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림
2025.05.31 읽은 책들 본문
근 몇 년 동안 읽은 책을 정리를 안해놨더니 머리에서 엄청나게 날아간 걸 느꼈다.
더 휘발되기 전에 기록해놔야 될 것 같아서 적는다.
(사진첨부-2025.07.01사진들은 어둡고 붉게 찍힘)
시경 (출판사:홍익 옮긴이:심영환)

예전에 논어를 읽은 뒤에 적은 글에서 시경을 읽고 있다고 했었다. 그때는 읽은 직후에 바로 글을 적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어영부영하다보니 몇 년이 흘러버렸다. 아무래도 메모해둔 부분이 많아서 그걸 다 기록하자니 부담스러워서 그랬다. 그래서 오늘은 좀 짧고 가볍게 적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타자 중이다.
시경은 아무래도 시이다보니(인터넷 검색해보면 일종의 민요집이라고도 했다) 읽는데 시간이 엄청나게 걸렸다. 하나하나 읽고 생각해야 하는 부분도 그렇거니와, 표면으로 드러난 의미 외에 다른 의미가 있거나 배경이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 찾아봐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찾을 때마다 인터넷 만세, 스마트폰 만세라고 생각했다. 이런 도구들이 없었으면 어쩔 뻔 했나 싶었다.
다음은 메모해놓은 부분들이다.
국풍
이 부분을 읽으면서 풍을 노래라고 번역하는구나 하고 신기해 했다.
◎용나라의 노래
-납가새
납가새는 덩굴 식물의 이름으로 개족보와 살인 사건을 비유했다. 이 시와 관련된 사건의 위선공이 일으킨 사건의 전말을 찾아봤는데, 왜 말을 아꼈는지 이해가 가면서도 적당히 시를 지어 비판하는 것이 참 점잖기도 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처음에는 얽히고 설킨 관계와 생소한 이름의 발음 때문에 이해가 안 가서 관계도를 한참을 생각해보고서야 정리가 됐다.
시가 아니라 욕으로 몇 천 년 간 떠내려오지 않은게 신기하다. 지금 굳이 욕을 안 쓰고 있는데, 아마 누군가는 욕을 하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거라면 몇 천 년간 당시 욕으로는 안 떠내려 왔어도, 실시간으로 욕 먹고 있는 셈이다.
-무지개
바람난 여자를 비판 한 시이다. 위의 납가새에서도 그렇지만 예나 지금이나 불륜은 문제다.
책에는 음란한 풍속이 유행하면 자주 무지개가 뜬다는 해설이 적혀 있다. 그 말의 진위여부는 알 수 없지만 무지개가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걸 처음봐서 신기했다. 물에 의한 빛의 산란 작용을 다양한 곳에서 여러 상징적 의미로 쓰는 게 재미있다.
-쥐(相鼠)
쥐도 가죽이 있고 이빨이 있고 몸이 있는데, 인간이면서 왜 체통이 없고 입 닥칠 줄 모르고 예의가 없나? 그럴 거면 걍 나가 죽지? 하는 느낌으로 비판하는 시였다. 무례하고 나대는 인간을 더러 쥐만도 못한 놈이라고 점잖게 욕하는 느낌의 시였다.
시도 좋고 의도 또한 알겠는데,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쥐를 과대평가 한 것 같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수레를 몰고(載馳)
허나라 목공의 부인(위나라 사람,인터넷에서는 허목부인이라고 쓰인 것도 봄)의 시라고 한다. 굳건한 의지와 포부가 느껴지는 시였다. 하지만 그녀가 택할 수 있는 수단이 과연 그게 최선의 방식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시의 느낌으로는 제목이 수레여 달려라! 라는 해석도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위나라의 노래
-대나무(淇奧)
물 이름 기淇에 물굽이 욱奧자를 쓰는데 왜 책에서는 제목을 대나무라고 한국어 번역을 써놓은 건지 의문이다. 더군다나 시의 본문 해석상으로는 기수의 물굽이라고 쓰여 있는데 말이다.
