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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dream of prime of life 20 본문

소설(Novel)/D.Q.D.(캣츠비안나이트 외전)

Daydream of prime of life 20

SooyangLim 2021. 5. 12. 19:03

 "어디로 가는 거죠?"
 "걱정 마라. 너 죽이러 가는 건 아니니까."

 유지연은 그 대답에 피식 웃었다.

 "흐응? 왜요, 죽이지 그래요? 그게 더 편한 거 아닌가요?" 
 "…마음 같아서는 그러고 싶지만, 우리 제인이를 애미 없는 애로 만들고 싶진 않아."

 그는 담배를 꺼내 물며 대답했다.
 유지연은 자기도 한 대 달라고 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담배를 받아 들고선 유지연은 그에게 담뱃불을 붙여줬다. 그리고 자신도 담배에 불을 붙여서 입에서 연기를 뭉게뭉게 뿜어내며 말했다.

 "애 뺏어갈때는 언제고 이제와서요?"
 "뺏길 짓을 했잖아."
 "그게 뭐 별 거 라고. 걔는 뭐 평생 남자 안 만날 줄 알아요? 조만간 걔도 남자 집에 들일걸요? 그냥 운이 나빴다 생각해요. 나라고 뭐 별 수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 말에 그는 혐오스런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담배를 든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넌 진짜…!"
 "뭐가 그리 당당해서 저한테 그러실까? 지금 애한테 하고 있는 짓은 생각도 안 해요?"

 유지연이 쏘아붙였다.

 "저도 떳떳할 건 없지만, 지금 하는 일도 만만찮아보여요. 아니, 오히려 더 안좋잖아요? 애 얼굴도 팔리고 있는데 뭐가 그리 당당해서 저한테 그러는 건가요?"
 "다 너 때문이잖아!"
 
 소리를 버럭 지르자 유지연이 눈도 깜빡하지 않고 말했다.

 "저 때문이 아니라 당신 때문이죠."

 유지연이 팍 쏘아붙이듯 말했다.

 "알고 있죠?"

 그녀는 다시 담배를 물며 말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모두 다 당신 때문이잖아요. 왜 남한테 책임을 전가해요?" 

 그녀는 담배연기를 그의 얼굴에 훅 내뱉으며 말했다.

 "수십년 전부터 지금 내 앞에 백일제약 사장 백도경으로 나타난 것까지, 전부 다 당신 작품이잖아요. 당신이 나라는 괴물을 만든 거예요. 알잖아요?"

끼익-

 차가 멈췄다.
 차가 멈춘 곳은 공항이었다.
 
 유지연은 바깥을 공항을 힐끗 보더니 말했다.

 "여기까지 왔으면 티켓 정도는 끊어놨겠죠?"

 지금껏 잠자코 있던 운전기사가 갑자기 유지연에게 티켓을 건넸다.

 "안녕히가십시오."

 유지연은 티켓을 건네 받으며 백미러를 통해 선글라스를 끼고 있던 운전기사를 바라봤다. 그녀는 이제야 누구인지 알아챈 듯 씨익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신 부사장님."
 "별 말씀을."
 "그런데 이거 뿐인가요?"
 "입 다물어주고 티켓까지 끊어드리는데 이 정도면 저희 쪽에서 후하게 인심 쓰는 겁니다. 더 원하시면 거래할 걸 가져오셔야죠."
 
 신현석 부사장의 말에 유지연은 씨익 웃었다.

 "역시 손익에 밝으시네요. 근데 어쩌죠? 전 거래할 게 없는데."
 "아직 형사한테 안 넘겼잖습니까?"
 "…어떻게 아셨을까."
 "보험은 들어놓으셨을 것 같아서요. 그리고 저도 손기술은 좋습니다. 그쪽과는 많이 다르지만."

 신 부사장의 말에 유지연은 피식 웃더니 말했다.

 "대가는요?"

 신현석이 담배를 한 갑 건넸다.
 유지연은 담뱃갑을 열어봤다. 그 안에는 담배 대신 돌돌 말린 수표들이 들어있었다. 유지연은 그 수표를 한 장 빼내서 액수를 확인했다. 
 
 "맘에 드네요."

