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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dream of prime of life 17 본문

소설(Novel)/D.Q.D.(캣츠비안나이트 외전)

Daydream of prime of life 17

SooyangLim 2021. 5. 7. 19:08

 "여기에요."

 지훈이 새로 마련한 미경의 임시 거처에 도착해서 말했다.

 "원래 누가 살던 집이었어?"
 
 미경이 집 안으로 들어서며 말했다.
 집 안에는 사용감이 있는 가재도구가 보였다.

 "아닐걸요? 반장님 사모님이 마련해주신 걸로 알고 있어요."
 "아, 선배 집에 있던 거구나."
 "그래도 부족한 게 있을테니 보고 같이 가서 사는 거 도와주라고 하더라고요."
 "뭘 또 사. 그냥저냥 살다가 얼른 해결하고 빨리 나가야지."

 미경이 그렇게 말하며 냉장고를 열었다.

 "…뭘 좀 사긴 사야겠네."



 "그 집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

 두 사람이 대형 마트에서 필요한 것들을 사던 중에 지훈이 말했다.
 미경이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글쎄. 솔찍히 난 잘 모르겠어. 경계가 심해서."
 "그쵸. 그리고 만약 들어간다 해도 저보다는 선배님이 들어가는 게 맞는 것 같은데 말이죠. 괜히 제가 하다가 망칠 수도 있고요."
 "…반장님이 그래?"
  
 미경이 어쩐지 지훈이 할 말이 아닌 것 같은 소리라고 생각해서 의아하게 물었다.

 "반반이요. 아무래도 선배님이 정보 빼오는 게 더 나을 테니까요. 전 아직은 미숙하잖아요?"

 지훈이 나름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해서 말했다.

 "뭐, 이번 경우는 너는 안 나서는 게 낫긴 하겠지."
 "반장님도 그렇게 말씀 하시더라고요. 기로가 하나 더 생긴 건 좋지만 괜히 휘말리는 것보단 선배님 선에서 끝내는 게 낫다구요. 괜히 그 집에 들어갔다가 잘못되면 곤란하다면서요."
 "어? 어. 그렇지."

 어쩐지 미경은 당황하며 말했다.

 '아, 백제인 이야기가 아니었나.'

 그렇게 생각하며 자기도 모르게 실망과 안심을 했다.
 그러다 묘하게 실망한 자신의 감정에 고개를 저었다.

 '아니, 뭘 실망하고 있어?'  

 미경은 그 생각을 하며 자연스럽게 커피 시식대에 있는 커피를 마시며 걸어갔다. 
 그때 마트의 시식대 직원이 미경과 지훈이 지나가는데 웃으며 홍보했다.

 "치킨너겟 1+1 행사 중이에요~ 커플끼리 하나씩 나눠가지셔도 좋아요~"
 "컥."
 
 미경은 커피를 뱉을 뻔 했다.

 "오 선배님, 이거 사서 나누실래요?"

 지훈이 1+1 행사에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말은 허락을 구하고 있었지만 손은 이미 치킨 너겟을 집어 들고 있었다.
 그리고 미경이 뭐라 하기 전에 벌써 카트에 집어넣고 밀고 걸어가고 있었다.

 "아니, 넌 그런 소리 듣고도 안 찝찝해?"
 "네? 무슨 소리요?"
 "커플 어쩌구 하는데 좀 그렇지 않아?"
 "뭔 상관이에요? 전 친구랑 영화 볼 때도 할인하면 커플권으로 끊는데."
  
 지훈은 대수롭지 않게 말하고는 또 다른 1+1 행사 제품 앞에 카트 속도를 늦추고 있었다.

 "선배님, 돈까스 좋아하세요?"
 "…네 살림 장만하러 왔냐?"



 미경은 임시 거처 냉장고와 냉동실에 음식을 꽉꽉 채워 넣고 필요한 물건을 배치했다.

 "암만 봐도 너무 많이 샀어."
 "나중에 끝나고 집에 들고 가시면 되잖아요."
 "집에 몇 번이나 들어간다고."
 "어차피 저희 회의해야되서 자주 봐야 되는데 제가 올 때마다 먹을게요."
 "어쩐지 너 먹고 싶은거 자꾸 사더라."
  
 미경이 눈을 흘겼다.
 지훈은 히히히 웃으며 방금 사온 닭강정을 입에 넣었다.

 미경은 찬장에도 컵라면과 같은 것들을 채워 넣었다.

