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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Novel)/캣츠비안나이트

1부. 노인의 일기 - 다큐멘터리

SooyangLim 2021. 1. 18. 13:04

 잠시 

 일기장 밖,

 중년의 여자와 노인의 이야기가 아닌 다른 곳 다른 날.
 


 밀 메이커의 집 텔레비전에서 다큐가 방영되고 있었다.

「은하 독립과 해방의 영웅 우펜자, 그의 헌신과 행적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서거 후 발간된 폭로에 가까운 그의 자서전으로 더욱 상세히 알 수 있죠.」 

 안경을 낀 사회자가 옆의 책상에 우펜자의 자서전을 갖다 놓고 말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구구절절 상세한 기록 가운데 딱 한 부분! 바로 2장, 그의 학위 수여 직전 떠난 해외 유학 시절 갑자기 왜 다시 돌아오게 됐는지, 무엇 때문에 그렇게 되었는지는 말이 없습니다.」

 사회자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는 자서전에서 그가 겪은 사건들의 다른 원인은 그렇게 자세히 써놨으면서, 유독 그 시기만은 납득이 안 갈 정도로 짧게 언급한 채 끝이 납니다.」
 
 사회자는 우펜자의 자서전을 집어 들었다.

 「그는 자서전에서 도서관에 어떤 힌트를 남겨놨다고 했습니다.」

 사회자는 우펜자 책의 표지를 화면에 보여주며 말했다.

「그러나 구레아는 전쟁으로 도서관의 많은 부분을 소실했습니다. 우펜자 사후 많은 발간된 이 자서전을 본 후 사람들이 찾아보았지만 어떠한 힌트도 찾지 못했습니다.」

 사회자는 진중하게 말했다.

「이게 다수의 설이 있지만 크게는 4가지 설이 존재합니다.」

 사회자가네 손가락을 보이며 말했다.

「첫 번째는 도서관이 소실되었기에 더 이상 찾을 수 없어서 짧게 넘어갔다는 설. 두 번째는 기억이 잘 안 났을 것이라는 설. 그러나 그 외 다른 부분은 너무나 구구절절 적었기에 신빙성이 없죠.」

 사회자의 얼굴이 화면에 클로즈업 됐다.

「세 번째는 별 일이 아니라서 짧게 적고 넘어갔다는 설. 이 설은 우펜자가 '결정적으로'라고 언급했기에 역시 신빙성이 없습니다.」

 화면은 마타마이니 행성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어리스토 로열 빌딩을 비추는 장면으로 전환됐다. 하단에 빌딩의 이름이 자막으로 나왔다. 

 「네 번째는 우펜자가 '의도적으로' 감췄다는 것. 다수의 학자와 호사가는 여기에 무게를 둡니다.」

 화면은 빌딩의 최상층부 쪽으로 점점 다가갔다.

「생전의 그를 아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습니다. 우펜자는 장수했기에 대부분 우펜자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죠.」

 화면은 이제 안경을 낀 늙은 노인이 앉아있는 장면으로 넘어갔다.
 늙은 노인의 이름이 자막으로 깔렸다.
 
 마틴 어리스토 로열

 마틴 어리스토 로열이 말하기 시작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구레아에 다녀와서 많이 바뀌었다고 말씀하셨었죠.」

 마틴의 말이 끝나자 사회자가 목소리가 다시 배경음악처럼 깔렸다.

「마틴의 아버지 토비아스는 우펜자의 자서전에 최고의 조력자로 언급된 인물입니다.」

 사회자의 말이 끝나자 마틴이 말하는 장면이 다시 이어졌다.

「원래 예정된 기간보다 반 년 거 일찍 구레아에서 돌아왔다고 자서전에도 나옵니다.」

 마틴의 말이 끝나자 우펜자의 생전 모습이 자료화면으로 나왔다.

「아버지는 우펜자에게 물어보면 그저 미소를 띠고 침묵했다고 합니다.」

 자료화면은 우펜자가 전쟁 중 어린아이들을 보살피는 모습이었다.
 그 자료화면을 배경으로 마틴의 말이 자막으로도 깔렸다.
 그리고 이제 우펜자의 자서전이 나와서 점점 확대되는 화면으로 전환됐다.
 진행자가 물었다.

「무슨 사연이 있겠군요?」
「아마도요.」 

 마틴이 짤막하게 대답했다.
 이제 화면에 우펜자 자서전의 표지가 가득 차게 보여줬다.

 표지에는 11시를 가리키는 벽시계가 걸린 벽 앞에 우펜자가 앉아있었다. 평화상과 안경이 놓인 수납함에 팔을 얹어서 기댄 채 앉아있었다. 그리고 다른 쪽 손은 같은 시간을 가리키고 있는 회중시계를 들고 앉아있는 사진이었다. 




삑-
 
 고양이가 복실한 털이 난 발로 리모컨 버튼을 눌러 텔레비전을 꺼버렸다.




 다시 노인과 중년의 연인이 있는 병실 안.
 다시 일기장.



행성 마타마이니

마타마이니 행성력

425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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