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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et? Quite! 2부 5화 본문

소설(Novel)/D.Q.D.(캣츠비안나이트 외전)

Quiet? Quite! 2부 5화

SooyangLim 2023. 10. 19. 19:03

똑똑

 사장실에 노크 소리가 나고 매니저가 들어왔다.

 "부르셨습니까?"
 "어어. 주현이는? 스케줄 보냈나?"
 "네. 다른 친구가 따라갔습니다."
 "그래. 그 다들 귀에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표절 논란 건은 변호사랑 상담 중이니까 시간 좀 걸릴 거야. 주현이가 너무 신경 안 쓰게 해."
 "말 하지 말까요?"
 "네가 눈치 보고 알아서 결정해."
 "알겠습니다."

 매니저는 쭈뼛거리며 다가와서 아까 회의실에서 있었던 일을 말했다.
 
 "저, 근데, 사장님. 클럽 그거는……. 아직 어리고 한때의 방황 같은데 좀 더 타이르고…"
 "알아."
 "네?"
 "안다고."
 
 사장은 당황한 매니저에게 가까이 오라는 손짓을 했다. 매니저가 다가가자 사장이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그럴 놈 아닌 것도 알아."
 "네? 그럼 왜 그렇게……."

 매니저가 당황한 표정으로 사장을 바라봤다.
 사장은 의자에 앉으라는 손짓을 하며 말했다.
 
 "경험해 봐야 알게 되는 것도 있거든."
 "그래도……."
 "됐어. 나도 심하게는 안 할 거야."
 "소송 물리실까 걱정했습니다."
 "입만 산 놈한테 무슨? 지금은 소송 하는 것보다 정신 차리게 해서 앨범 한 장 더 내고 스케줄 몇 개 더 잡는 게 훨씬 이득이야."

 사장의 말에 매니저가 웃으며 말했다.

 "하하. 계산적이시네요. 꿈 쫓아 이 일 하신다던 분이 어느새 사업가 다 되셨네요."
 "사업가? 그래 말 잘했다. 생각해 봐라. 우리 고객님들도 그걸 더 바라실걸?"
 "네?"
 "우리가 물건 장사하나? 사람 장사하지."
 "아."
 "착각하면 안 돼. 우리는 물건이 부차 수입이야. 어떻게든 우리 애 정신 차리게 해서 팬들에게 증명해 줘야지. 고객님들 붙들어야 될 거 아냐?"
 "그것 또한 계산적이네요."

 매니저가 입가에 미소를 띄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사장은 슬쩍 미소 지었다가 진지해지며 말했다.

 "그래. 그러니까, 내 계산에 지금 네가 따로 알아볼 일이 있어서 불렀다."
 "어떤…?"
 "너 오늘부터 우리 회사 사람말고 걔가 누구랑 친하게 지내는지 상세히 알아봐. 아, 아니다. 그냥 만나거나 그냥 아는 놈들까지 싹 다 알아봐."

 매니저가 눈을 꿈뻑거리다가 물었다.

 "…누가 바람 넣었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그럼? 아무 사건도 없었는데 갑자기 저러겠어? 쟤 가족도 그럴 사람들이 아니고, 학창 시절에도 문제 없는 애였고, 지금 멤버들도, 회사 사람들도 그렇고 아무도 그런 놈들이 없는데?"
 "그렇지만……."
 "넌 걔를 뭘로 보냐? 우리가 애를 10대 때부터 데리고 있었는데 걔가 그럴 애로 보여? 지금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걔가 쭉 그럴 것 같아? 아니다, 그래. 만약 그렇다면 내가 그렇게는 안 둘 거다."

 사장의 말에 매니저가 혹시 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스트레스 받아서 갑자기 그런 걸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럴 수도 있지. 근데 무명 생활 그렇게 하고 요즘보다 더 스케줄 많을 때도 안 그랬었지. 그리고 그렇게 힘든 시기가 있고 나면 우리가 항상 휴식 시간이랑 멘탈 케어를 해주려고 노력했고. 아니냐? 네가 제일 가까이서 살펴봤잖아."
 "그건 그렇긴 하죠. 팬들이 물 들어올 때 노 안 젓는다고 말이 많았었죠."