 "지훈아."
 "네?"
 "이거 위에 안 들어가는데 안에 뭐 있는지 좀 봐 줘."

 지훈은 손을 뻗어 위쪽 찬장에 있는 걸리적거리는 물건을 꺼냈다. 

 "전에 쓰던 사람이 놔두고 갔나봐요."

 그 말을 하며 꺼내서 보여주려는데,

비틀

 "억?"
 "어어?"
 


 지훈이 중심을 잃고 미경 쪽으로 넘어져버렸다.
 미경은 별 생각없이 긴장 풀고 있다가 지훈의 무게 때문에 그대로 깔려서 휩쓸려 뒤로 넘어가 버렸다.

 "으악!? 괜찮으세요!?"
 "뒤, 뒤통수……."

 미경은 세게 박은 건 아니지만 머리를 박아서 순간 골이 띵 했다.
 미경이 뒷통수를 문지르며 일어나 앉았다.

 "야, 골이 띵하다."
 "뇌, 뇌진탕 같은 건 아니죠?"

 지훈이 놀라서 미경의 뒤통수를 살펴보며 말했다.
 덕분에 지훈의 목덜미와 가슴팍 쪽이 확 가까워졌다.

 "겉에 본다고 알겠어? …너 향수 뿌렸니?"
 "네? 네. 오늘 좀 통할까 싶어서……. 별로예요?"
 "아니, 괜찮아. 몰랐는데 가까이 있으니까 냄새가 확 나네."

 그 말에 지훈은 괜히 옷을 들어 킁킁거렸다.
 덕분에 미경의 안면부에 옷 안쪽이 훤히 보였다.

 "야."
 "네?"
 "냄새 맡고 있지 말고 좀 비켜봐. 지금 자세가 상당히 민망하니까."
 "앗! 죄,죄송합니다!"

 지훈은 그제서야 후다닥 뒤로 떨어졌다.
 미경은 괜히 말을 돌렸다.

 "위에 든 게 뭐였어?"
 "네? 아 이거요? …공구함이네요. 장난 아니게 무겁네요."
 "어쩐지. 라면이 들어가지도 않고."

 미경이 컵라면 박스를 보며 말했다.

 "라면 위에 넣을까요?"
 "응. 난 골 울려서 좀 쉴란다."
 
 미경은 그렇게 말하고 이부자리 근처로 갔다.

 '…큰일이네.'

 태연한 척 했지만, 미경은 심장이 심상치 않게 뛰고 있음을 느꼈다.

 '진짜 큰일이네.'

 그때, 지훈의 휴대폰이 울렸다.

 "네, 반장님."

 미경은 반장이라는 소리에 귀를 쫑긋했다.

 "선배님."
 "응?"
 "법의님 이제 의식 완전히 돌아오셨데요."



 "너 또 왜 왔냐?"

 반장이 병원 복도에서 지훈과 함께 온 미경을 보며 말했다.

 "나 어딨냐고 찾았다면서요."
 "내일 보면 되잖아."
 "아침에 움직이는 것보다 밤에 움직이는 게 낫지 않겠어요? 지금 들어가도 되죠?"
 "다시 잠들었어. 임마."

 반장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지훈이 물었다.

 "뭐 말씀하신건 없어요?" 
 "딱히 뭐 없어. 우리가 블랙박스로 본 거랑 비슷해."

 반장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옆에 시무룩하게 서있는 미경을 보더니 반장이 말했다.

 "…얼굴 보러 왔으면 들어가 봐. 네 눈으로 확인하고 싶을 거 아냐. 잠들었으면 깨우진 말고."
 "괜찮을까요?"
 "나중에 찾으면 왔다갔다고 해줄게. 지훈아, 넌 나 좀 보자."

 반장이 지훈을 데리고 잠시 대화를 나누러 갔다.
 미경은 반장에게 고개를 꾸벅하고 1인실로 들어갔다.



 성준은 이제 뭔가 여러 장치들을 떼고 누워있었다.
 더 이상 수혈도 받지 않고 있었다.

 미경은 옆에 다가갔다.
 그리고 조용히 손을 잡아주었다.

 그 때 성준이 눈을 떴다.
 미경을 바라봤다.

 미경이 당황했다. 

 "어, 미안 내가 깨웠…"

 성준이 링거가 꽂힌 손으로 미경의 목덜미를 확 잡아당겼다.
 그리고는 그대로 키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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