시는 위나라 무공에 관한 시이다. 이 시에서 절차탁마라는 사자성어가 나왔다. 논어에서도 이 시에 관한 언급이 나온다. 유래가 되는 시를 보니 신기했다. 그리고 시 전체의 맥락을 보고 사자성어를 보니 느낌이 좀 달랐다. 사자성어로는 거침없는 기세가 담긴 정진과 수행 느낌이 강한데, 시의 맥락에 비추어보니 인내·절제가 담긴 수련의 느낌도 상당 부분 차지했다.
그리고 책에서는 위나라 무공을 찬양한 시라고 하는데, 인터넷에 다른 이는 다른 서적에서의 언급을 들어서 위무공 본인이 스스로를 경계하고자 지은 시라는 말이 있었다. 만약 본인이 지은 시가 맞다면, 맥락 상으로 스스로가 생각한 기준에 부합하는 군자를 칭송하고 본인이 그에 따라 살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쓴 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초가집(考槃)
해석은 초가집으로 되어 있다. 한자는 상고할 고考자에 소반/즐길/악기이름 반槃자로(각 한자의 다른 의미들 검색해보면 여러 뜻이 나온다) 해석상 은자가 은둔하는 집을 말하는 듯 하다. 과거 여럿 고전 시가와 안빈낙도라는 사자성어가 생각 났었다.
죽림칠현도 그렇고 현대의 자연인이나 휴양지 같은 것도 그렇고 자연에 은거하려는 소망과 환상이 여러가지 형태의 작품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것이 재밌게 느껴졌다. 누항사나 현대의 여러 모습들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소망이라는 생각이 든다.
-멍청한 남자(氓)
해설에 동양판 여자의 일생(소설)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시가 여자가 남자한테 잘못 빠져서 인생 말아먹은 여자가 말하는 듯한 내용이다. 예전에 어릴 적에는 이런 종류의 글을 보면 남자가 나쁜 놈이네 하고 생각해서 제목이 그렇구나 하고 생각했던 것 같고, 조금 더 커서는 여자가 멍청하다고 생각해서 반어적인 표현인가 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서는 이런 류의 글을 읽거나 상황을 접하면 남자든 여자든 안 좋은 상황으로 빠져든 환경과 사리분별할 할 수 없게 된 환경, 그리고 제대로 가르침을 주지 않는 주변인들이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더 이후에는 그냥 인간이 문제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또 생각이 바뀌어서 다른 생각을 가진 뒤로는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왕골(芄蘭)
이 책에서는 환란(아마 박주가리인듯)을 왕골이라고 번역하였다. 어린이가 어른 흉내를 내는 걸 풍자한 시이다. 다른 데서 찾아보니 위혜공 삭을 풍자했다는 말이 있었다. 어느 쪽이든 간에 어린 자가 어른인 척 하는 걸 못마땅해 한다는 의미는 같았다. 예나 지금이나 이런 사람들은 많았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 시대엔 꽤 어린 나이에 어른이라고 인정받을텐데도 말이다.
◎왕나라의 노래
-흐르는 물(揚之水)
고향을 떠나 변방 수비 서는 사람이 아내를 그리워하며 지었다는 시이다. 책에는 없지만 찾아보니 견융, 주유왕, 주평왕과 관련된 이야기가 얽혀있는 시라고 한다. 그 이야기가 진짜 이 시와 연관된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으나, 진짜라면 얽혀있는 이야기를 알고나니 그저 그리워하는 시가 아니라 백성의 서글픈 원망이 서려있는 시임을 깨달았다. 동시에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과도 겹쳐지는 부분이 있어 씁쓸해졌다. 전쟁이 싫다.
-토끼(兎爰)
세상이 안좋아져서 약은 놈들은 요리조리 빠져나가고 안 그런놈들이 걸리는 걸 한탄하고는 차라리 잠들어서 안 보고 싶다는 내용이다. 이때도 난리였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찾아보니 동주 시대가 된 이후에 지어진 시인듯 했다. 시에서는 잠들어서 안보고 싶다고 했지만, 이 시가 후대로 이어져 내려온다는게 결국 스스로 증명해낸게 아니었나 싶다. 이 시처럼 누군가 아닌 건 아니라고 한 부분이 역사에서 주목받아 수천년을 넘어 나 같은 다른 나라 사람에게 전해졌으니 말이다.
