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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dream of prime of life 7 본문

소설(Novel)/D.Q.D.(캣츠비안나이트 외전)

Daydream of prime of life 7

SooyangLim 2021. 4. 20. 19:00

 "그럼 어떡해요? 제가 봐도 그 집안에 있을 것 같긴 한데……."

 지훈은 pc방에서 미경의 옆 자리에 앉아 게임을 하며 말했다.
 미경이 옆에 앉아서 모니터의 기본 바탕 화면을 노려보며 말했다.

 "나도 몰라. 생각해 봐야지. 젠장, 시간은 가는데!"
 "오예 치킨각~"

 지훈은 어느새 게임에 정신이 팔린 듯했다.
 미경은 머리를 굴리며 말했다.

 "그 놈 지인을 통해서 그 집에 들어갈 방법은 없나?"
 "이혼도 했고 가족들도 다 쫒아냈고 고용인도 선별한 데다가 일적으로 만나는 것 외에는 두문불출한 놈인데요?"

 지훈의 말에 미경은 절망스런 표정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아니, 도대체가… 그 자식, 사람은 맞나?"
 "오 파밍 개꿀. 와 진짜 치킨각이네. 풍수지리 메타 간다~"
 "…야, 너 여기 게임하러 온 것 같다? 그러다 놓친…… 왔다왔다왔다!"

 미경은 즐거워하는 지훈을 나무라다가 방금 막 pc방을 들어오는 사람을 보며 황급히 목소리를 줄였다.
 지훈은 작은 소리로 탄식하듯 중얼거렸다.

 "아, 저 놈은 하마터면 지금 왔냐……."
 "야 인마! 게임 그만하고! …저 놈 맞는 것 같아."
 
 미경이 유심히 쳐다보며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지금 바로 잡아요?"
 
 지훈은 여전히 모니터에서 눈을 못 떼며 말했다.
 미경이 목소리를 한껏 낮추며 대답했다.

 "아니. 접속하면 '일단' 현행범으로 잡아야지."

 미경은 살인과 마약 거래 용의자가 불법 도박 사이트에 접속하자마자 지훈을 툭 쳤다.
 지훈은 그제서야 안타까움을 뒤로하고 모니터에서 눈을 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pc방 협조 아래 순찰 도는 척 사람들의 신분증을 검사하며 놈에게 다가갔다.

 용의자이자 도박 현행범은 재빠르게 눈알을 굴려 출구로 나가는 동선을 확인했다. 그러더니 지훈이 근처까지 올 때쯤, 지훈의 명치를 강하게 치고 자리에서 박차고 뛰쳐나갔다.

 "억!"

 지훈이 명치를 맞아서 푹 고꾸라졌다.



 미경이 그냥 지나가는 척 길목에서 은근슬쩍 발을 걸었다.

쿠당탕

 현행범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넘어졌다.

 "어이쿠! 죄송합니다~"

 지훈은 그 틈을 타 바로 제압했다.

 "이 시발년이···!"

 '아직까지는' 불법 도박 현행범의 죄목만 있는 놈의 입에서 바로 욕이 튀어 나왔다.
 지훈은 미란다 원칙을 읊으며 수갑을 채웠다.

 "당신은 불법 도박 현행범으로 체포합니다.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수 있으며 묵비권을…"
 "이런 *발! 시*년아! 니 땜에 잡혔잖아! 이 씨……! 진짜 죽여버릴 거다 *년 보* 찢**릴거야 개*년 시*년아"

 그는 쉬지 않고 미경에게 욕을 해댔다. 매너 좋은 척이라도 하는 지능적인 범죄자는 아닌 듯 했다.
 미경은 욕을 들으면서 감흥 없는 눈빛으로 내려보며 생각했다.

 '내가 니 가족이었으면 이런 소리 하겠냐? 뭐 그럴 놈일지도 모르긴 하지. 어차피 서에 가면 가족 팔면서 빌겠지만.'

 그러다 미경은 백도경 책상 위에 있던 사진 속의 백도경의 딸이 생각났다.

 "응? 가족? 그러고 보니 딸이 있었지, 참."

 미경이 중얼거렸다.