 유지연은 가방에서 미경의 휴대폰을 꺼내 신 부사장에게 건넸다. 그리고 그녀는 차문을 열고 바닥에 아까 피던 담배꽁초를 버리고 하이힐로 짓이겼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차 안에 한마디 던졌다.

 "지옥에서 다시 봐요."

 그리고는 쾅 소리나게 문을 닫고는 공항으로 걸어갔다.

 "…괜찮으십니까?"

 운전기사로 와 있던 신현석 부사장이 뒷자리에 앉아 있는 백 사장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는 아까부터 머리를 감싸 쥔 채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신현석 부사장은 그런 그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말했다.

 "…자택으로 가겠습니다." 



 시간은 흘러 대학 축제일이 되었다.
 
 "제인아, 수업 끝나고 우리 과 주막에 가보지 않을래?"

 미경은 백제인에게 말을 걸었다.

 "주막?"
 "음, 음식팔고 그런 거 하는 거. 축제니까 한 번은 가봐야 하지 않을까?"
 
 미경은 일부러 술이라는 단어를 빼고 말했다.
 백제인은 잠시 생각하는듯 하더니 미경에게 물었다.

 "근데 너 축제 때 아는 사람 부른다며. 그 사람들이랑 같이 놀 거 아니야?"
 "수업 끝나고 바로 오겠어? 우리끼리 구경하고 있으면 천천히 오겠지."
 "그래?"
 "구경 가자."
 "뭐… 그러든지." 
 

 
 미경은 백제인과 함께 축제로 시끌벅적한 교내를 돌아다니다가 주막으로 들어갔다.

 "술…?"

 백제인은 멈칫했다.
 미경은 급히 말했다.

 "그냥 음식만 먹자."
 "그럼 좋지."

 미경은 다급히 말했다.
 그리고 어딘가 다급하게 연락을 받은 척 문자를 하며 말했다.

 "아, 제인아. 그 전에 봤던 이웃에 사는 오빠가 온다는데 같이 먹어도 될까? 괜찮을까?"
 "응? 응. 괜찮아."

 백제인은 밝아지는 표정을 애써 숨기며 대답했다. 

 잠시 후, 지훈이 두 사람이 있는 곳으로 왔다.
 지훈이 반갑게 인사했다.

 "안녕?"
 "안녕하세요……."
 
 백제인은 수줍게 인사를 했다.

 지훈은 앉자 미경이 아누 자연스럽게 음식과 술을 시켰다. 백제인은 순간 흠칫했으나 어쩔 줄 모른 채 눈치만 보고 있었다. 지훈은 모른 척 잔 마다 한 잔씩 따라주며 괜히 딴 얘기를 했다.
 
 "샤인 데이는 몇 시에 와?"
 "먹고 나서 가서 보면 되지 않을까?"
 "자리 미리 잡아야 되는 거 아냐?" 

 지훈은 자연스럽게 건배를 하자며 잔을 들었다. 백제인은 눈치를 보며 잔을 들고 살짝 입에 술을 댔다.

 "샤인 데이 좋아해요?"

 지훈이 백제인에게 말을 걸었다.

 "아, 저는……."
 "아, 제인이는 외국에서 오래 살아서 잘 모른데." 
 "아 그래? 그럼 제가 또 홍보를 해야겠네."

 그러면서 지훈은 휴대폰을 꺼내 샤인 데이의 영상을 찾아 보여주며 샤인 데이에 관해서 이야기를 했다. 그러는 사이 미경은 자연스럽게 서로의 술잔에 빈 부분을 채웠다.

 "소세지 볶음 나왔습니다~"

 주막에서 웨이터 역할을 하는 학생이 음식을 들고 왔다. 지훈은 자연스럽게 또 잔을 들며 말했다.

 "음식 왔네. 건배!"

 이번에도 백제인은 어어 하는 사이에 또 건배를 하고 눈치를 보며 마실 수 밖에 없었다.

 "어떤 가수 좋아해요?"
 "아, 저는 어떤 가수 보다는……."

 백제인 술을 먹었다는 뭔가를 생각할 새도 없이 지훈이 말을 걸었다. 그리고 백제인이 말하는 동안 소시지 볶음은 빠르게 사라졌다.

