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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dream of prime of life 18 본문

소설(Novel)/D.Q.D.(캣츠비안나이트 외전)

Daydream of prime of life 18

SooyangLim 2021. 5. 10. 19:02

 미경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미경은 그 와중에 안 다치게 조심하려고 노력하면서 바로 성준을 밀어냈다. 하지만 여전히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미경은 얼떨떨하게 말했다. 

 "…머리 다친 건가?"
 "아니. 멀쩡해서 이러는 건데. 누나 살아있는 거보니까 반가워서."
 
 성준의 대답에 미경이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고는 미경은 옆에 있는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두 번 반가우면 애라도 만들겠다? 죽다 살아난 건 너인데 왜 내가 살아있는 걸 반가워 해?"
 "죽다 살아났으니까 이러는 거야. 후회 한 번 거하게 해서."
 "노총각으로 죽기 싫어서?"

 성준이 미경의 말에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나 머리 멀쩡하다니까. 내가 노총각으로 죽기 싫다고 아무나한테 이럴 사람으로 보여? 그러느니 그냥 죽지."

 그 말에 미경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그럼 왜?"
 "왜라니? 뭐가?"
 "왜 나한테… 한 거냐고."

 미경이 차마 키스나 뽀뽀라는 말을 못 꺼내서 말을 흐리며 물었다.

 "누나. 모르는 척 하는 거야, 아니면 진짜 모르는 거야?"
 "아니, 그……."
 
 미경은 성준이 이렇게까지 직접적으로 얘기한 적은 없었기에 당황스러웠다. 머릿속이 혼란스러운 듯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뒷 일 생각 안하는거야?"
 "생각 한 거야."
 "너 나이 이제 만으로도 마흔 넘었다고 맨날 얘기했잖아."
 "알아."
 "내가 거절할 수도 있다고는 생각 안 해봤어?"
 "당연히 생각했지."
 "근데 왜?"
 "찼다고 평생 안 보고 살 거야?"
 "그건 아니지만……. 난 네가 껄끄러워지는거 싫어서 그냥 지낸 거라고 생각했는데. 근데 이제 와서?"
 "말했잖아. 죽다 살아나니까 이러는 거라고. 후회 거하게 했다니까."
 "근데 지금 살아있잖아."
 "그러니까 했지."

 미경이 잠시 말을 멈췄다가 말했다.

 "…너 죽다 살아나니까 좀 당돌해졌다?"
 "적어도 좋아한다고 말할 용기는 얻었지."

 성준이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앉으며 말했다. 아픈지 인상을 찌푸렸다.
 미경은 앉는 걸 도와주며 말했다.

 "입부터 박아놓고 그 소리가 나와?"
 "이렇게 안하면 누나는 내가 무슨 말을 해도 그냥 웃으면서 넘길 것 같아서. 고백해도 그냥 장난으로 넘길 거잖아."
 "에이. 그러진않지."
 
 미경의 말에 성준이 다시 자리에 앉으려는 미경을 잡았다.
 성준이 미경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나 누나 좋아해."
 
 갑자기 훅 들어온 고백에 미경이 그대로 얼어버렸다. 

 "이거 고백이야. 사랑한다고 말하는 거야."
 "어……."
 "대답 생각 안 해도 돼. 누나가 나 남자로 안 봤던 거 알아."
 
 성준이 얼어있는 미경을 잡아당겼다.

 "그래서,"

 두 사람 얼굴이 확 가까워졌다.

 "이제는 나도 남자라고 어필 좀 하려고."

 성준이 미경에게 다시 키스를 했다.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이번에는 입술만 살짝 닿는 정도가 아니었다. 시간이 길어졌다.

 '너무 오랜만이라서 그런가?'

 미경은 어쩐지 밀어낼 수가 없었다.

 '젊어져서 이러나?'

 뇌로는 빨리 끝내야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젊어진 신체는 그만두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에,
 미경의 머릿속에 다른 사람이 밀고 들어왔다.

 미경은 그제서야 입을 뗐다. 미경이 가쁜 숨을 고르는데 성준이 다시 살짝 잡아당겼다.
 성준은 입가에 약간의 미소를 띠고 다시 가볍게 입 맞추고는 그제야 떨어졌다.

 "…나 갈게."

 미경이 뒤돌아 문 쪽으로 갔다.
 그때 성준이 말했다.
 
 "누가 더 있는 것 같아."
 "뭐?"

 미경이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봤다.