 사장은 섭섭함을 토로하기라도 하듯 하소연하며 말했다.

 "우리가 얼마나 애를 썼어? 우리 회사 첫 아이돌이라고 얼마나 신경 썼냐고, 응? 애들 부모님한테 맡겨달라고 할 때부터 난 할 수 있는 건 다 해줬다. 지금 내가 자꾸 장사장사 하는데, 내가 정말로 애들을 진짜 돈이나 상품으로만 봤으면 난 주현이 데뷔도 안 시켰다. 안 그래? 몸에 언제 문제 생길지 모르는 애를 어떻게 데뷔시켰겠어? 장사꾼이 손해 날 짓을 왜 하냐 이 말이야."

 사장의 말에 매니저는 그래도 혹시 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도 갑자기 뭔가 삐뚤어지고 싶었다던가……."
 "갑자기? 아무 계기도 없이 그런 여자를 만나고 클럽에서 눈 풀려서는 그러고 있다고?"
 "아까 자유를 느끼니 어쩌니 하지 않았습니까?"
 "넌 그게 그 녀석 머리에서 나온 말로 보여?"
 "네?"
 "난 주입 시킨 것 같다만? 내 눈에는 누가 하는 소리 듣고 그대로 읊는 걸로 보여."
 
 사장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사장은 그간의 행적을 생각하며 말을 이었다.

 "억눌려 있다가 터져 나온 녀석이 할 말과 행동이 아냐. 그렇다고 불만이 쌓여서 변하는 녀석의 언행도 아니고. 불만 있었으면 멤버들이나 주현이, 아니면 네가 캐치해서 말이라도 했겠지. 근데 지금까지 어떤 징조도 없었어."
 "그게 의아하긴 했죠."
 "그리고 지금까지 터진 일들 생각해봐. 일 터질 때마다 숨어서 그러다가 들키잖아. 자유니 뭐니 하지만 자기도 자기가 뭐 하고 있는지 알긴 아는 거다."
 "그렇긴 하죠."
 "내가 보기엔 누가 있다고 본다."

 사장의 말을 듣고 있던 매니저는 잠시 생각하더니 물었다.

 "만약 누가 있다면 왜 그러는 걸까요?"
 "그건 알아봐야지. 그냥 치기 어린 놈이 뇌 빠져서 헬렐레거리면서 있다가 우리 애도 생각 없이 물들어 버린 건지, 아니면 누군가 목적을 갖고 접근한 건지."
 "목적……."
 "일단 누군지부터 알아와. 최대한 빨리."
 "알겠습니다."

 사장은 매니저에게 비밀 임무를 주며 끝에 덧붙였다.

 "우리가 더 손 쓸 수 없기 전에 알아내야돼."



 소속사가 이 엄청난 스캔들 때문에 터져나가는 동안 주현은 미소를 잃지 않고 스케줄을 소화했다. 기자들의 도를 넘는 취재와, 스케줄 중의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무언가 숨긴 눈초리와 대화들에 시달리면서도 말이다.

 "하……."

 주현은 이런 날은 그냥 연습실 안에서만 있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스케줄이 끝나자 드디어 해방되는 느낌으로 재빨리 차에 올라탔다. 

 '이제 합동 콘서트 연습만 하면 되는 건가.'  
 
 합동 콘서트는 방송사가 주관하는 여러 아이돌과 가수들이 함께 하는 무대였다. 웬만한 시상식 보다 규모가 크고, 팬들도 다양하게 오고, 1년에 한 번만 하는 거대 행사였다.

 주현이 개인 스케줄을 마치고 연습실에 들어서자 다른 멤버들이 먼저 연습을 하고 있었다. 주현은 다른 말 안 안 하고 바로 슬쩍 연습에 합류했다.

