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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et? Quite! 시즌1. 1화 본문

소설(Novel)/캣츠비안나이트

Quiet? Quite! 시즌1. 1화

SooyangLim 2020. 7. 2. 21:54

딱!

 갑자기 나무 막대기가 교탁을 강하게 치는 소리에 진우는 번쩍 눈을 떴다.

 “일어나라, 조진우! 또 자니!?”

 진우는 자신을 꾸짖는 목소리를 듣고서야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봤다.
 학교에서 마귀할멈이라는 악명을 가진, 나이가 많은 영어 선생님이 굉장히 노한 얼굴로 진우를 노려보고 있었다.

 “맨 앞에 앉아서 어떻게 하루를 안 거르고 자냐!”

 한참을 혼나고 나서야 다시 수업이 재개 되었다.
 진우의 절친이자 짝인 민수가 옆에서 다른 사람은 안 들리게 조용히 깐죽거렸다.

 “한 살 더 늙어서 자는거임?”
 “뒤진다ㅎㅎ”

 과거에 진우가 병 때문에 한 살 꿇었음을 알고 있고 서로 너무나 친하게 지내기에 허물없이 디스를 하고 받아쳤다.
 다시 수업에 집중하는 듯 보였지만, 진우는 어느새 몸만 수업을 듣고 있을 뿐 머릿속은 게임에 빠져들어서 딴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진우는 학년은 중2인데 나이는 중3이고, 공부는 관심 없고, 게임은 좋아는 하지만 딱히 대단하게 잘하진 않는다. 키는 반에서 가장 작은 민수 다음이다. 하지만 그런 진우가 좀 잘하는 분야가 하나 있다.

 딩동댕동

 수업이 끝나는 종이 울렸다. 
 진우는 갑자기 눈이 반짝였다. 바로 다음시간은 체육시간이기 때문이다.


 
 “오늘 체력장 재는 거 알지?”

 체육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말했다.

 “빨리 끝나면 축구해도 되요?”
 “빨리 끝내면.”

 반장의 물음에 체육 선생님이 호쾌하게 말했다.
 아이들은 그 말을 듣자마자 빨리 끝내고 축구할 생각에 들뜨기 시작했다.
 그리고 체력장이 시작되자 아이들은 다들 진우의 능력치에 감탄하기 시작했다.

 “아니, 쟤는 작은 게 달리기 미친 듯이 빠르네.”
 “와 팔굽혀펴기 실화냐?”
 
 각 종목을 할 때마다 반 친구들이 감탄하는 동안 선생님은 묘하게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진우를 바라봤다.
 진우는 아이들이 대단하다며 수근 대는 소리를 들으며 은근히 입 꼬리가 올라가고 어깨가 으쓱해졌다.

 “자, 남는 시간 동안 체육 창고에 도구 갖다 놓고, 축구해도 된다.”

 체육 선생님의 말을 듣고 학생들은 신나서 부리나케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들 체력장 때 쓴 도구들을 옮기는데, 특히 무거운 팔굽혀펴기 봉은 두 세 명이 나눠 들고 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진우는 그걸 혼자 번쩍 들어서 체육창고로 가지고 갔다. 

 “와, 씨. 힘도 개 쎄네?”

 그 모습을 본 민수가 깜짝 놀라서 말했다.

 하지만 진우의 진정한 진가는 이런 체력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야야 패스!”

 공이 진우 편 수비 쪽 근처의 상대 공격수 쪽으로 떨어졌다. 진우 편 수비수 친구들이 공을 아슬아슬하게 걷어내 위로 뻥 하고 날렸다. 이상한 방향으로 튀어버린 공을 따라 진우는 순식간에 이동해서 공 아래로 가서 가슴 트래핑으로 받아냈다.

 “야야! 막아막아!”

 누군가 소리 쳤지만, 이미 늦었다.
 진우는 빠른 스피드로 순식간에 상대편 왼쪽 윙의 수비진영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상대편 미드필더를 맡은 친구가 진우가 뛰는 경로로 따라 붙었지만, 진우가 태클도 유려하게 빠져나가면서 순식간에 상대 진영 안쪽으로 깊이 찔러 들어갔다.

 진우의 폭주하는 속도를 보고 어느새 반에서 가장 키가 큰 친구 3명이 마치 장벽처럼 진우를 에워쌌다.

 하지만 진우는 스피드만 좋은 친구가 아니었다.
 화려한 발재간과 기술도 겸비했다. 게다가 자신보다 훨씬 키도 크고 덩치도 좋은 피지컬의 친구들한테도 밀리지 않는 몸싸움으로 순식간에 3명을 제치고 골키퍼인 찬구와 1대1 상황을 만들어냈다.

 “야 씨 미친”
 “와 뚫림?”
 “씨x 조메시 폭주 한다”
 
 그렇다. 
 조진우의 별명은 ‘수양중 조메시’다.

 뻥-

 진우가 회심의 킥을 날렸다. 
 골키퍼의 눈에 진우가 날린 공이 비쳤다.
 
 눈에 비친 그 공은 어느새 동공을 넘었다.
 그리고 그 눈에는 하늘의 구름이 비치고…….
 골대가 비치고…….
 공이 골대 위를 넘어가고…….

 “휴, 쫄았네.”

 골키퍼 친구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홈런.
 축구에서 시원하게 홈런을 때렸다. 

 진우는 그 멋진 플레이와 한 방의 홈런 슛을 날리고는 어느새 운동장 바닥에 대자로 뻗어 있었다.
 여기서 친구들은 그의 두 번째 별명을 부르며 탄식하기 시작했다.

