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림

Daydream of prime of life 11 본문

소설(Novel)/D.Q.D.(캣츠비안나이트 외전)

Daydream of prime of life 11

SooyangLim 2021. 4. 28. 19:01

 "네?"
 "네놈이 진짜 배성준이 맞는지 증명해봐."

 얼굴 한쪽에 화상 자국이 있는 그는 과거 미경의 선배였다. 그는 성준에게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네? 무슨 말씀…? 아니 근데 이 소리는 대체……."

 성준은 영문모를 삑삑 대는 소리에 자신의 말소리도 잘 안 들릴 지경이었다.

 "몰라? 발신기를 여기까지 달고 왔으면서?"
 "발신기? 발신기가 있다고요?"
 "…몰랐냐? 위치 추적도 되고 있는데."

 얼굴에 화상 자국이 있는 남자가 성준의 소매에서 발신기를 떼냈다.

 "소매 단추에 교묘하게 붙어 있군."

 그는 성준의 머리채를 놔주며 핀잔을 줬다.

 "멍청한 녀석. 어디서 저런 걸 달고 온 거야?"

 성준은 발신기를 보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누가? 아니……. 것보다 언제? 왜?'

 성준은 기억을 곱씹어봤다.

빠작

 그 사이 미경의 선배는 발신기 겸 도청기를 부숴버렸다.

 '설마 미경 누나? 그 사람이 미경 누나가 아니라 첩자인가? 아냐. 오늘 몸이 닿은 적도 없고 그럴 틈도 없었어. 아!'

 성준은 아까 퇴근 전 과일 바구니를 들고 온 사람을 기억해냈다.

 '…젠장. 누구지? 아는 사람은 아닌 데? 근데 뭔가 묘하게 익숙한 얼굴이기도 했는데……. 아니, 근데 도대체 왜? 무슨 이유로? 그 사람 대체 누구지?'

 성준이 생각하는데 미경의 선배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근데 너 무슨 일로 온 거냐?"
 "네?"
 "너 때문에 이사해야 되잖아, 인마. 저런 것까지 달고 오고. 너 뭐 수상한 일에 엮이기라도 했냐?"
 "아, 그게 미경 누나 휴대폰을 복구 시켜야 되는데 겸사겸사 나도 조사를…"

 순간 성준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아, 잠깐. 설마. 그럼 아까 대화를 다 들은 건가? 위치 추적기라면 누나도 위험해진 건가?'

 성준이 미경의 선배에게 다급하게 말했다.

 "…지금 바로 떠날 거죠? 가면서 얘기합시다."



 전파사라고 해봤자 몇 없는 짐을 트럭에 꾸역꾸역 싣고 밤거리를 달리기 시작했다. 성준은 미경의 선배 폰으로 미경에게 상황을 전달했다.

 "김미경이한테 전해줬냐?"
 "네. 얘기했어요."

 두 사람은 사건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을 이야기 나눴다.
 미경의 선배가 담배를 물고 말했다.

 "…내 생각엔 백일제약 사장놈이 김미경이를 쫓고 있는 것 같아." 
 "아마도요. 근데 오늘 저한테 온 놈은 그 놈이 아니었어요."
 "그야 당연하지!"

 미경의 선배가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멍청한 게 아니고서야 본인이 직접 나서는 게 아니라 밑에 놈을 시켜서 발신기를 붙여야지."
 "그건 그렇지만… 낯이 익은 얼굴이었어요. 제가 낯이 익은 얼굴을 볼 일이 많지 않은데 말이죠." 
 "모르지. 그냥 흔한 얼굴인지."

 그는 섣부른 추측은 자제하려 했다.

 "그보다 나는 김미경이 얼굴이 궁금해. 진짜 그런 게 가능하다니."
 "말도 마요. 아까 제가 누나 차 몰았는데 교통 검문에서 순경한테 원조 교제로 오해받았으니까."
 "진짜냐!? 으하하하하"

 미경의 선배가가 호탕하게 웃었다.

 "너 같은 놈이 그런 오해도 받고 좋았겠네!"
 "아, 뭔 소립니까!?"
 
 성준이 얼굴이 순식간에 시뻘게져서 소리쳤다.

 "너 왜 화내냐? 난 그 미성년자 그런 거 얘기한 거 아닌데?"
 "……."
 "네 연애 사업은 언제 빛 보냐? 어?"
 "……."

 그의 말에 성준은 대꾸도 못했다. 어쩐지 아까보다 더 얼굴이 벌게진 듯했다. 
 미경의 선배는 그런 성준을 킬킬 거리며 쳐다보다가 다시 진지하게 말했다. 
 