◎정나라의 노래
-흐르는 물(揚之水)
형제 사이 남 말 믿지 말라는 내용인데, 현대의 시선에서 보면 상황따라 다른 것 같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이 시의 지적이 옳지만, 종종 가족이 옭아매거나 괴롭게 하는 경우를 봐서 그런 생각이 든다.
◎제나라의 노래
-닭 울음 소리(鷄明)
제나라 애공(齊哀公)이라는 자가 여색에 빠져 아침이 되서 조회 시간이 되서 닭 소리(현대로 치면 알람벨)가 나는 데도 파리 소리라는 등 헛소리 하면서 안 나가니 그의 비가 지은 시라고 한다. 요즘도 그렇지만 각 성별에게 상대 성별을 조심하라거나 상대 성별이 나쁘다고 가르치는 말이 나라를 가리지 않고 널리 퍼져있다. 근데 난 가끔 과연 그래서가 아니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한다. 무슨 소리냐면, 사실은 본인이 그런걸 가리지 못하거나 그런 욕망이 있으니 그런 인간들과 어울리는게 생각을 한다. 그러니까 큰 의미에서 보면 상대 성별을 조심하라는 말이 맞는데, 결국은 자신을 갈고 닦고 경계해야됨이 맞지 않나라는 생각을 한다.
-동도 트기 전에(東方未明)
밤낮 가리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위에서 명령이 내려와서 정신없다는 의미가 담긴 시이다. 현대에 사는 나는 24시간이 돌아가는 사회에 살아서 안타깝게 느껴졌다. 저렇게 계속 부르는 상황을 싫어하는걸 뭐라고 하는게 아니고, 차라리 부를 일 없게 일을 줄이던가 아니면 사람을 더 써서 24시간 계속 돌아갈 수 있게 하는 체제로 만드는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니 옛날에는 전기가 없어서 어두웠고 현대 한국과 같은 치안 상황이 아니니 그럴 수가 없었나 싶기도 하다.
◎위나라의 노래
-복숭아(園有桃)
나라 상황인지 시대인지 뭔지를 답답해 하는 마음이 쓰인 시이다. 화자가 이해 되고 공감이 되었다. 동시에 안타까웠다. 행동을 해야 바뀌니까 말이다. 이렇게 시가 몇 천년을 넘어 타국으로 전해졌다는게 뭐라도 한게 도움이 된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민둥산(陟岵)
책에는 민둥산이라고 제목에 되어 있는게, 한자나 내용으로 보면 민둥산에 올라서라는 의미인 듯 하다. 부모 형제가 부역나가 있는 자신을 걱정하는 마음을 남긴 시이다. 이 시가 더 와닿고 절절하게 느껴지는게 한국도 이런 상황이기 때문이다.
-박달나무(伐檀)
책은 제목을 박달나무라고 번역이 되어 있는데, 박달나무를 베다 라는 뜻인듯 하다. 내용은 고되게 일해도 먹고 살기 힘든데 누구는 재물을 받아서 쌓아둔다고 뭐라하는 내용이다. 책에는 탐욕을 풍자한 시라고 했다. 이 시를 보면서 든 생각으로는 일 안하고 탱자탱자 노는 것과 재물을 쌓아두고 썩히는건 나도 안좋게 봐서 동감한다. 그리고 부적절한 방식으로 재물을 받아 처먹는 것도 다 처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탐욕이나 욕망, 그리고 재물을 축적하는게 무작정 나쁜가? 에는 의문이 든다. 그리고 여기서 재물을 쌓은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재물을 쌓았는지는 모르기 때문에 고개가 갸웃거려진다(부패라면 마땅히 쳐내야한다). 누군가가 일을 고생해서 하고 많이 하고 있고 그럼에도 큰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면, 일단 그를 위해서 사회 구조 개선과 동시에 기술 개선도 먼저 해봐야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만약 재물을 많이 가진 사람이 올바른 방식으로 재물을 쌓았다면, 재물을 축적한 놈들이 다시 사회를 위해 사용하도록 해서 경제와 사회를 견인하도록 하는 방식도 고민을 해봐야되지 않나 라는 생각도 한다.
-큰 쥐(碩鼠)
탐욕에 찌들어 가혹한 세금으로 곡식을 갈취하는 탐관오리를 쥐새끼로 비유한 시이다. 보면서 그럼그럼 탐관오리는 집과 곡식을 갉아먹는 쥐새끼나 다름 없지 라고 생각했다.