 '언론 인터뷰에서 딸이 여기서 대학을 다니고 생활해 보고 싶대서 돌아왔다는 이유도 있었어. 책상에도 딸과 찍은 사진이 있었고. 이혼 후 성년에 가까운 딸의 양육권을 포기하지 않고 데려온 걸 보면 상당히 아끼는 게 분명해. 게다가 그 집에 다른 가족은 다 쫓아냈다면 자기 아버지랑 본인과 딸만 집에 있겠지. 백진회, 백도경, 딸만 살고 있는 집이라……. 딸한테 접근해 볼까? 아니, 근데 어떻게? 뭔가 연결점이 될 만한 게 없으려나? 어떻게?'

 "…배님, 선배님? 선배님!"

 그 때 지훈이 부르는 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어? 왜?"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아까부터 말이 없으시네요."

 미경은 어느새 차에 타고 있었다.
 미경은 뒷자리를 두리번거리며 바라봤다.

 "…마약쟁이 살인 용의자 도박쟁이는?"
 "아까 한참 전에 서에 들렀는데……. 한 번 뭔가에 빠지시면 깊게 빠지시나 봐요."
 "아… 하하, 미안. 생각을 좀 하느라고……. 백도경 딸한테 접근 해볼까 싶어서."

 미경은 머쓱하게 뒷통수를 긁으며 말했다.

 "백도경 딸이요?"
 "어. 근데 마땅한 방법이 안 떠오르네."

 지훈은 잠시 생각 하는 듯하더니 말을 꺼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친구로 친해져서 집에 잠입해보면 어떨까요?"
 "친구? 어떻게? 니가 할래?"
 "네? 무슨 소리 하세요? 선배님이 하셔야죠."
 
 미경은 뭔 개소리 하냐는 표정으로 지훈을 쳐다봤다.

 "뭔 소리야? 내가 어떻게 해? 나이가 몇인데? …아."

 미경은 말하다가 깨달은 표정으로 변했다.
 미경은 자신이 젊어졌다는 사실을 까먹고 있었다.

 "근데 알맹이가 47살인데 들키지 않을까?"
 "되게 해야죠! 지금 더 선택지 없잖아요?"

 지훈은 해맑은 표정으로 말했다.



 "경찰서에서 cctv 보시고 나오셨습니다. 방금 막 갔다 오는 길입니다. 내일은 국과수에 갈 테니 일찍 나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랬습니까. 지금은 어딨습니까, 도현이는?"

 백도경이 집 거실에서 운전기사와 소파에 마주 앉아 차를 마시며 물었다.

 "댁에 모셔다 드렸습니다."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백도경이 품에서 두툼한 봉투를 꺼내 운전기사에게 건넸다.

 "늘 고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이번에 아드님이 대학에 가신다고……. 축하드립니다. 그래서 이번 달은 조금 더 넣었습니다."
 "앗! 이렇게 또 챙겨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운전기사는 봉투를 받아들며 손으로 느껴지는 두께감에 함박웃음을 띄며 말했다.

 "하하, 기사님이 챙겨주시는 거에 비하면 별 거 아니죠. 제 딸도 이번에 대학 가잖습니까. 챙길 것들이 한 둘이 아니더군요. 기사님 생각도 나고 해서 같이 챙겼습니다."
 "어휴, 정말 세심하십니다. 회장님이 정정 하셨을 때도 이렇게 꼼꼼히 챙겨주셨는데……. 그래도 첫째 아드님께서는 이리도 잘하시니 이제는 병석에서 걱정을 많이 덜으셨을 겁니다. 저라면 정말 많이 기쁠 겁니다."

 운전기사는 흥분해서 면전에서 백도경의 칭찬을 입이 마르도록 했다.
 백도경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차를 마시며 조용히 듣고 있었다.
 나이 지긋한 운전기사는 어느 새 회상에 젖어서 백진회의 이야기를 꺼냈다.
  
 "아유 우리 회장님, 그렇게 고생하시고 말년에는 아드님들까지…….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모릅니다. 지금 병석에 계시지만은 제 마음으로는 제발 지금 조금이라도 덜 힘드셨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한참을 말 없이 듣고 있던 백도경은 약간의 미소를 띠며 입을 뗐다.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걱정해주셔서 감사해하실 겁니다. 기사님 말씀 전해드리고 제가 더 잘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똑똑

 "음, 그래. 들어오거라."

