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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토끼와의 재회

SooyangLim 2022. 11. 17. 19:01

토끼와의 재회

 고양이는 광대의 말에 그제야 지금까지 이상했던 밀메이커의 행적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그게 다 안 보여서 그런거였어? 그냥 좀 귀가 먹은 게 아니었어? 늙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 

 고양이가 충격 받은 사이에 밀 메이커는 이쪽을 흘깃 봤다. 

 "고양이는 알고 있지~?"

 광대가 미소 아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밀 메이커는 이제는 광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매몰차게 주방에서 광대를 쫓아내며 말했다.

 "응 아냐. 닥치고 꺼져."
 "힝."

 광대는 괜히 시무룩한 척 하면서도 히죽거리며 주방에서 쫓겨났다.
 그러더니,

 "우리 귀여운 고양이 어딨을까~?"

 애정이 넘쳐나는 목소리로 고양이를 찾기 시작했다.

 '아 안돼 여길 벗어나야겠어…….'

 광대가 다시 고양이를 찾기 시작하자, 고양이는 어느 웹툰의 대사 같은 소리를 마음 속으로 말하며 광대의 눈을 피해 급히 집 밖으로 피신했다.



 "아니, 저 자식은 어떻게 알고 또 찾아온 거냐옹!?"

 고양이는 예전에 밖에서 광대를 만났을 때 과한 애정에 시달린 적이 있었던 모양이다. 

 "집까지 찾아오는 건 너무한 거 아니냐옹!"

 고양이는 그가 집까지 찾아오니 너무 귀찮아졌다. 고양이는 투덜거리며 동네를 쏘다니기 시작했다.

 "어?"

 동네를 돌아다니던 고양이는 반가운 얼굴을 발견했다.

 "바쁜 토끼 아니냐옹?"
 "어? 내가 보이는 고양이 안녕? 근데 난 지금 좀 바빠서……. 혹시 숨을 곳 있어?"
 
 옷 입은 이상한 토끼는 오늘은 누군가에게 쫓기느라 바빠 보였다.

 "안 보일 줄알았더니 너 요즘 자주 보인다옹?"
 
 고양이가 이제는 짙은 초록빛이 된 근처의 개나리 덤불을 열어서 숨을 곳을 보여주며 말했다. 그곳은 이다를 처음 만났던 어린이집 건너의 개나리 덤불이었다.
 토끼는 고맙다는 표시를 하고는 개나리 덤불 속으로 숨으며 말했다.

 "요즘 이 근처에 자주 있긴 해."
 "왜 여기 자주 오냐옹?"
 "요즘 마마가 여기 자주 들리니까?"

 토끼가 이 주변에 자주 출몰하는 이유는 아마 토끼가 말하는 마마라는 존재와 관련이 있는 듯했다. 고양이가 의문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마마?" 
 "쉿!"

 갑자기 토끼가 입을 다물었다. 토끼는 불안한 눈빛과 활짝 열린 귀로 어딘가에 집중하고 있었다.
 고양이는 그런 토끼가 집중하는 곳을 바라봤다.

 '…아기 호랑이?' 

 고양이는 토끼가 아기 호랑이에게 쫓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양이는 옛날에 만난 거대한 호랑이를 보다가 아기 호랑이를 보니 괜히 웃음이 나왔다. 고양이는 용기를 내서 덤불 밖으로 나갔다.

 "어? 어디 가?"

 토끼가 놀라서 고양이를 쳐다봤다.

 "캬옹! 너 여기서 뭐 하냐옹!"
 
 고양이가 성을 내자 아기 호랑이는 깜짝 놀라서 굳어버렸다.

 "토, 토끼를 쫓고 있는데……."

 아기 호랑이는 놀라서 움츠러들며 말했다.

 "토끼를 쫓지 말라옹! 하악!"

 고양이가 거칠게 하악질을 하자 아기 호랑이는 시무룩해졌다. 그리고는 주춤주춤 하더니 어디론가 가버렸다.

 "내가 쫓았다옹."

 고양이가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개나리 덤불 안으로 돌아오며 말했다.

 "고마워. 근데 호랑이를 미워하진 말아줘."
 "응? 널 해꼬지 하거나 잡아먹으려고 그러던 거 아니었냐옹?"
 "나쁜 호랑이는 아니야. 그냥 장난치고 놀던 거였어."

 토끼가 마치 사람처럼 고개를 젓고 앞발을 흔들며 말했다.

 "…그게?"

 고양이는 좀 전에 호랑이의 모습을 떠올리며 떨떠름하게 말했다.
 그런 고양이의 반응에 토끼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물론, 호랑이 모습이라서 나도 무섭지만."
 "…그게 무슨 말이냐옹?"

 고양이가 퍼뜩 이해가 안 가서 물었다.
 토끼는 잠시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호랑이만 그런 건 아냐. 다들 그래."
 "다들?"
 "우리 사는 곳에는 다들 어려. 아마 마마를 빼고는 다 그럴 거야. 그래……. 그렇지……."

 고양이는 변한 토끼의 분위기에 잠시 침묵했다. 토끼는 멍한 눈빛으로 회상하듯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했다.

 "…많이 어려. 나도, 호랑이도. ……우리는."

 묘하게 말하는 토끼를 보며 고양이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다들 어리다는 게 누굴 말하는 거냐옹? 너는 어디 사냐옹? 마마는 또 누구냐옹?"

 토끼는 고양이의 눈을 바라봤다가 눈길을 돌렸다. 그리고 토끼는 이내 여러 감정이 담긴 눈빛과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우리는 구름 위에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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