 "어쨌거나 너도 조심해. 네 존재를 알고 있고 오늘 대화가 도청됐다면 너도 타겟이니까."
 "그래야죠."
 "이렇게 대담하게 하는 짓을 보면 누가 됐든 법 보다는 주먹이 위인 놈들이니까."



 "그래. 걱정 말고. 너도 조심해."

삑-

 미경은 반장의 폰으로 성준한테서 온 전화 통화를 마쳤다.

 "거 봐라. 시간 문제라고 했지."

 반장이 옆에 앉아서 말했다.

 "…괜히 나 때문에 휘말리게 됐네요. 게다가 그쪽 귀에 제 계획도 다 들어갔겠죠. 더 어려워질 것 같아요. 너무 상세하게 말 안 해서 다행이라면 다행이라 해야 할지……. "
 
 미경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거 반장님이랑 가족들도 위험한 거 아니에요? 나 때문에?"
 "나? 흥! 그 정도로 바보는 아닐걸?"

 반장이 콧웃음 치며 말했다. 

 "저쪽에서 처리해서 감당할 수 있는 건 너까지다. 뺑글이 안경이랑 나는 접근은 하겠지만 어떻게 할 수 있는 상대는 아냐. 우리 가족도 마찬가지고."

 반장이 침착하게 말했다.

 "너 자체가 지금 예외적인 경우이긴 하지만, 애초에 너도 저들이 건드릴 수 있는 상대가 아냐. 그리고 너한테도 더 이상 위협이 될 만한 짓은 안 할 거다."
 "네?"
 "그만큼이나 들쑤시고 다니는 데 네가 지금 멀쩡하다는 게 그 증거지. 저들은 바보가 아냐. 이쯤 되면 조용하게 넘어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걸. 증거를 없애고 네가 캐는 걸 막으려고 하는 게 고작일 거다."
 "글쎄요. 이미 피 맛을 본 광견이 멈출 수 있을까요?"

 미경이 선뜻 동의를 하지 않으며 말했다.

 "달리는 말에서 어떻게 내리겠어요?"
 "걱정되면 저들이 마음 먹기 전에 네 손으로 매듭지어."

 반장이 단호하게 말했다.

 "증거를 가져와."
 


 미경은 학교로 비장하게 출근했다.

 '좋아! 같은 조 되는 데 성공!'

 미경은 조별과제를 해야 되는 강의에서 백유진과 같은 조가 되었다.
 다들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다들 이름이?"
 "백제인."

 백제인이 딱딱하게 자기 이름만 말했다.

 "오 이름 이쁘네!"

 미경은 밑도 끝도 없이 이름 칭찬을 했다.



 백제인이 옆에 앉은 미경을 바라봤다.

 "……."

 계속 가만히 쳐다봤다.

 '뭐, 뭐야? 왜 노려 봐?'

 가만히 있던 백제인이 입을 뗐다.

 "넌 이름이 뭐야?"

 '아 내 차례라서 본 거구나.'

 미경은 너무 신경 쓰다가 자신의 차례를 까먹고 있었다.

 "아, 난 김미ㄱ… 아니, 김민경이야."

 미경은 자신의 이름을 말 할 뻔했다. 너무 시대와 맞지 않았기에 새로 설정한 다른 이름을 말했다.
 
 '거 살벌하게 쳐다보네.'

 미경은 차가운 표정의 제인과 친해지기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그럼 수업 끝나고 단톡방 파놓을게."

 조장을 맡은 학생이 말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강의 시간은 금방 끝났다. 이제 곧 점심시간이었다.
 미경은 쾌활하게 다른 조원들한테 말을 걸었다.

 "끝나고 회의 겸 맛있는 거 먹으러 안 갈래?"
 "그럴까?" 
 "난 괜찮음."

 다들 동의 하는 모양새였다.
 그런데…

 "난 일찍 가봐야 해."

 백제인은 칼 같이 거절했다.



띠링-

 집에 가니 단톡방이 만들어졌다.

-민주찡님이 이민우, Jane님과 혜지킹님을 초대했습니다.
-민주찡:ㅇㅇ과목 3조 조장 김민주입니다!
-이민우:안녕
-Jane:안녕하세요
-혜지킹:다들 안녕^^
-민주찡:혜지킹?
          민경이 맞아?
-혜지킹:이거.., 내 폰이... 고장나서... 울 언니 폰^^
-민주찡:아하
          ㅇㅋ
-이민우:우리 엄마랑 카톡 하는 줄ㅋ
-민주찡:앜ㅋㅋ  민우 선뱈ㅋㅋㅋㅋㅋ
-Jane:과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민우:우선 역할 분담ㄱㄱ

 "하아……."