 “아 저 조루 메시 새끼…….”

 수양중 조(루)메시 진우는 손가락 하나도 까딱할 힘이 안 남은 듯 늙어버린 듯한 표정을 지으며 불태웠다며 중얼거렸다.

 “아 불태웠다. 개 피곤해. 오늘 집에 일찍 가서 자야 될 듯”
 “어 그럼 오늘 피방 안감?”
 “그건 가야지.”

 진우는 피방이라는 말에 바로 눈을 반짝였다.

 “미친ㅋㅋ 피방 소리에 생기 도는 거 보소?”

 민수가 그런 진우의 모습에 웃긴지 옆에서 열심히 쪼갰다.


 * * * * * * * * * * *

 원래 진우는 이토록 게임을 좋아하거나 즐기진 않았었다.
 처음엔 오랜 시간 병원에 있는 동안 친구가 그리웠고, 그 이후엔 친구들과 게임하고 그런 일상이 그리웠다. 그리고 병원에서 나왔을 때는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서 열심히 했었다. 지금은 그렇게 하다 보니 게임 자체에 매력을 느끼고 빠졌다.
 
 그런데 그렇게 좋아하는 게임을 지금 피씨방에서 하고 있는데 어쩐지 진우의 캐릭터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민수가 소리쳤다.

 “야, 탑! 뭐하냐? 뭐해, 탑? 자냐? 야 조진우, 뭐하냐고 어……. 진짜 자냐.”

 진우는 헤드폰을 끼고 피씨방에서 조용히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민수가 옆 자리에 앉은 툭툭 쳐서 진우를 흔들어 깨웠다.

 “야, 야.”
 “응?”
 “잘 거면 집에 가서 자.”
 
 진우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 친구들에게 오늘은 그냥 가야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 * * * * * * *

 진우는 집에 와서 저녁 먹기 전에 좀 잘 생각인지 침대에 누워서 폰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게이머의 경기를 보며 이불을 덮고 있었다. 게임 월드컵의 국가별로 나갈 대표를 뽑는 예선이 치러지는 것을 중계하고 있었다.

 ‘요즘 왜 이러지? 자꾸 졸리고…….’

 하지만 게임 중계에 집중하지 않고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체력장 결과 보면 예전보다 신체 능력은 훨씬 더 좋아진 것 같은데 체력은 떨어진 것 같단 말이지.’

 진우는 요즘의 자신 상태가 신경 쓰이는 모양이었다.

 ‘밥도 더 먹는데, 아니, 엄청나게 먹는데, 살은 더 빠진 것 같고…….’

 이렇게 생각하는 와중에도 졸린 지 눈이 슬슬 감기고 있었다.

 ‘전에 병원 갔을 때 재발한 건 아니라고 했는데…….’

 진우는 과거에 이런 비슷한 증상이 있었을 때 큰 병이 있었던 일이 있었기에 혹시나 그런 병이 또 재발 한 건 아닐까싶어 불안해졌다. 그 누구보다 진우 자신과 부모님은 이런 문제에 대해서 많이 신경을 쓰고 있기에 당연히 병원을 찾았었다. 그래서 이런 이상함을 느끼자마자 바로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고, 병원에서의 검사 결과는 별 문제는 없었다.

 ‘대체 뭐지?’

 진우의 눈은 어느새 거의 감겨가고 있었다.

 ‘잠 오는데… 뭔지는 모르겠고… 아 짜증나네.’

 “아 몰라.”

 그렇게 말하며 진우는 본격적으로 좀 자기 위해서 휴대폰은 침대 옆 협탁에 화난 듯 확 올려놨다.



 그런데…….

쾅!

 엄청난 소리를 내며 협탁이 완전 산산조각이 났다.
 덕분에 협탁 위에 놓인 스탠드 등도 박살이 났고, 내려놨던 휴대폰도 박살이 났다.

 진우는 놀라서 눈이 번쩍 뜨이고 잠이 확 달아났다.

 “헐?”

 진우는 벌떡 일어났다.



진우가 팔을 받치고 일어난 침대에서 뭔가 이상한 소리가 나더니 침대가 훅 꺼졌다.
 
 “…….”

휴대폰 -1
협탁 -1
침대 -1
스탠드 등 -1

 진우는 이 사태에 놀라서 넋이 나간 것처럼 얼어버렸다.

진우의 멘탈 -1

 그 때 이 엄청난 소란에 진우 엄마의 놀란 목소리와 함께 방문이 열렸다.

 “뭐야!? 무슨 소리야!?”

엄마에게 맞을 등짝 -1

 진우는 이 말도 안 되는 사태에 대해 딱히 자신의 잘못이 없는 것 같지만 일단은 뭔가 변명하듯 말을 꺼냈다.

 “아니, 그게, 내가 그럴려고 그런 게 아니라……”

 그런데 말을 하는 도중에 진우는 점점 이상한 걸 느꼈다.

 “갑자기…어?” 

 갑자기 세상에서 멀어지는 것 같고
 배가 아닌 머리로 배고픔이 느껴지고
 손이 차가워지는 것 같고 
 제정신? 그 제정신이란 건 뭔가 싶고
 뭔가 단 것을 먹어야 될 것 같고 
 식은땀이 나고
 실소가 나는 것 같고
 근데 얼굴은 굳은 것 같고
 시야가 멀어지고
 감각이 점점 사라지고 
 핑그르르

 핑그르르?

 어라

 핑그르르?

“진우야!!!”

 진우가 그대로 쓰러졌다.
 진우 엄마의 비명에 가까운 소리로 진우를 부르며 진우에게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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