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림

Quiet? Quite! 2부 8화 본문

소설(Novel)/D.Q.D.(캣츠비안나이트 외전)

Quiet? Quite! 2부 8화

SooyangLim 2023. 10. 30. 19:01

 주현은 무대를 하러 갔다. 멤버들과 스텝들은 다들 걱정스러운 눈으로 주현을 쳐다봤다. 주현은 괜히 과하게 밝은 척을 하며 주변을 안심시켰다.

 "형, 괜찮아요?"
 "괜찮아, 괜찮아~ 갑자기 긴장이 확 되더라니까? 내가 또 이런 날은 올라가면 더 잘하는 거 알지?"

 그런 주현에게 매니저가 물을 건네며 말했다. 

 "물 한 모금 더?"

 주현은 약간 떨리는 손으로 물병을 잡았다. 그리고 그 떨리는 손을 본 다른 멤버는 괜히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마이크 체크 했어?"
 
 그 멤버의 배려로는, 이럴 때 괜히 뭐라고 말 하는 것보다 다른 데 집중하게 하고 싶어서였다. 긴장을 의식하지 않게 해주는게 낫다고 생각 때문이었다. 

 "당연하지~"

 주현은 평소의 긴장 상태와 달리 또 과장된 밝은 톤으로 말했다.
 그 멤버는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으나, 이제더 이상 거기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PD의 지시에 따라 바로 무대에 올라가야 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급히 무대에 올라가서 팬들과 스텝들에게 인사를 하고 공연을 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컴백 무대를 마친 송즈는 와준 팬들과 스텝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와줘서 고마워요! 조심해서 집에 가요~!"

 주현은 팬들에게 밝은 미소와 목소리로 거의 방방 뛰어 다니며 인사를 했다. 

 "짜식. 그렇게 긴장하더니 아주 신났네."

 무대 밑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며 매니저가 미소 띈 얼굴로 중얼거렸다. 매니저는 주현이 이겨내고 기뻐서 그러는 줄 알고 괜히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사랑해요~!"

 온갖 하트를 보내며 주현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미소와 과한 몸짓과 애정 표현은 주현의 필사적인 발버둥이었다. 아무리 해도 지워지지 않는 불안과 공허를 감추기 위한…….

 그렇게 마지막으로 무대에서 내려온 주현은 순식간에 표정이 확 굳었다. 여느 때 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 듯 유난히 지쳐있었다. 주현은 매니저가 건넨 물병을 잡는데,

 "아."

 잘못 건네져서 물병이 쏟아졌다. 때문에 물이 주현의 옷을 흠뻑 적셔버렸다. 

 "아, 씨."

 평소라면 물이니까 그냥 말리면 된다고 하거나, 적당히 넘어갔을 주현이다. 하지만 오늘은 상당히 날카롭게 반응했다. 

 "아, 형! 똑바로!"

 주현은 예민하고 신경질적으로 짜증을 냈다. 표정은 어느새 굳다 못해 일그러져 있었다.

 "미안미안. 그래도 물이라 다행이다."
 "다행? 무대 끝난 후 아니었으면 어쩔 뻔 했어?"

 주현은 여전히 차갑게 말했다. 원래도 냉한 얼굴에 그런 표정과 신경질적인 말투로 말하니 주변 공기마저 얼어붙는 듯 했다. 방송국 스텝들까지 눈치를 보며 입을 다물었다. 그런 주변의 변화를 눈치챈 매니저는 별 일 아니라는 듯 까불까불 장난치며 말했다.

 "야야, 왜 정색이야~ 무대도 끝났으니까 내가 샤워 시간 줄여준 거라고."

 그런 매니저와 주변의 변화를 감지한 주현은 그제야 표정을 풀고 장난인 척 능글거리며 말했다.

 "아 내가 형의 그런 큰 뜻을 몰랐네~ 오늘 가서 침대에 바로 누워도 되겠네~"
 "이제 알았냐?"

 매니저가 대수롭지 않은 듯 맞장구 쳐줬다. 주현은 이젠 갑자기 과장된 말투와 몸짓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아이고 형님~ 감사합니다~"
 "오냐~"

 매니저와 주현은 둘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대기실로 돌아갔다.

 여러 활동으로 바쁜 컴백 주간이 계속 됐다. 하지만 그렇게 지내는 와중에 주현은 점점 더 몸이 늘어지는 느낌이었다. 대기실에서 준비를 가능한 최소한으로 하고, 그 외의 시간에는 미동도 않고 자다깨다를 반복 하며 가만히 퍼져있었다.

 그러나 다들 신경쓰진 않았다. 왜냐하면 아이돌은 대부분 활동기 때는 바쁜 직업이고 하루에 몇 시간 못 자는 경우가 많았다. 덕분에 주현의 이상반응은 그게 크게 티가 나질 않았다.

