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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dream of prime of life 14 본문

소설(Novel)/D.Q.D.(캣츠비안나이트 외전)

Daydream of prime of life 14

SooyangLim 2021. 5. 3. 19:03

 지훈이 차를 몰고 서로 복귀하던 중에 지훈의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네. 반장님. 무슨 일이세요?"
 "김미경이는?"
 "좀 전에 법의관님 만나러 가신다고 가셨어요."
 "빨리 김미경이 찾아서 숨으라고 해."
 "네? 무슨 일 있습니까?"

 반장이 무거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신고 들어왔다. 배성준 법의관 지금 병원에 있어."
 "네에!?"
 "당장 가서 전하고 몸 사리라고 해."



제법 규모가 있는 종합 병원-

 성준이 병실에 링거와 수혈 팩을 꽂고 누워 있었다. 옆에는 지훈과 반장이 와서 지켜보고 있었다. 성준은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한 상태였다.

 의사가 막 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갑자기 복도에 누군가 급하게 뛰어 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미경이 병실로 뛰어 들어왔다.

 "배성준!"

 미경이 성준의 이름을 외치며 뛰어 들어왔다. 

 "야 인마! 너 왜 왔어!?"

 반장이 역정을 냈다.

 "저,저기 아가씨……."

 의사가 성준에게 돌진하려는 미경을 붙잡고 말렸다.

 "조용히 숨어 있어도 모자랄 판에 왜 와!?"

 반장이 화를 냈다.

 "지금 이렇게까지 일을 벌이는 놈들인데 너 뭐 하자는 거야? 일 다 그르칠 생각이야!?"

 반장의 언성이 갈수록 올라갔다.

 "저기 소리 좀……."

 의사가 난처한 듯 말했다.
 미경이 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어조는 격정적이었다.

 "그래도 어떻게 안 올 수 있겠어요? 저 때문에 이렇게 된 건데!"

 미경이 의사를 돌아보며 물었다.

 "지금 상태가 어떤가요? 괜찮나요?"
 "네. 시간이 지나면 깨어날겁니다."

 의사는 조용히 상태 체크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반장이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쯧쯧. 어차피 따로 알려줬을 건데 굳이 와서는……."

 반장은 못마땅한듯 팔짱을 끼고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

 "그렇게 걱정 됐으면 이럴 시간에 증거를 잡겠다."
 "증거……. 증거를, 그러니까 휴대폰을 성준이한테 받으러 가던 중이었는데 이렇게……." 

 미경이 중얼거렸다.
 그 말에 반장이 일이 크게 꼬였다는 걸 알아챘다. 반장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쉽지만 다른 증거를 찾아야겠다. 휴대폰은 그 쪽에서 가져갔어."
 
 반장이 성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신고자 증언과 cctv, 블랙박스, 상처……. 프로다. 완전한 프로의 솜씨야."
 "벌써 다 보셨나요?"

 지훈이 반장의 빠른 일처리에 놀라며 물었다.
 반장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을 이었다.
 
 "타이밍까지 보면 아예 휴대폰이 수리될 때를 작정하고 노린 거야."

 반장은 아직도 의식이 없는 성준을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말했다.

 "빨리 발견되서발견돼서 다행이야. 사실 지금 이 녀석 살아있는 것도 기적이라고. 진짜 우연찮게 발견돼서 다행이지……."
 "……."

 미경이 말 없이 성준을 바라봤다.
 반장이 미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 휴대폰 증거는 이제 그냥 없는 걸로 여기고 다시 시작해."
 "찾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당분간은 그래야겠죠."
 "이건 내 추측이지만,"

 반장이 잠시 말을 멈췄다.

 "이 녀석을 죽이려고까지 했는데 네가 아직 무사한 걸 보면, 네 외모가 변한 덕분에 그 녀석들이 너를 아직 못 찾아낸 걸 수도 있어."

 반장이 10대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어진 미경을 보며 말했다.

 "일반적으로 네가 이렇게 젊어졌을 거라고는 생각 못 할 테니까." 



부그르르르르

 미경은 또 카페에 앉아 심각한 표정으로 입으로 커피에 공기를 넣고 있었다.

 "……."

 지훈이 서류를 보다가 그러고 있는 미경을 바라봤다.

 "…그러고 계셔도 되는 거예요?"
 "난들 뭐 이러고 싶어서 이러는 줄 알아?"

 미경이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뭐라도 하고 싶은데 이미 할만 한 건 다 했다고."