 늦은 시각, 백진회가 쓰던 개인 서재 겸 개인 집무실에 노크를 하고 백제인(Jane)이 들어왔다.
 그는 세련되게 다듬은 옷과 머리가 약간 흐트러진 채 링거를 맞으며 심각한 표정으로 서류들을 하나씩 보고 있었다. 그는 노크 소리에 대답을 하면서도 서류에는 눈을 떼지 않다가, 미닫이 문이 드르륵 열리는 소리까지 나고 나서야 문 쪽을 바라봤다. 

 "어 그래, 제인아."
 "저기… 다음 주에 입학식인데……."
 "그래, 잊지 않았다. 신 부사장한테도 말 해놨단다. 준비는 다 했고?"

 그는 다정하게 미소를 띈 채 말했다.

 "네. 저,저기 근데……. 그 날… 엄마도 온다고… 들었는데……."

 제인은 외국 발음이 섞인 어색한 억양과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백제인을 바라보며 따뜻한 미소를 머금고 있던 그는, 그 말을 하는 백제인을 보자 얼굴에 미소가 싹 사라졌다.

 "거,거기 엄마 새 나, 남자도 오니까… 그러니까……."

 백제인은 그 말을 하며 이미 목이 메고 있었다.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했다.

 "네가 원하면,"

 그는 안경 너머로 차가운 눈빛을 하고 말했다.

 "지금 당장 안 오게 할 수도 있다."

 그는 링거가 달린 걸이를 잡고 자리에서 일어나 백제인에게 걸어갔다. 

 "제인아,"

 백제인은 고개를 푹 숙이고 눈물을 뚝뚝 떨구고 있었다.

 "미안하다. 진작 알았어야 했는데……."

 그는 가까이 다가가 울고 있는 제인에게 손수건을 주며 말했다.



 더 늦어진 그 날 새벽, 백씨 일가의 저택에 조용하게 차 한 대가 들어왔다. 백진회의 개인 서재 겸 집무실 앞에 헛기침 소리가 났다. 백일제약 부사장 신현석이 문 앞에 서있었다.

 "흠흠, 접니다." 
 "들어 오게."
 "도대체 이 시간에 절 왜 부르는 겁니까? 제가 개인 비서인 줄 아십니까?"

 신 부사장은 들어오자마자 불평 불만을 늘어놨다.
 둘이 자리에 앉는 동안에도 신현석의 불만은 끊기지 않았다.

 "아니, 개인 비서도 이렇게는 안 합니다. 대체 절 뭘로 아시는 겁니까?"
 "미안하네. 급히 부탁 좀 하려고."
 "부탁도 이렇게 갑자기 불러서, 그것도 이렇게 늦은 시각에 하면 안 되는 겁니다. 업무 시간 외에 대체 왜 부르는 겁니까? 각자 생활이 있고 사생활이 있을 수도 있는데…"

 신혁석이 주절주절 불만을 늘어놨다.

 "이번 달에 성과급 더 얹어 주겠네."
 "뭡니까?"

 신현석은 성과급 얘기에 바로 태도를 바꾸며 물었다.

 "그 년 하고 그 년 하고 붙어있는 그 새끼 내 눈 앞에 안 띄게 해. 제인이 눈에도."

 신 부사장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별 다른 동요를 하지 않고 말했다.

 "그러죠. 안 그래도 입학식에 올려고 했었다고 내일 말씀드리려 했는데… 제인이가 먼저 말했나 보군요."
 "그래?"
 "저보다 먼저 보너스 이야기 하며 말씀하셨으니 기쁘게 받도록 하죠."
 "역시 빠르군."
 "잠깐 대화를 했었거든요. 안…아니, 못 올 겁니다."

 신현석이 그렇게 말하며 유리컵에 담긴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전 회장님이 아니니까……."

 신 부사장이 조용히 작은 목소리로 말을 덧붙였다. 

 "아참, 운전기사님 보너스 따로 계좌에 넣어드렸습니다. 혹시 따로 더 챙기신 건 아니겠죠?"
 "자네도? 나도 챙겼는데?"
 "그걸 왜 또 챙깁니까? 제가 알아서 드릴건데."

 그 말에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신현석 부사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말했다.

 "…자네 개인 비서 해 볼 생각 없나?"
 "뭐요?"




「ㅇㅇ대학 입학을 축하합니다」

 이른 아침, ㅇㅇ 대학 정문에 걸린 현수막이 꽃샘추위의 맹렬한 바람에 흔들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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