 "방송 하자~"

 매니저가 휴대폰을 가져오며 말했다. 그 의미는 온라인 방송을 하자는 의미였다.

 "하……."

 주현은 평소와 달리 한숨부터 나왔다. 그냥 빨리 침대로 들어가서 자고 싶었다. 어쩐지 만사가 다 귀찮았다.

 "안녕~"

 인터넷 방송을 틀어서 주현이 멤버들과 함께 인사를 했다. 주현은 나름대로 밝은 미소를 지어 보이려 애썼지만, 팬들 눈에는 그게 티가 나는 모양이었다. 그런 낌새를 눈치챈 댓글들이 빠르게 올라갔다.

-많이 피곤한가봐요
-요즘 많이 바쁘죠ㅠㅠ
-주현이 피곤해보인다
-바쁜데 와줘서 고마워
-피곤한듯ㅠㅠ

 이런 댓글들을 보고 다른 멤버가 말문을 열었다.

 "요즘 컴백 주간이라서 좀 바쁘긴 하죠. 그래도 팬분들 만나니까 좋아요! 우리 리더! 어떠세요!?"

 활기차게 주현에게 던진 질문에 주현은 멍하니 대답했다.

 "아 네?"
 "피곤합니까!?"
 "약간 피곤한데… 괜찮습니다."
 "아, 솔찍한 답변 감사합니다!"

 멤버는 평소같지 않은 주현의 뜻밖의 대답에 약간 당황한 듯했지만, 재치 있게 넘겼다. 그리고 다른 멤버도 재빨리 장난스럽게 말을 덧붙였다.

 "우리 주현씨가 왜 피곤한지 아세요?"
 "왜죠?"
 "제일 연장자라 그래요."

 그렇게 말을 하며 그들은 왁자지껄한 유머로 넘기려 했다. 그러나 주현은 그게 유머인걸 아는데, 받아주고 있긴 한데, 어쩐지 표정이 크게 지어지지 않았다. 분명 웃으려 했는데 표정은 그냥 굳은 채 약간의 썩소가 다였다.

 "앉은 채로 굳었어요!"
 "주현씨, 화난 거 아니죠?"

 멤버들은 여전히 능글거리면서도 주현의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물론, 그들의 표정과는 달리 속마음은 지금 주현의 평소와 다른 반응 때문에 심장이 벌렁거리고 있었다.

 "아아, 아닙니다. 새삼 나이를 체감했을 뿐이에요."

 주현은 손사레를 치며 조금 더 크게 웃음 지어 드디어 유머를 유머로 넘길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유머를 유머답게 마무리하고자 한 마디 더 덧붙였다.

 "우리 멤버들도 조심하세요? 금방 옵니다, 금방! 안심할 때가 아니에요!"
 "하하하"

 그렇게 분위기가 싸늘해질 뻔한 순간을 넘기고 적당히 화기애애하게 방송을 마무리 했다. 방송이 끝나자마자 주현은 바로 버튼을 끈 풍선인형처럼 확 가라앉듯 의자 위에서 늘어졌다.

 "형, 많이 피곤해요?"

 막내 멤버가 그런 주현이게 물었다.

 "이동하기 전까지 나 좀 잘게."

 대답으로 주현은 눈을 감고 그렇게 중얼거렸다. 
 
 다음 날, 그들은 팬 싸인회에 갔다. 주현은 수십 명의 팬들에게 싸인을 해주며 대화를 주고받았다.

 "너무 보고싶었어요~"

 팬이 설렘과 기대로 벅차오르는 얼굴로, 하지만 긴장 때문에 뻣뻣하게 삐그덕 거리며 주현 앞에 앉았다. 주현은 싸인을 하며 말했다.

 "아 정말요?" 
 "여기 당첨되고 이 날만 기다렸어요~! 아, 거기 제 이름 적어주세요. 제 이름은 ㅇㅇ이에요."

 팬이 싸인 받을 곳에 자신의 이름을 적을 자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주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네."
 "저 여기 오려고 월차 냈어요!"
 "아, 진짜요?"
 
 주현은 싸인을 하고 메시지를 적으며 말했다. 주현은 그새 까먹었는지 팬분의 이름을 다시 물었다. 

 "아, 성함 다시 한 번 말씀해주시겠어요?"
 "ㅇㅇ이요."

 주현은 평소에 기억력이 좋은 편이었다. 과거에 진우를 한눈에 알아보고 관련된 정보를 잘 기억했던 것처럼. 그러나 주현은 오늘따라 방금 전에 들은 내용도 까먹고 있었다. 주현은 느릿한 목소리로 팬의 이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끝에 이응이요?"
 "아뇨, 니은이요. 부모님이 니은이 더 어감이 좋다고 거기에 맞는 한자로 지어주셨어요."
 "아, 정말요?"
 "네에……."