 "어 소세지 다 먹어가네. 한 잔 더 하고 새로 시킬까?"

 지훈이 자연스럽게 그 말을 하며 잔을 들었다. 이번에도 백제인은 뭐라고 할 틈도 없이 건배가 이어졌다.

 "이번에는 뭐 먹지?"
 "고추 잡채 어때? 빵도 나오나?"

 미경은 자연스럽게 양은 적은데 비싸고 술안주에는 최적인 메뉴를 말했다. 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백제인에게 말을 걸었다.

 "매운 거 잘 먹어요?"
 "네? 네. 아주 맵지만 않으면요."
 "그럼 이거 시키자. 여기요! 이거 빵도 나와요? 아, 안 나와요? 음… 빵 없어도 괜찮죠?"
 "네? 네."
 "그럼 이거 하나 주세요. 아, 그리고 술 한 병 더 주시구요."

 지훈은 자연스럽게 남은 술을 각자의 잔에 채우며 말했다.

 "건배!"

 백제인은 이번에도 뭐라 말할 틈 없이 마셔버렸다.

 "여기 고추 잡채가 있을 줄 몰랐네."
 "그러게. 메뉴가 괜찮아."

 미경과 지훈이 백제인이 뭔가 생각할 틈을 안 주고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말했다. 지훈은 또 자연스럽게 말을 붙였다.

 "아, 외국에는 매운 음식 어떤 거 있어요?"
 "제가 있던 곳은 매운 음식 종류가 많지 않았어요."
 "어떤 거 있는데요?"
 
 대화를 하다 보니 음식이 나왔다.

 "오 맛있겠다! 건배하자, 건배!"

 지훈이 또 잔을 들며 말했다.
 미경이 바로 맞장구 치며 잔을 들었다. 이번에도 백제인은 뭐라 할 틈도 없이 술을 마셨다. 그리고 또 대화하는 동안 음식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술도 사라졌다.

 "아 다 먹었다. 좀 모자라는데. 그렇지 않아?"

 미경이 그리 말하자 백제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만도 한 것이 백제인은 몇 입 먹기도 전에 두 사람이 게 눈 감추듯 쓸어먹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자리에 앉은 지 30분도 채 지나기 전에 술 두 병을 마셔버렸다.

 "샤인 데이 오려면 시간 좀 남았지? 치킨 먹고 싶은데 우리 치킨이나 하나 먹고 다시 올까?"
 
 지훈의 말에 미경이 적극 동의했다.

 "재인아 너도 같이 가자. 학교 앞에 치킨 완전 맛있는 집 있어!"
 "그럴까…?"

 무난한 메뉴 선택과 아직 부르지 않은 배 때문에 백제인은 쉽게 승낙했다.
 두 사람은 미리 전략을 세워 둔 학교 앞 음식점으로 갔다. 

 "여기 ㅇㅇ치킨 순살 하나랑 생과일술 하나 주세요."

 미경은 자연스럽게 메뉴를 시켰다. 
 백제인이 이번에도 술이 메뉴에 포함 되어 있자 잠깐 멈칫하는 듯 했다.

 "생과일술…?"
 "여기 ㅇㅇ치킨이 엄청 맛있어!"

 미경은 자연스럽게 대화 주제를 돌렸다.
 지훈은 자연스럽게 주제를 받아서 백제인에게 말을 걸었다.

 "여기가 맛집이야? 여기 와 본 적 있어요?"
 "아뇨, 저는……."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대화하는 사이에 과일 술이 먼저 테이블 위에 놓였다.

 "건배!"

 이번에도 뭐라 말할 새 없이 백제인은 같이 마셔버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백제인이 쭉 다 들이켰다.

 "…이건 맛있네."
 "그치? 술맛이 안 나!"

 미경이 맞장구 쳤다. 달고 새콤한 과일 맛이 강하게 나서 술맛이 거의 없으니 거부감이 덜 한 모양이었다.
 지훈은 자연스레 서로의 잔을 채우며 말했다.

 "과일 어떤 거 좋아해요?"
 "아 저는……."

 그들이 과일 얘기를 하며 마시던 중에 치킨이 도착했다. 이번에는 미경이 잔에 생과일 술을 가득 채우며 말했다.

