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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dream of prime of life 22 본문

소설(Novel)/D.Q.D.(캣츠비안나이트 외전)

Daydream of prime of life 22

SooyangLim 2021. 5. 20. 19:01

 "어어? 잠시만!"

 미경은 급히 달려가 문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전화했는데 신호만 가고 안 받으셔서 그냥 찾아왔어요. 내일 바로 제출해야 돼서요!"
 "무, 무슨 자료인데?"
 "그 백도경이… 괜찮으세요?"

 지훈이 미경의 얼굴이 상기된 것을 보며 물었다.

 "아까 술 너무 많이 드셔서 그런가요? 아직 얼굴이 빨간데요? 열 나세요?" 

 지훈이 미경을 빤히 들여다보며 말했다.
 
 "어?"

 미경은 화들짝 놀라 자신의 볼을 만졌다.
 지훈이 열 나는가 싶어서 만져보려 하며 말했다.

 "거기 갔다오셔서 아직 보고 안 하셨다 들었는데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 
 "누구야?"

 그 때 성준이 나오며 물었다.

 "아! 안녕하세요!"

 지훈이 꾸벅 인사를 했다.
 미경은 자신도 모르게 변명을 했다.

 "아, 둘이 본 적 있던가? 다 나았다고 축하주 마시러 왔어."
 "네네! 그때 깨셨을 때 진술 들으려고 뵀었습니다. 퇴원 축하드립니다!"

 지훈이 축하 인사를 건넸다.
 성준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떨떠름하게 물었다.

 "감사합니다. 근데 이 시간에 무슨 일로…?"
 "아 내일까지 가져가야 되는 자료가 있어서요. 여기 놔두고 갔었거든요."

 미경은 들어오라고 했다.

 "오우……."

 지훈은 들어오다가 바닥에 엎질러진 술을 밟았다.

 "좀 전에 엎질러서……. 양말 줄까?"
 "괜찮아요. 맞는 사이즈도 없을 건데요, 뭘."

 지훈은 자연스럽게 안쪽에 들어와서 쌓여 있는 서류 더미를 찾기 시작했다.
 미경이 옆에 서서 물었다.

 "너 온 김에 한 잔 할래?" 
 
 그 말에 성준이 미경을 툭 쳤다.
 지훈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아우 선배님, 술 쎄시네. 전 오늘은 술 더 못 먹겠어요. 아까 너무 마신 것 같아요."

 지훈의 대답에 성준은 자신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는 미경에게 물었다.

 "…같이 마셨어?"
 "어? 응."

 미경은 별 생각 없이 대답했다.
 성준은 팔짱을 낀 채로 물었다.

 "왜? 왜 같이 마셨어?"
 "백도경 딸 때문에. 걔가 얘한테 호감이 좀 있는 것 같더라고. 그래서 같이 마시면 일이 좀 더 수월해지잖아."
 "…그렇구나."

 성준은 그럴거면 그 집에 잠입하는 일도 이 자식한테 맡기면 안 되냐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라왔지만, 일단은 입을 다물고 있었다.

 "아, 찾았어요. 백도경 관련 서류!"

 지훈이 드디어 서류를 찾았다.
 미경은 백도경 관련 서류라는 말에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지훈아. 너 어차피 그거 보고 하는 김에 자료 좀 더 수집해줄래?"
 "네? 어떤 거요?"
 "백도경에 대한 거. 해외 목격담이나 과거에 해외에 나가기 전에 국내에 있었을 때 백도경 관련된 말 같은 거라든가……."

 미경의 지시에 지훈이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예전에 찾은 것도 거의 최대치 였는데……. 더 있을까요?"
 "일단 되는 대로 찾아줘. 부탁할게."
 "네, 알겠습니다. 아 저 근데……."
 
 지훈이 돈까스 쪽으로 시선을 주며 말했다.

 "돈까스 한 조각만 먹고 가도 될까요?"
 "아. 하하. 먹어먹어."
 
 미경은 웃으며 자신의 젓가락으로 한 조각 집어서 입에 넣어줬다.

 "맛있네요. 감사합니다!"

 지훈이 우물거리며 말했다.
 그 모습을 성준이 옆에서 아무 말 없이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성준은 팔짱을 끼고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봤다. 

 지훈은 먹고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퇴원 축하드리구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어어, 잘 가~"
 


 지훈이 문을 닫고 나가자 성준이 입을 뗐다.

 "…누나."
 "응?"
 "…아, 아냐." 

 성준은 잠시 생각 하는 듯 하다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미경은 성준이 뭔가 할 말 있나 싶어서 다시 물었다.

 "뭐야? 왜?"
 "아냐. 아니야. 아, 누나 근데 날씨 따뜻해지는데 옷 없지 않아?"
 
 성준이 괜히 옷 얘기로 대화 주제를 돌렸다.

 "아, 맞아. 몇 개 사긴 했는데 더 사야 될 것 같아."
 "내일 저녁 때 사러 갈래?"
 "그럴까?"
 "그러자. 오늘은 이만 마시자. 누나도 좀 쉬고."

 성준이 상을 치우며 말했다.
 미경이 웬 일로 빨리 가려는 성준을 보며 당황하며 말했다.

 "어? 가려고?"
 "더 마시고 싶어?"
 "너 평소에 더 마시지 않아?"
 "누나 이미 마시고 왔잖아."

 성준이 괜히 둘러대며 말했다.

 "더 마시고 싶으면 더 마시고."
 "아, 아냐. 너도 퇴원한 지 얼마 안 됐으니까 여기까지 먹고 내일 보자."

 미경은 같이 치우기 시작하며 말했다.

 성준은 집에 가려고 옷을 챙겨 입고 신발을 신었다. 미경이 문 앞에 서서 말했다.

 "조심해서 들어가."
 