 미경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이미 합법적인 거 불법적인 거 가리지 않고 조사한 데다, 성준이를 찌른 놈은 cctv나 블랙박스나 지문이나 뭐나 증거를 남긴 게 없어서 잡을 방법이 없어."
 "…완전 범죄라 그 말인가요?"

 지훈이 떨떠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아니지."

 미경이 다시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내가 살아있고 성준이가 살아있는데 완전 범죄 일리가."
 
 맞는 말이다.
 미경의 말 대로, 어쨌든 목격자 두 명이 살아있으니까.

 "근데 이상한게 있어."
 "뭐가요?"
 "연구원들이 자취를 감춘 건 그렇다 쳐도 백도경과 이혼한 전 부인은 왜 잠잠한 걸까?"
 "…글쎄요."

 미경의 말에 지훈은 잠시 고민했다.

 "제 생각이지만 해외 동포들이나 그쪽 사회 말에 따르면 두문불출 했던 백도경과 달리 남자관계가 대단했다고 하잖아요. 바람 문제 때문에 별 말 없이 깨끗이 헤어져서가 아닐까요?"
 "그럴까? 내 생각은 반대야."

 미경이 턱을 괴며 말했다.

 "오히려 지금 백제인의 친모를 주장하며 날뛰어도 모자란 상황 아닐까?"
 "그런가요? 그러면 혹시 약점이라도 잡힌 건 아닐까요?"
 "글쎄. 어떨까? 약점이 잡혔다고 포기할 여자일까? 아니면 그 약점이 너무 커서 잠잠한 걸까? 아니면 누군가 억제하고 있지는 않을까?"

 미경이 곰곰히 생각하며 의문을 제기했다.
 
 "해외 동포 사회 말에 의하면 그렇게 사치스럽게 다녔다고 해. 근데 자금줄이 끊긴 그녀가 백도경이 저리 승승장구 하고 있는데 가만히 있을 리가 있겠어?"



 봄의 따뜻함이 감돌기 시작한 하늘을 가르고 비행기가 가로질러왔다.

 웅성거리는 공항, 한 여자가 산 지 얼마 안 된 캐리어를 내렸다. 캐리어를 잡은 그녀의 손에는 약지와 엄지를 빼고 모두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물론 그녀의 손목에도 팔찌가 여러 개 채워져 있었고, 그 위에는 브랜드 로고가 프린팅 된 스카프까지 묶여 있었다. 그리고 캐리어 바퀴 옆에는 바닥과 부딪혀 경쾌한 소리를 내는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의 하이힐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 하이힐 소리는 곧 멈췄다.

 "…도련님?"

 진한 향수 냄새를 두른 긴 머리의 여자의 목소리에 백도현이 돌아봤다.

 "……?!"

 백도현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 이제 서방님인가요?"
 "…형수…?"

 입은 형수라고 불렀지만 머릿속은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는 표정이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그녀는 선글라스로 가렸다 해도, 대충 보이는 모습이 거의 20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미 40을 훌쩍 넘은 나이임에도 그랬다. 

 그녀의 모습을 본 순간 백도현은 소문이 거짓이 아니라는 걸 바로 알아챘다. 백도현은 평소 돈 상관 안 하고 그냥 사고 싶으면 사고 다니다 보니 브랜드 이름 같은 것은 잘 모르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런 백도현임에도 불구하고, 대충 보기에도 아주 유명하고 어디서 많이 본 브랜드 로고들이 보였다. 혹은 아주 부자들한테만 파는 수많은 명품 브랜드 로고들도 한눈에 훅 들어왔다.
 이름만 들어도 아는 유명 브랜드의 선글라스와 원래 살던 나라에 맞춰 입은 화려한 모피를 두른 그녀의 모습은, 그야말로 온 몸을 명품으로 휘감았다는 말이 딱 어울렸다. 대충 눈에 띄는 것만 해도 10개는 넘는 명품 브랜드가 보였다. 백도현은 얼추 보이는 것들만 예상가를 잡아도 차 한 대 값은 우습게 넘어서겠다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다.

 "오랜만이네요."

 과거 방송인이었던 백도경의 전 부인 유지연. 그녀는 현역 연예인보다 더 연예인스러운 모습을 하고 드디어 고국의 땅을 밟았다.

 "결혼식 때 이후로는 처음이죠?"

 그녀가 백도현을 향해 생글거리며, 단 한번도 불러본 적이 없는 호칭을 입에 올렸다.

 "어머님은 잘 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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