 주현의 묘하게 차분하고 성의없는 듯한 반응에 팬은 아까와 달리 약간 주눅이 들었다. 흥분은 사라지고 주현의 눈치를 살폈다. 주현은 그런 팬의 변화를 눈치채고 팬을 향해 눈을 마주치고는 기계적으로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름 정말 이쁘네요.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해요."
 "앗! 정말요오!? 감사합니다~ 히힛."

 팬은 주현의 눈 마주침과 칭찬, 그리고 감사의 인사 한 마디에 방금 전의 주눅 들고 눈치 보던 모습을 깨끗하게 싹 씻어냈다. 대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아마도 이 팬은 이 '한 순간' 때문에 추후에 주현에게 태도 논란이 생겼을 때 마다 열심히 항변하고 다닐 것이다. 주현은 원래 차가운 인상에 차분한 스타일이라서 그런 오해를 받는 것 뿐이라고. '한 순간'은 이 팬에게는 매우 소중하고 중요하며, 드러나지 않는 많은 노력으로 얻어낸 순간이기 때문이다.

 팬 싸인회가 끝나고 주현은 행사를 하러 행사 장소로 갔다. 거기서도 주현은 리허설 전에 정말 필요한 활동을 제외하고는 거의 누워 지냈다.

 "이 형 요즘 맨날 누워있어." 

 다른 멤버가 누워있는 주현을 보며 말해다. 주현은 멍한 얼굴로 그 말을 한 멤버를 눈알만 돌려 쳐다보며 말했다.

 "만사 귀찮다……."
 "진짜 늙어서 그렇다니까."

 막내 멤버가 메이크업 수정을 받으며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매니저가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누구 앞에서 나이 얘길 하냐, 응?"

 그리고는 주현에게 다가와 말했다.

 "넌 요즘 왜 이렇게 무기력해?" 
 "몰라요."
 
 주현은 눈을 감으며 대충 대꾸했다. 또 자려는 모양이었다.

 그렇게 몇 날 며칠이 지났다. 그 사이 주현은 갈수록 표정이 굳다 못해 이제는 표정이 거의 사라진 지경에 이르렀다.

 "야, 표정 좀 어떻게 해봐라."

 매니저가 주현에게 말했다. 주현은 일이 일인 만큼 표정을 펴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 표정은 평소와 달리 약간 기괴해보이기까지 했다. 억지웃음이 너무나 티가 났다.

 "어휴……."

 매니저는 그런 주현의 모습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리고 또 얼마 뒤, 시상식을 위해 안무 연습을 하던 주현은 안무를 안무 담당 멤버에게 혼나고 있었다.

 "아, 형~ 또 까먹지, 또~"

 주현은 요즘 부쩍 기억력이 나빠졌다. 안무만 잊은 것이 아니라 스케줄 방금 한 일, 직전 끼니에 뭐 먹었는 지, 사람 이름 등등 많은 것을 까먹곤 했다. 물론 상기시켜주면 기억은 하지만, 건망증이 꽤나 심해졌다.

 "형 요즘 기억력이 나빠~ 응?"

 춤 담당 멤버의 말 그대로였다. 주현은 기억력이 상당히 저하되고 있었다. 

 "미안……."

 주현은 멍하게 대답했다. 표정이 없고 약간은 몽롱하고 소심한 목소리였다. 그리고는 조용하게 말했다.

 "이거 우리가 할 수 있을까?"
 "왜 이렇게 자신이 없어, 형?"

 막내 멤버가 평소와 다른 주현의 모습에 기운을 북돋아주려고 하며 말했다. 춤 담당 멤버가 말했다.

 "큰 동작이 좀 들어가서 그렇지 작년에 했던 것보다 덜 빡세요~"
 "…이걸 우리가 해도 될까?"
 "컨셉 때문에?"
 "음……."

 주현은 말에 멤버들은 평소와 다른 파격적인 컨셉 때문인가 싶어서 저마다 말을 보탰다.

 "시상식 아니면 언제 이런 걸 해보겠어요, 형."
 "맞아. 이거 하면 꽤 화제되지 않을까?"
 "우리 팬분들이 보면 좋아할거에요."

 주현은 멤버들의 약간은 당황한 기색으로 말 없이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왜냐면 주현은 '내가 이런 걸 할 수나 있을까?' 하는 의미였기 때문이었다. 주현은 이제 평소에 늘 하던 것들이 버거워진 상태였다. 이런 도전들 말고도 안무연습이나, 샤워나 청소 같은 일상생활마저도 버겁게 느껴지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 때,

 "네?"

 주현은 갑자기 안무실 문 쪽을 보며 대답했다. 

 "왜?"

 그들의 연습을 지켜보고 있던 매니저가 주현의 반응에 놀란 얼굴로 문과 주현을 번갈아 바라봤다.