 성준은 대답 대신 신발을 신고 서서 미경을 가만히 바라봤다.
 성준이 바라보고 있자 미경이 당황하며 물었다.

 "왜… 왜? 뭐 빠뜨렸어?"
 
 성준은 갑자기 미경의 얼굴을 잡고는 뽀뽀를 하고는 말했다.

 "잘 자. 푹 쉬어."

 성준은 그 말을 남기고는 문을 열고 나가려 했다.

 "잠깐만."

 미경이 성준의 팔을 잡았다. 성준이 나가려다가 멈췄다.
 미경이 붉어진 얼굴로 말했다.

 "성준아."
 "왜?"
 "너 내 성격 알지?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 거."
 "알지."

 잠시 침묵이 흘렀다.
 미경이 잠시 머릿 속으로 생각을 정리해서 말해보려 했지만 잘 안됐다. 그래서 일단 생각나는 대로 물었다.

 "이거… 뭐야?"
 "뭐가?"
 "사귀겠다는 거야?"
 
 미경의 질문에 성준이 몸을 돌려 다시 미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말했잖아. 남자로 안봤던 거 안다고. 그래서 어필 해보는 거야. 마음 같아서는 더 어필해 보고 싶은데, 더 어필 하면 선 넘을 것 같아서 말이야."
 "어……."
 "사귀냐고 물었지?"

 성준이 미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성준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까보다 눈빛이 차가워져 있었다.

 "내가 고백 했었던 거 기억나지?"
 "그랬…었지."

 미경은 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말했다. 얼굴이 아까보다 훨씬 더 붉어졌다.
 성준의 얼굴이 점점 더 가까워져 왔다.

 "대답을 기다리는 건 나 같은데. 아냐?"
 "……."
 "누나는 어떻게 생각하는데?"

 다시 입이 닿았다. 이번에는 입술만 닿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성준이 떨어졌다.

 "…내일 봐."

 그 말을 남기고 성준은 다시 문을 열고 나갔다.

 미경은 긴 시간의 키스 때문에 숨을 거칠게 쉬며 성준이 떠난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그리고 숨소리가 고르게 변할 때 쯤 미경은 중얼거렸다.

 "…어떡하지?"

 그리고 방 안에 들어가 이부자리를 펴고 누우며 선배의 딸에게 빌린 휴대폰을 확인했다. 지훈이 전화를 건 기록이 있었다. 
 미경은 이제서야 휴대폰의 무음을 해제했다,

띠링

 갑자기 폰이 울렸다. 메일이 왔다는 알림이었다. 지훈이었다. 자료를 보낸 모양이었다.  
 미경이 메일을 확인 하려는 찰나 이번에는 문자가 왔다. 성준이었다.

 미경은 문자와 메일 알람 중에 그 어느 쪽도 들어가보지 않고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그러다 그냥 폰 화면을 끄고 눈을 감고는 말했다.

 "나 미쳤나봐."



 다음 날, 미경은 백도경에 대한 자료들을 있는 대로 다 모았다.

 '사고로 국민학교 다닐 때 까지는 모자라보였다는 증언이 있다'
 '해외에 나가서도 두문불출했다'
 '목격담이 아예 없다'
 '백도경이 어릴 때 백진회가 많이 신경 썼다' 

 미경은 여러 가능성을 생각했지만, 정황상 계속 하나의 답만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알려진 백도경은 나처럼 젊어진 백진회이고 내가 봤던 게 진짜 백도경이다.'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도 미경은 의문이 들었다.

 "…오히려 더 안 맞잖아. 백진회가 그럴 인물이라고?"

 이번 건만 빼면 백진회는 대외적으로든 사업 업적이든 뭐든 평판이 아주 좋은 사람이었다. 비단 장학 재단이라던가(측근인 신현석 부사장을 계기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자선 사업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

 의사 출신으로서 나라가 힘들 때 국민들이 병으로 쉽게 죽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연구에 매진하고 제약 회사까지 차린 인물이었다. 그렇게 세계적인 규모의 제약회사로 만든 인물이었다. 게다가 백진회가 그룹을 이끌 때는 우수 기업에 선정도 된 적이 있고, 쓸 데 없는 동물 실험도 최대한 줄이기로 유명한 인물이었다. 

 "…뭐야, 대체?"

 미경은 오전 내내 자료를 다시 보고 생각도 계속해봤지만, 점점 더 미궁으로 빠지는 기분이었다. 정답 하나를 푸니 다른 것들이 다 꼬인 느낌이었다.

 "아 모르겠다."

 미경은 시간을 모고는 일단 학교에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백제인을 만나면 일단은 사과를 하고 둘러대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아직은 친밀도를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어쨌든 증거물을 확보하지 못했으니까.



 미경은 학교에 도착해서 강의실로 가는데,

 "김민경."

 뒤에서 백제인이 자신이 둘러댄 이름을 부르는 걸 들었다.
 미경은 그녀를 발견하자마자 사과와 변명을 시작했다.

 "어어, 제인아. 좀 괜찮아? 어제는 미안해. 내가 어제는 화장실 가려다가…"
 "잠깐 얘기 좀 해."
 
 백제인이 가방끈을 꽉 움켜쥐고 바들바들 떨면서 긴장된 모습으로 말했다.
 미경이 시간을 보고 말했다. 곧 수업 시작 시간이었다.

 "…지금?"
 "응."
 "곧 수업 시작하는데?"
 "수업… 꼭 들어야 돼?"
 
 백제인의 물음에 미경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딱히 그런 건 아니긴 해."
 
 백제인은 고개를 한 번 끄덕 하더니 말했다.

 "조용한 데로 가자."

 두 사람은 수업이 없는 빈 강의실에 들어갔다.

 미경이 물었다.

 "할 말이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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