔다. 

 "경찰입니다. 빨리 밟아요!"
 "네? 네!"

 미경은 자신의 경찰 공무원증을 보여주며 말했다. 택시 기사는 대충 그런 비슷한 게 보이니 제대로 확인도 안 하고 급히 출발했다. 

 "무, 무슨 일이에요?"
 "일단 ㅇㅇ경찰서… 아, 아뇨. 잠깐……."
 
 미경은 대놓고 자신을 쫓아올 정도면 이미 경찰서 쪽은 난리 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젠장. 일단 좀 돌아야겠어요. 제가 말하는 대로 운전해 줘요." 
 "아, 알겠습니다."

 미경은 자신의 휴대폰이 지금은 감시 당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반장의 딸인 혜지의 폰도 어쩌면 마찬가지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빌어먹을. 반장님은 괜찮으신 건가?"

 그 때, 택시의 라디오에서 뉴스가 들려왔다.

「…백일 제약에 대한 조사를 위해 현재 경찰이 당사 건물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어?"

 미경은 순간 사고 회로가 정지하는 듯했다.

띠링

 그 때 갑자기 미경의 원래 폰으로 문자가 하나 왔다.

「시간이 거꾸로 돌아가기 시작한 곳」

 미경은 문자를 보자마자 누가 보낸 것인지 눈치챘다.
 미경은 택시기사에게 말했다.

 "…ㅇㅇ 공단으로 갑시다." 

 석양이 지고 이젠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 퇴근길의 도시 속으로 택시가 스며들듯 달렸다. 

 

끼익-

 어두운 밤이 되고서야 택시가 멈춰 섰다.
 택시가 멈춘 곳은 미경이 숨어들었다가 폭발했던 그 공장이었다. 공장은 아직 철거되지 않고 까맣게 그을음이 남은 채 그대로 비어 있었다.

 미경이 긴장되는 손길로 문을 열었다.

덜컹

끼이익

 문은 열려있었다.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안그래도 밤이라 어두운데, 그 안은 다 타고 그슬려서 더욱 까맣고 어두웠다.

 미경은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갔다.
 미경은 백진회를 봤던 저 안쪽으로 들어갈지, 아니면 자신이 갇혔던 제한구역으로 갈지 고민했다. 미경은 잠시 생각하다가 제한 구역으로 갔다. 

 이제는 다 타서 까맣게 그을린 제한구역이 있던 곳의 문 앞에 섰다. 미경은 천천히 문을 열었다.

 젊어진 백진회가 공장의 높이 달린 창을 통해 들어오는 달빛을 맞으며 서 있었다. 그는 계절에 맞지 않게 코트를 입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알 수 없는 액체가 담긴 휘발유 통 두 개와 서류 더미가 있었다.
 미경이 다가오자 그가 천천히 뒤 돌았다.

 "…어떻게 된 거죠?"

 미경이 물었다. 텅 빈 공장에 그녀의 목소리가 소리가 울렸다.
 백진회가 조용하게 말했다.

 "백도경의 혐의에 대한 신고가 들어갔습니다."
 "뭐?"
 "하지만 모든 일은 제가 했습니다."
 "거짓말. 아니잖아요?"

 미경의 말에 백진회가 빙긋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어딘가 서글퍼보였다. 

 "곧 경찰들이 올 겁니다."

 백진회가 말했다.  

 "경찰들이라니?"
 "신고 했습니다."
 "그게 무슨 말…?"
 "죗값을 치를 것입니다."
 "뭐?"

 미경의 말에 백진회는 말없이 바닥에 놔뒀던 서류 더미를 집어서 미경에게 내밀었다.

 "…이게 뭔데요?"
 "남은 증거입니다."
 "뭐?"
 "어제 드린 서류는 약과 공장에 대한 것은 없었을 겁니다. 늦게 드려서 죄송합니다. 자리를 비우게 해야 했거든요. 그래서 이제야 구했습니다."

 미경이 그 서류를 드는 순간,

찰칵

 그의 손에는 총이 들려있었다.

 "뒤로 물러 서. 아니면 쏠테니까."

 백진회가 갑자기 미경한테 총을 겨누고 차갑게 말했다. 
 미경은 흠칫 놀라 뒷걸음질 쳤다.

 "더 뒤로."

 미경은 일단 시키는 대로 뒤로 갔다. 제한구역 문 밖까지 가고 나자, 백진회가 갑자기 옆에 있던 휘발유 통을 잡으며 말했다.

 "미안했습니다, 김미경 형사."
 "잠깐만."

 미경은 백진회가 무슨 짓을 하려는지 눈치채고 말했다.

 "안 돼. 하지마. 아니, 하지 마세요!"

 미경이 소리쳤다.

 "이게 무슨 죗값을 받겠다는 거야!!!" 

 그 때 밖에서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미경이 사이렌 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한 두 대가 아니었다.

촤악

 백진회가 옆에 있던 통에 담긴 액체를 뒤집어썼다. 
 미경이 다시 백진회 쪽을 바라봤다.
 휘발유 냄새가 났다.

 "당신이 한 짓 아니잖아!"

 미경이 소리치며 앞으로 달렸다.

촤악

 두 번째 통에 담긴 액체도 뒤집어썼다.
 그리고…  

찰칵

 그의 손에 들린 것은 총이 아니었다.
 총 모양 라이터였다.



 라이터의 작은 불씨는 폭발이 되었다.
 그리고 그 폭발은 백진회를 집어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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