 "치킨 왔다! 건배 하자!"

 백제인은 이번에는 눈치보지 않고 같이 쭉 마셔버렸다. 
 
 

 얼마 뒤, 음식점에 들어선지 한 시간도 채 되기 전에 그들은 생과일 술을 종류별로 하나씩 다 맛봤다. 백제인은 어느새 눈이 풀려있었다.

 "…나 취한 것 같아. 좀 어지러워. 집에 가봐야겠어."

 백제인은 자신이 술 취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말했다.

 "아, 그래? 그럼 집에 들어가야지. 치킨도 다 먹었네. 마지막 잔만 먹고 일어날까?"
 
 지훈이 그리 말하고 막잔을 채웠다.
 백제인은 마지막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쭉 들이켰다. 그리고 자리에 일어서는데,

휘청

 백제인이 제대로 일어나지를 못했다.
 
 "어?"

 앉아있을 때는 몰랐는데 일어서니 확 취하는 모양이었다.
 미경이 백제인을 붙잡아줬다.

 "너 샤인 데이 보고 있을래? 나 제인이 데려다주고 올게."

 미경이 자연스럽게 지훈에게 그렇게 말을 건넸다.
 그러는데 백제인이 갑자기 불쑥 말했다.

 "같이 가요."
 
 그 말에 지훈이 바로 답했다.

 "그럴까? 다 같이 가는 게 낫겠지? 시간도 좀 남았고."
 
 지훈은 자연스럽게 대리운전을 부르는 척 반장을 불렀다.
 백제인은 간신히 일어서긴 했으나 여전히 몸을 제대로 못 가누고 휘청이고 있었다.

 "…나 취한 것 같아."

 백제인이 중얼거렸다.

 "괜찮아. 집에 가면 되지. 내가 데려다줄게." 

 미경이 그리 말하며 백제인을 부축해서 식당 밖으로 나왔다. 식당 앞에 반장이 미경의 차를 몰고 도착했다. 
 백제인은 차에 타자 금방 곯아떨어져버렸다.

 "…잠들었어요?"

 백제인이 잠든 것 같자 지훈이 옆에 타고 있던 미경에게 물었다.

 "응. 확실히. 넌 어때? 괜찮아?"
 "좋진 않네요."

 지훈은 예상보다 술을 많이 마셔서인지 어지러운 모양이었다. 눈이 약간 풀린 것도 같았다.
 미경도 살짝 알딸딸 했지만 정신을 다 잡으려고 노력했다.

 곧 그들은 백도경의 집에 도착했다.
 미경은 백제인을 깨웠다.

 "제인아, 집이야. 일어나."

 백제인은 여전히 술이 취해 있었다. 하지만 아까보다는 좀 나은지 눈을 뜨고 차에서 내렸다.

 "들어가자."

 백제인은 창 밖을 힐끗 보더니 비틀거리며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미경의 부축을 받으며 거대한 집의 대문을 열고 들어갔다.    



 "어이구, 조심조심."

 미경이 백제인을 부축하며 백도경의 집 안으로 들어갔다.

 "실례합니다~"
 "저기 내 방……."

 백제인은 비틀거리며 자신의 방을 가리켰다. 미경은 백제인을 침대 위에 눕혀놓고는 말했다.

 "나 잠시 화장실 좀 갔다갈게."

 백제인은 헤롱헤롱한 상태로 고개를 끄덕였다.

 "실례합니다~ 화장실이 어디일까~?"

 미경은 괜히 화장실 찾는 척 하며 백제인의 방을 빠져나왔다. 그녀는 방을 나와서 넓은 집안 복도를 걸어갔다. 그러다 방 문 하나가 살짝 열려 있는 것을 봤다. 그 안에는 침대와 아이 장난감 같은 것이 있었다.

 '여긴 뭐지?'

 미경은 거긴 뭐가 없겠거니 하고 걸어가는데,

 "누구야?"
 
 갑자기 누군가 미경을 불렀다.
 미경은 깜짝 놀아 뒤돌아봤다.

 부스스한 머리에 잠옷을 입은 사람이 서 있었다. 백도경과, 그리고 백제인과 묘하게 닮은 남자가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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