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림

2부. 엑스칼리버 본문

소설(Novel)/캣츠비안나이트

2부. 엑스칼리버

SooyangLim 2022. 9. 5. 19:01

 "캬오옹!!!"

 깜짝 놀란 고양이가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내며 밀 메이커의 품 안으로 숨었다. 
 흠칫 놀란 밀 메이커가 천천히 뒤돌아보며 말했다.

 "오랜만이네. 여기 살고 있었을 줄이야."
 
 그 말에 집 주인이 숙였던 몸을 일으키며 피식 웃었다. 그는 짧은 머리에 제법 큰 키의 남자로 보였다. 그리고 그는 소문대로 거대한 막대기를 갖고 있었다. 그는 땅바닥에 막대기를 짚고는 그 막대기에 몸을 기대며 물었다.

 "전혀 몰랐던 거야?"
 "전보다는 나아졌어."
 
 밀 메이커의 대답에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다가 안다미로를 보고는 물었다.

 "너는 알고 있었잖아?"
 "재밌을 것 같아서."

 안다미로가 킥킥거리며 말했다.

 "…아는 사이냐옹?"

 숨어 있던 고양이가 고개를 빼꼼 내밀고는 물었다.
 고양이의 물음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됐다.

 "음……."

 밀 메이커는 잠시 고민하더니 대답했다.

 "일종의 동업자였었지."

 그 말에 고양이는 영 좋지 못한 눈빛으로 이 수상한 집의 주인과, 안다미로, 밀 메이커를 번갈아 쳐다보고는 말했다.

 "…왜 주변에 이런 것들 밖에 없냐옹? 흉흉한 놈들만 수집하는 거냐옹?"
 "하하. 이런 것들이라니! 너무하네. 먼 길 왔는데."

 고양이의 말에 집 주인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집 주인의 말에 순간적으로 고양이는 위화감을 느꼈지만, 그 위화감에 대해 생각하기 전에 밀 메이커가 집주인에게 물었다. 

 "고양이가 사라지고 있다던데?"
 "그거! 네가 그런 거 아니냐옹!? 그 막대기로!"

 밀 메이커의 말에 고양이가 흥분하며 물었다.

 "내 엑스칼리버한테 막대기라니."

 그가 자신의 막대기를 들어서 훌륭한 작품을 보듯 감상하며 말했다.
 그 모습을 보며 밀 메이커가 중얼거렸다.

 "이름 한 번 참……."
 "내가 한 거 아냐. 나도, 엑스 칼 리버도 말이야."

 그가 밀 메이커의 말을 자르며 동시에 막대기를 보던 눈을 고양이한테로 돌리면서 말했다.

 "엑스칼리버! 네가 한 게 아니면 누가 한 거냐옹?"

 이제 고양이는 집주인을 엑스칼리버로 부르기로 작정한 모양이었다. 

 "좀 전에 그걸 알아보러 나갔다 온 거 아냐?" 

 안다미로가 엑스칼리버라는 이름을 듣고 약간은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안다미로도 그 이름이 재밌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이제 그는 통칭 엑스칼리버가 되어버렸다. 엑스칼리버는 자신도 그 단어가 웃긴 지 웃음기 띈 얼굴로 말했다.

 "그런 셈이지. 덕분에 이사한 지 한참이 지났는데 아직도 집안 정리를 못했어. 그래서 집안 꼴이 완전히 엉망이야." 
 "…진짜냐옹?"

 고양이가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물었다,

 "내 엑스칼리버로 고양이들을 없앤다니……. 너무하잖아."

 엑스칼리버가 말했다.
 그 말에 안다미로가 말했다.

 "집 안 꼴이 이러니 의심을 받는 게……. 온 동네가 다 의심하고 있던데?"
 "아이, 좀 봐 줘."
 "오해가 풀리게 청소 좀 하는 게 어때?"
 "알겠어. 청소 할 게."

 오해가 풀린 고양이 일행은 집 밖으로 나섰다. 안다미로가 고양이를 안고 문 밖으로 먼저 나갔다. 그리고 밀 메이커도 따라나서려는데 엑스킬리버가 밀 메이커를 붙잡으며 말했다.

 "알고 있지? 온 동네 고양이들을 다 없앨 기세야. 이건 분명 알고 하는 짓이야."
 "얼마 전에 마주쳤어."
 "벌써?"

 엑스칼리버가 놀란 얼굴로 말했다.
 밀 메이커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정확히 어디 사는 지는 몰라."
 "마주쳤을 때 별 일 없었고?" 
 "그 때는."

 밀 메이커의 대답에 엑스칼리버는 굳은 표정으로 경고했다.

 "조심해." 

 밀 메이커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엑스칼리버의 집 밖으로 나섰다.


반응형

'소설(Novel) > 캣츠비안나이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2부. 오래 전의 고양이 2  (1) 2022.09.09
2부. 오래 전의 고양이 1  (1) 2022.09.07
2부. 탐사  (0) 2022.09.02
2부. 기형 - 나를 위한 / 학생의 보은  (0) 2022.08.31
2부. 기형 - 마지막 선택  (0) 2022.08.29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