◎당나라의 노래
-느릅나무(山有樞)
무덤에 다 갖고 갈 수도 없는데 현재를 즐기지 않는 구두쇠에게 즐기고 살라는 의미를 담은 시이다. 동감하는 바이나, 보통 이렇게 재물을 악착같이 모으는 이들 중에는 자식을 위해서 그러는 사람을 본 적이 많았었다. 이러나 저러나 부모나 자식이 있는 가정을 위해서든 이런 사람이 넘쳐나는 나라를 위해서든 간에, 스스로 독립해서 먹고 살 방도가 많은게 좋겠지 하고 생각한다.
-감초(采苓)
책에는 제목을 감초라고 번역되어 있는데, 시의 어조를 보면 감초를 캐네 라는 번역이 더 자연스러운 것 같다. 책에는 남이 없는 죄를 있는 것처럼 꾸며서 헐뜯은 말하는 것을 풍자한 노래 라고 적혀있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모서(毛序)에 참언(讒言,거짓말)을 좋아하는 진헌공(晉獻公)을 비난하는 시라고 한다. 자세하게는 계비(繼妃) 여희(驪姬)가 거짓으로 꾸며낸 말을 듣고 태자 신생(申生)을 죽이고 중이(重耳)와 이오(夷吾) 두 공자를 나라 밖으로 쫓아낸 진헌공을 비난한 시라고 한다.
역시 예나 지금이나 중상모략에 주의해야 한다. 근데 상대방이 작정하고 속이면 어떻게 분별해야 할까? 인간관계까지 전부 다 그물망에 넣어버리던데 말이다. 과거부터 내려오는 이런 글들과 주변을 보면 평소에 교차검증 장치를 많이 마련해둬야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진나라의 노래
-처음처럼(权舆)
예의가 처음과 달라 진 것(내오는 상이 점점 빈약해 진 듯)을 비판하는 시이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누군가는 접대 받고 먹고 마시려 하니 그런 거다라는 말이 있었다. 이 시가 적힌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둘 다 어느 정도 동감을 했고 상황을 더 알 수 있으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 잘 해주다가 빈약해지는 것도 무시 하는 것 처럼 느껴져서 별로라고 생각하지만, 언제나 처음과 같이 술과 음식을 진수성찬으로 바라는 것도 좀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애초에 저 시대에 술은 사치재(현대에도 술에 따라 사치재인 경향이 있다)일텐데 상대방 쪽에서 부담이 심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나도 시를 읽으며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 떨어지는 짓을 하면 나는 비슷하게 응수하는 경향이 있기에 이 시의 당사자와 상대방이 어떤 관계인지도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래도 양쪽 입장을 다 겪어본 적이 있다보니 배경 상황을 좀 더 알아보기로 했다.
찾아보니, 한조(漢朝) 때 초원왕(楚元王,전한(前漢) 초기의 황족이자 제후왕으로 자는 유(游) 시호는 원(元)으로 황제인 한고조(漢高祖) 유방(劉邦)의 동생) 유교(劉交)가 신공(申公)과 백공(白公) 및 목생(穆生)을 공경하여 극진히 대우했는데, 술을 좋아하지 않은 목생(穆生)을 위해서 왕은 늘 술을 준비할 때에 목생(穆生)을 위해서 단술을 따로 준비했다. 나중에 유교의 뒤를 이은 유무(劉戊)는 처음에는 베풀다가 나중에는 베푸는 것을 잊었다 한다. 목생(穆生)이 물러나며 "이제 떠날 때가 되었다! 단술이 없으니 왕의 뜻이 태만한 것이다. 떠나지 않는다면 초나라 사람들이 장차 나를 시장으로 끌고가 목에 사슬을 맬 것이다."라고 말하고 질병을 핑계대고 떠나려 했다. 신생과 백공이 찾아가 간곡히 말리면서 "어찌하여 선왕의 덕을 생각하지 않소? 지금 왕은 하루 아침에 작은 예를 잃은 것뿐인데 어찌 이와 같이 심히 대하시오?"라고 말했다. 목생이 답하기를 "선왕이 우리 세 사람을 예우한 것은 도(道)가 있었기 때문인데 지금 소홀히 한다면 이는 도를 잃은 것이오. 도를 잊은 사람과 함께 어찌 오래도록 살면서 구구한 예를 논하겠소?"라고 말하고 병을 핑계하여 초나라를 떠났다. 다른 배경으로 모시서(毛诗序)에는「권여(权舆)」선군을 모시던 구신들과 현자들을 처음과 달리 홀대했던 진강공(秦康公)을 비난했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찾은 배경을 보고 나니 나는 더 아리송한 상태가 되었다. 첫번째 배경으로는 보고 든 생각은 두 가지 였는데, 하나는 암만 왕이라지만 아들까지 대를 이어서 심지어 술 안 좋아하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단술까지 챙김 받는 그런 접대 받았던 거냐라는 생각이 들었고, 두번째는 그래도 아버지 대의 손님인데 그리 대한 걸 보니 어쨌든 화자가 감지한 목 날아갈 징조였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두번째 배경에 대한 설명은 본 후로 든 생각은 그렇게 소홀히 했다면 욕 먹을 수 밖에 없지 라는게 내 생각이었다.