 "뭐에요?"
 "누구 왔어요?"

 멤버들은 갑작스런 주현의 반응에 멈칫하더니, 다들 미어캣처럼 고개를 쭉 빼고 한 마디씩 하며 안무실 문쪽을 봤다. 주현은 자신이 직접 다가가서 문을 열고 안무실 밖을 바라봤다. 그러나 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누가 불렀는데."
 
 주현의 말에 춤 담당 멤버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못 들었는데?"

 매니저가 어느새 주현의 옆에 다가가서 경계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안무식 밖을 바라봤다. 그리고는 다시 주현을 안으로 가게 하며 말했다.

 "나도 못 들었는데."

 그러자 주현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 

 "그래요? '주현아!' 하지 않았어요?" 
 
 주현의 말에 다른 멤버들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뇨."
 "잘못 들은 거 아니에요?"
 "나도 못 들었는데?" 

 그때 막내 멤버가 깜짝 놀라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형, 혹시 귀신 봐요?"

 그 말에 춤 담당 멤버가 기겁을 하며 소리쳤다.

 "야! 무섭자나~!?"
 
 막내 멤버가 들뜬 표정으로 활기차게 말했다.

 "우리 대박나겠다, 그죠?"
 "그냥 형이 잘못 들은 거겠지!"

 다른 멤버가 소름이 오스스 돋는지 팔을 감싸 쥐고는 싹싹 문지르며 말했다.
 주현은 머쓱하게 뒷목을 문지르며 말했다.

 "분명 들었는데…… 내가 잘못들었나?"

 그러고는,

 "진짜 대박나려나?"

 하고 중얼거렸다. 

 주현은 숙소로 돌아와서 단톡방에 이 일화를 털어놨다.

-김두원:그거 이상한 일이네 11:49
-진우:개쩐다
       이모티콘 11:49
-주현:내가 분명 들었는데
       나가보니까 아무도 없었음 11:50
-진우:형
       진짜
       그거
       대박날려고
       그런듯 
       그런 썰
       개 많이 들어봄 11:50
김두원:맞아
         옛날에 그런 얘기 많았었지 
         연예인들 녹음실에서 귀신 본 얘기 같은 거
         방송에서 많이 나왔었어 11:51
         그러고 나면 꼭 대박났다고 하더라고 11:52
-진우:대박각임
       ㄹㅇ 11:52
-주현:대박?
       그런가? 11:52
-수현:대박이고 뭐고 너무 무서운데요?
       이모티콘 11:52
-주현:나중에 무대 잘 되면
       방송 같은 데서 꼭 얘기해야겠다 11:53

 주현은 메세지를 주고받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이 날의 사건을 넘겼다. 



 그러나 며칠 뒤,

 "왜?"

 주현은 갑자기 멤버를 돌아보며 말했다.
 무대를 준비하며 그 말을 들은 멤버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주현을 돌아봤다.

 "어?"
 "나 불렀잖아."
 "내가?"
 "응."
 "아닌데?"
 
 멤버는 갑자기 리더 형이 그러니 당황스러웠다. 그러고는 주현의 인이어를 가리키며 말했다.

 "형 인이어에 내 마이크 소리가 들어갔나?"

 그 말에 주현은 멤버의 마이크와 자신의 마이크를 번갈아 테스트해봤다. 그러고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

 "아닌데? 멀쩡해." 
 "뭐야?"
 "내가 잘못 들었나봐."

 주현은 별 일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리고 또 다음 날.
 사전 녹화를 준비하기 위해 대기실에서 다들 분주하게 목을 풀고 웅성거렸다.

 "네?"

 주현은 난데없이 스텝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네?"

 그러자 스텝은 당황하며 주현을 바라봤다.
 주현은 그 스텝에게 물었다.

 "저한테 마이크 확인하라고 안 하셨어요?"
 "아니요?"
 "아 잘못 들었나 봐요."

 주현은 대기실이 워낙 시끄러워서 잘못 들었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또 넘어갔다.

 그렇게 이 대수롭지 않은 일화들이 날이 갈수록 차곡차곡 쌓여만 갔다. 주현의 귀에는 처음에는 주현을 부르던 소리들이 날이 갈수록 어떤 명령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따금씩 주현은 말하다가 딴 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은 사람들이 많은 환경에 놓여있는 주현과 주변사람들에게는 큰 일로 다가오지 않았다.

 녹음실에서 일이 터지기 전까지는.








반응형

'소설(Novel) > D.Q.D.(캣츠비안나이트 외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Quiet? Quite! 2부 10화  (9) 2023.11.06
Quiet? Quite! 2부 9화  (2) 2023.11.02
Quiet? Quite! 2부 7화  (1) 2023.10.26
Quiet? Quite! 2부 6화  (2) 2023.10.23
Quiet? Quite! 2부 5화  (2) 2023.10.19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