 "……."

 주현은 음악 소리가 꺼지고 잠깐 쉬는 시간에도 뭔가 말을 꺼내기가 무서웠다. 그래서 몸이 힘들거나 말거나, 늦게 연습에 합류했으니 맞춰봐야 된다는 핑계를 대며 바로 다시 연습을 시작했다.

 "으아아, 죽겠다. 밥 먹구 하자아아. 배고파아아."

 그렇게 말도 없이 연습으로 혹사를 거듭하다가 버티다 못한 막내 멤버의 요청에 드디어 멈췄다. 드디어 침묵을 깨고 송즈 멤버들은 음식을 시켜 먹자는 대화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내 그들은 소속사 밖에 기자들과 원성이 가득한 팬들 때문에 음식을 시켜 먹기도 힘들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다시 말이 없어졌다. 멤버들은 그저 연습실에 퍼질러져서 침묵을 지켰다.

 "형은 안 먹으면 안 되는데. 약 먹어야 되잖아."

 침묵을 깨고 막내 멤버가 주현을 걱정하며 말했다.
 그러자 멤버들이 슬슬 말을 하기 했다.

 "탕비실에 뭐 없나? 아니면 사내 식당 가서 먹을 거 가져올까?"
 "식당은 지금 늦어서 문 닫았을껄?"
 "탕비실에 라면이랑 과자 있을껄? 아니면 김두원 박사님한테 음식 좀 있지 않을까?"

 막내 멤버가 소속사 건물에서 숨어지내는 김두원을 떠올리며 말했다. 그는 여기서 생활하니 음식이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주현은 지금 그다지 김두원을 보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주현은 김두원에서 메시지를 보내서 식사로 먹을 게 있는지 물어봤다.

 "박사님이 먹을 거 있데."
 "오! 그럼 가서 먹자."

 막내 멤버가 가뻐하며 말했다.
 그 말에 주현이 말했다.

 "지금 밤이라서 곧 주무실걸? 가서 받아 오자."
 
 그리고 얼마 후 김두원이 요리가 됐으니 가지러 오라는 문자를 받았다. 주현은 막내 멤버와 함께 식사를 가지러 가려는데 막내 멤버가, 

 "나 말고 형이 같이 갔다와. 나 공연 때 팔목 삐끗했어."

 라며 지금까지 한 마디도 안 하고 있던 클럽에서 사진이 찍힌 멤버에게 말했다. 잠깐 정적이 흘렀으나 그 멤버는 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
 "……."

 주현과 사진이 찍힌 멤버는 말 없이 회사 복도를 걸어갔다. 연습하던 연습실과 김두원이 지내는 곳은 다른 층이라서 한참을 걸어가야 했다. 주현은 침묵에 질식할 것 같아서 먼저 입을 뗐다.

 "…하루 종일 연습한 거야?"
 "회사 밖이 저 모양인데 나갈 수도 없잖아."

 다시 정적이 이어졌다.
 주현은 이러나저러나 분위기 안 좋아질 거, 뭐라고 타박해서 싸우지 않는 선에서 그냥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기로 마음먹었다.

 "사진에 그 사람은… 여자친구?
 "응."
 "누구 만나고 있는 지 몰랐네."
 "만난 지 얼마 안 됐어."

 멤버는 떨떠름하게 대답하긴 했지만 딱히 숨기지 않고 대답했다.
 주현은 딱히 떠올리고 싶지 않은 사진을 굳이 떠올리며 물었다.

 "연상 같던데. 몇 살이야?"
 "나보다 8살 많아."
 "뭐? 그럼 서른이야?"
 "응."

 주현은 예상보다 많은 나이에 멈칫했다. 뭐라 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며 놀란 표정을 삼켰다. 그리고 최대한 자연스러워 보이려고 노력하며 또 물었다.