어쨌든 처음에 비해서 소홀해지는건 존중이 떨어지는 징조이므로 예가 아니니 시의 의도와 교훈은 이해를 했다.
◎조나라의 노래
-하루살이(蜉蝣)
책에 귀족들이 정치는 돌보지 않고 화려한 옷차림에만 신경쓰는 것을 하루살이의 덧없음에 비유했다고 한다. 그리고 주희(아마 주자를 말하는듯?)가 가까운 것에만 신경쓰고 멀고 큰 것은 잊어버리는 것을 하루살이에 비유해 풍자했다고 적혀있었다. 현대에 외교적 의미로 의상, 음식, 행사 순서 등 온갖 곳에 의미를 담는 것이 생각났는데, 시를 비판하는게 아니라 제대로 할 일 하면서 외관에 신경 써야 빛을 발하는 법인데 그렇지 않았으니 이런 시가 나왔나보다 라는 생각을 했다.
문득 생각나는 건데, 예전에 어떤 썰을 듣기로 북쪽의 어느 외교관이 여러나라 국빈들을 초대를 했는데 그 날을 위해서 식사라던가 그런 것을 꽤 무리해서 준비했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당일에 손님이 거의 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외교관이나 준비한 이들이 마음도 상했지만 후처리도 고생했다고 한다. 물론 외교 관계가 파탄났다던가 얻을 게 없는 자리라는 것도 있겠지만, 그런 상황을 초대 받은 국가들의 손님들도 아마 사정을 어느정도 알지 않았을까. 본국에는 굶는 이들이 넘쳐나는 판국에 그런 대접을 받을 걸 생각한다면 그 음식들이 목에 쉽게 넘어가지도 않을 거고 그 자리가 가시방석 같지 않았을까 싶다. 여담이지만 윗쪽은 여기가 쌀 소비량이 줄어든게 고기나 면 등 다른 걸 많이 먹어서란걸 알런지 궁금하다.
-뻐꾸기(鳲鳩)
책에 위정자의 선정을 찬양하는 노래라고 적혀있었다. 한결 같이 바른 마음을 견지하고 행해나감을 칭찬하고 기원하는 시였다. 시의 의도는 알겠는게, 나는 시를 보면서 이 시대 사람들은 뻐꾸기가 탁란하는 것을 몰랐나? 하는 생각을 했다.
◎빈나라의 노래
-이리(狼跋)
제목은 낭발, 이리가 밟다 라는 의미인듯 하다. 책에 따르면 주공(벼슬이름, 주 지역 담당이라 주공, 강태공과 함께 형인 무왕을 보좌하여 상나라 주왕을 몰아내고 멸망시켰다 함, 후에 조카 성왕에게 권력을 넘김)이 관숙과 채숙의 유언비어 때문에 성왕의 의심을 샀으나 몸가짐과 행실이 빗나가지 않아 이름 아름답게 여겨 부른 노래라고 한다. 내용을 보면(책과 인터넷 검색한 것 혼합 참조) 꼬리나 턱살 밟고 비틀거려도 공을 사양하고 의젓하다는 의미로 비유한 주공을 비유했다. 시처럼 바른 사람은 주변의 음해가 있어도 굳게 나아가고 자리를 지키니 보기 좋다. 근데 요즘에는 워낙 조작도 많고 음해도 많아서 그저 자리를 혼자 깨끗하고 잘 지킨다 하여 위가가 왔을 때 잘 버텨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그런 경우에는 주변에서 도와주는 경우가 많으니 역시나 주변 사람들에게 잘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雅)
아가 무슨 뜻인가 했더니 형식상 구분인 듯 했다. 찾아보니 조회(朝會)나 연향(宴饗) 때 연주하는 노래라고 한다.