 미경이 혜지의 노트북 앞에 앉아서 한숨을 쉬었다.



 "하아……."

 미경이 카페에 앉아 탁자 위에 쌓인 서류 위에 엎드려서 한숨을 쉬었다.

 "철벽이긴 하네요."

 지훈이 혜지의 폰에 있는 단톡방을 보며 말했다.
 미경이 기운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것만 문제가 아냐……." 
 "네?"
 "지금 다른 문제도 생겼어……."
 "네!?"

 지훈은 다른 문제가 생겼다는 말에 깜짝 놀라며 긴장된 표정으로 미경을 바라봤다.

 "지금 정체 들키기 일보 직전이야……. 거기 카톡 계속 읽어보면 나오지만 다들 나보고 아줌마 같데……."

 미경이 벌떡 일어나서 머리를 쥐어뜯었다.

 "거기다 강의도 하나도 못 따라가서 친밀도는 커녕 내 몫 하나도 못하고 있어!"
 "의외네요."

 지훈이 그런 미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말했다.

 "뭐가?"
 "뭔가 선배님은… 항상 완벽하고 대단하고 당차고 멀게 느껴졌는데 이런 모습 보니까 의외네요."
 "너 지금 나 못한다고 비웃는 거냐?"
 "아니아니아니 그런 거 아니에요! 나쁜 뜻 아니에요!"

 지훈이 다급하게 손사래를 치며 부정했다.
 그리곤 약간은 쑥스러운 듯 말했다.

 "가깝게 느껴져서 좋다는 뜻이에요."

 미경은 놀란 눈으로 지훈을 멍하니 바라봤다.
 그러고는 자기도 모르게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했다.
 그리고 커피 빨대를 쪽 빨아먹으며 시선을 돌렸다.

 "…뭐 편하게 느낀다면 좋지. 너무 그러면, 흠, 그러니까… 그런 이미지는 나도 부담스러우니." 

 미경은 다시 쪽 빨아먹고는 한 마디 덧붙였다.

 "그렇다고 너무 풀어지진 말고."
 "아, 그럼요! 선배님은 제 은인이니까 언제나 빠짝! 군기 들어 있어요!"
 "은인?"
 "아… 너무 옛날 일이라서 기억 안 나실 수도 있겠네요."

 지훈이 뒤통수를 쓰다듬으려 머쓱하게 말했다.

 "ㅇㅇ리 사건 기억나세요?"
 "ㅇㅇ리 사건?"

 미경은 기억을 되짚었다.

 ㅇㅇ리 사건은 범인들이 아동을 납치해 와서 ㅇㅇ리의 폐가 지하에 감금 시켜놓은 사건이었다. 범인들은 아동 장기 매매와 총기 및 마약을 밀반입을 했었다. 이 과정 중에 그들은 피해 아동들을 납치, 폭행, 강간, 살해 및 인신매매를 했다. 해외 브로커들과 조직 범죄자들이 연루된 대규모 사건이었다. ㅇㅇ리 사건은 미경이 젊었을 때 맡은 대규모 사건 중 하나였다.

 "그 때 지하에 갇혀있던 아이들 중에 하나가 저예요."

 미경은 이제는 웃으며 말하는 지훈의 얼굴을 보자 그 때 줄무늬 옷을 입고 있던 한 아이의 얼굴이 겹쳐지는 듯했다.

 "그 때 줄무늬 옷 입은 아이가 너구나! 맞지?"

 미경은 그제야 알아보고 말했다.

 "하하. 언제 알아보시나 했더니 이제야 기억하셨네. 그 후로도 몇 번 찾아뵀었는데."
 "세상에……."

 미경은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러니까 저 많이 부려 먹으세요. 그래도 저 젊으니까 제가 할 수 있는 한 많이 도와드릴게요."
 "도와주면 나야 고맙지!"



 "그래서 도와주기로 했다고? 그 녀석이?"

반응형

'소설(Novel) > D.Q.D.(캣츠비안나이트 외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Daydream of prime of life 13  (0) 2021.04.30
Daydream of prime of life 12  (0) 2021.04.29
Daydream of prime of life 10  (0) 2021.04.26
Daydream of prime of life 9  (0) 2021.04.22
Daydream of prime of life 8  (0) 2021.04.21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