 "어떻게 만났어?" 
 "어쩌다가… 뭐… 음… 소개받았어."

 멤버는 우물쭈물 하다가 대답했다. 

 "소개? 누구한테?"

 주현은 소개 받았다는 말에 의아한 듯이 물었다. 너무 뜻밖의 대답이었기 때문이다. 사진 찍힌 멤버의 인간관계를 아주 잘 아는 것은 아니었지만, 멤버의 지인 중에 그런 사람을 소개해줄 만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납득 가지 않았다.
 멤버는 또 말을 얼버무리며 대답했다.

 "아는 선배한테."
 "선배? 이쪽 일 하는 사람?"
 "왜? 형도 소개 받고 싶어?"
 "아니, 그건 아니고……."
 "하고 싶은 말이 뭔데?"

 멤버가 걷다가 멈추고 주현을 돌아보며 공격적으로 물었다.
 말 문이 막힌 주현은 대답 없이 멤버를 바라봤다.

 "내가 탈퇴라도 하길 바래? 회사랑 멤버들한테 돈이라도 물어 줘?"
 "아니… 잠깐. 잠깐만."

 멤버가 굉장히 사납게 나오자 주현은 순간 아찔하는 느낌이었다. 주현은 잠깐 눈을 감고 손을 이마에 짚었다. 
 주현이 그러는 동안 멤버의 목소리가 또 주현의 귀에 꽂혔다.

 "내가 뭐 어떻게 해주길 바래? 형은 리더니까 회사랑 이렇게 저렇게 상의해서 어떻게든 잘 처리하고 싶겠지만, 난 달라. 나도 사람인데 내가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
 "……."
 "사장님이 아까 어쩌구 저쩌구 말해도 난 잘 모르겠거든? 내가 알아서 할 거야. 알겠어? 그래도 얘기는 들어볼게. 형은 도대체 리더로서 어떻게 하길 바라는데? 아니, 형으로서는? 뭔가 생각이 있으니까 말 꺼낸 거 아냐? " 
 "아니, 잠깐만……."

 주현은 말을 멈추게 하고는 잠시 생각하려 했다. 하지만 도저히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저 머리에 열이 뻗쳐서 주먹이 나가기 직전일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치면 안된다. 주현은 자신의 힘의 정도를 잘 알고 있다. 감정 조절이 안 되는 상태에서 일반인을 살짝 치기라도 했다가는 매우 위험하다. 아마 바로 즉사시키던지 신체 일부를 파열시킬 위험이 있었다. 

 "…그만하자. 싸우고 싶은 거 아냐."

 주현은 겨우 말을 골라서 대답했다. 그리고 주현은 자신도 모르게 가빠진 숨을 진정시키고 말을 했다.

 "회사 편 드는 것도 아냐. 그냥… 그냥… 하. 일단 생각 좀 해 보자."

 그렇게 대답하고서야 주현은 눈을 뜨고 멤버를 바라봤다.
 멤버는 그렇게 쏘아붙여놓고는 주현이 칠까 봐 무서웠던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주현은 그 모습에 어이없기도 하면서 긴장이 확 풀렸다. 주현은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야, 안 때려."

 덤빈게 무서웠는지 그 멤버는 파르르 떨고 있었다.
 주현은 그 모습이 또 웃기기도 했다. 이럴 거면 왜 이랬냐고 물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주현은 피식 웃고는 멤버의 등을 가볍게 툭 치며 말했다.

 "밥 받으러 가자."

 주현은 그렇게 말하고 걸음을 옮겼다.

 

 회사가 언론과 인터넷을 잠재우려 최선을 다 하는 시간들이 흐르고 곧 합동 콘서트 날이 되었다. 콘서트에는 전 날 리허설 때는 보지 못한 가수들도 전부 다 와 있었다. 송즈 멤버들이나 다른 가수들은 대기실을 돌아다니며 다른 가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사진도 찍곤 했다.

 "샤인 데이 선배님 왔어요? 아, 아직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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