 "날 찌른 놈이 가고 나서 누가 왔었어. 그 사람이 나 응급처치 했기 때문에 구조될 때까지 시간 번 거야."
 "너 발견한 제보자 아냐?"

 미경이 제보자일 거라고 생각하며 말했다.

 "글쎄. 내가 정신이 없어서 제보자 얼굴을 못봐서 잘은 모르겠어. 응급처치 받고 기억이 끊겼거든. 근데, 그렇게 바로 온다는 게 이상하지 않아? 그리고 응급처치가 그냥 일반인 솜씨는 아니었어."
 "…널 살리려고 누군가가 사람을 보냈다는 뜻이야?"

 성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마도. 근데 이상한 게 있어."
 "뭐?"
 "휴대폰이 증거인데 왜 휴대폰을 가져가고 난 뒤에 온 걸까?"
 
 성준의 의문 제기에 미경이 잠시 생각하고는 말했다.

 "쫓아가서 휴대폰을 뺏았나?"
 "그럴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이유일 수도 있고?"
 "다른 이유?"
 "그냥 내 생각이야. 그렇게 한 게 이유가 있어서 그랬을 것 같아서."
 "…누군가 다른 쪽이 있다면 어떤 이유가 있을 수도 있겠네. 일리 있는 추측이야."
 "누나가 더 조사해 봐야 될 것 같아."
 
 미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가려고 뒤돌았다.
 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성준이 말했다.

 "퇴원하고 나면 한 잔 하러 갈게."
 
 미경은 멈칫했다가 대답 없이 가버렸다.
   


 미경이 병원의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나왔다. 
 그 때 반장과 지훈이 앉아서 서류를 보며 이야기하다가 미경이 오는 것을 보고 손을 흔들었다. 가까이 다가가자 반장이 물었다.

 "뭔 얘길 이렇게 오래 했어?"
 "그냥 좀 할 얘기가 많아서……."

 미경은 말끝을 흐렸다.
 괜히 아까 생각이 나서 심장이 뛰었다. 얼굴이 다시 상기되는 기분이었다.
 반장과 지훈은 다시 서류에 눈을 돌린 탓에 미경의 그런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다.

 "뭐 특별하게 더 이야기 하는 거 있던?"
 "아, 네. 혹시 제보자 뭐 하는 사람이에요?" 
 "제보자?"

 미경의 말에 반장은 갸우뚱하며 하며 대답했다.

 "그냥 동네 사람이던데? 왜?"
 "성준이 말로는 찌른 놈이 가고 나서 바로 누군가 와서 응급처치를 했데요. 블랙박스에는 제보자만 찍혔었죠?"
 "지훈아, 너가 확인했지?"

 반장이 지훈에게 물었다.

 "네. 제가 블랙박스 몇 번이나 확인했지만 제보자 뿐이었어요." 
 "제보자는 뭐하는 사람인데? 성준이 말로는 응급처치 솜씨가 일반인이 아닌 것 같데요."
 "그냥 동네 지나가다가 발견했다던데……. 여기 전화번호요."

 지훈이 들고 있던 서류 중에 하나를 꺼냈다. 반장이 제보자 전화 번호를 입력했다.

「이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낭랑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제보자도 뭐가 있군. 없는 번호라고 하네."
 
 반장의 말에 지훈이 심각해진 표정으로 말했다.

 "혹시 이 사람일까요?"
 "누구? 짐작 가는 사람 있어?"

 미경이 물었다.
 반장이 대신 대답했다.

 "백도경 전처가 들어왔어."

 그 말에 미경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전처요? 그럼 혹시 전처가 뭔가를 한 건…?" 
 "아냐. 전처는 저 녀석이 찔리고 난 뒤에 들어왔어."
 "해외에서 사람을 고용한 건 아닐까요?"
 "뭐, 그것도 배제할 수 없는 경우의 수이긴 하지."

 반장이 돋보기 안경을 벗으며 말했다.

 "일단 조사해 봐야겠지만."
 "제가 조사해볼게요."
 "일단 기본적인 자료조사는 지훈이한테 맡겨놨다. 혹시나 접촉 해야 될 일이 생기더라도 넌 초반에는 빠져있어."
 "네? 왜요?"

 미경이 반장의 말에 의아한듯 물었다.

 "왜긴 왜야. 네 정체를 숨겨되니까. 넌 일단 몸 사려."
 "조사 자료 나오는 대로 쭉쭉 드리겠습니다."

 지훈이 서류를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

 "아마도 제가 임시 거처에 자주 방문하게 될 것 같아요."



다음 날 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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