대체적으로 궁중에서 쓰인 듯 한데, 때문에 위의 국풍과 차이가 났다. 전반적으로 확실히 국가에서 나올 법한 느낌이기도 하다보니 감정적인 느낌이 적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덕분에, 읽는데 재밌다거나 하는 느낌은 적었던 것 같다. 그리고 아편 읽을 때부터는 슬슬 졸고 있어서 집중력이 많이 흐트러졌었다. 덕분에 메모도 많지 않다.
소아(小雅)
소아는 궁중 잔치 노래라 한다. 제사 지내는 풍의 민요도 섞여있다고 한다. 인터넷 검색에 따르면 주로 제후국이나 작은 정사나 민간의 의식이 있을 때 쓰인다고 한다. 난 소아편을 전체적으로 읽으면서 든 생각이, 이게 노래라면 잔치나 제사에서 써도 되나? 하는 생각도 했다. 종종 우울하거나 비판적이라 민간에서 쓰기엔 문제될 것 같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사슴에서 남해까지
-아가위 나무(常棣)
힘들 때 형제가 있으니 좋다는 형재의 우애를 말하는 노래이다. 책에 주공이 관중과 채숙을 토벌하고 지은 노래라고도 한다고 적혀 있다. 위에 적힌 이리라는 시를 보고 이 시 하고 이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결국은 토벌당했군 하고 생각했다.
대아
궁중에서 조회할 때 부르는 노래라고 한다. 잔치할 때 부르는 노래도 섞여 있다고 한다.
◎문왕에서 문왕의 명성까지
-두릅나무(棫樸)
문왕을 칭송하는 시이다. 수사적으로 아름답다. 진심으로 감탄하긴 했는데, 다만 한 가지 궁금한 건 이걸 본인 앞에서 직접 노래 부르거나 시를 지어 보게 했을까? 아부급으로 아름답게 쓴 시라서 만약 면전에서 봤으면 나라면 얼굴이 화끈거렸을 것 같다. 그리고 시경을 읽다보면 느끼는게 전반적으로 주나라에 대해서 좋게 쓴 시가 많아서 가끔은 가우뚱하기도 했다.
◎백성을 낳다에서 멀리하니
-멀리하니(板)
책에 따르면 관리들이 나라를 위해 올바로 일하라고 경계하는 시라고 적혀있다. 관리들이라고는 하지만, 현대를 비추어 보면 회사원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참고할만한 시이다. 교훈이 되는 시라고 생각했다.
책에 부연 설명에 '특히 4연은 나이 많은 선배들이 후배 관리들에게 충고하는 내용은 여전히 유효한 것 같다'라고 적혀 있는데 보고 웃음이 나왔다. 왜냐하면 4연 내용이 부서 달라도 어쨌든 동료이니 선배 말 좀 들어라는 내용에 가까운데, 이 책을 옮긴이의 심정이 드러나는 듯 해서 그렇다. 그리고 이 책의 초판이 1997년이고 개정판이 2012년, 신개정판이 2021년이고 이 시가 쓰인 시절은 최소 2000년 전이고, 블로그에 글을 적는 시점은 2025년인데 이런 일이 언제나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재밌다고 생각했다. 이렇듯 몇 천 년을 전해 내려오지만 매번 반복되니 재밌었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사람들은 남 말 안 듣지 않나 하는 생각과, 결국은 일 터져서 고생하거나 겪어야 그때서야 겪은 바를 얘기하며 또 남에게 충고하겠지만 상대는 결국 또 안 듣고 역사는 반복되겠지 하는 생각을 했다. 요즘 종종 인간이 동물을 키우면서 동물한테 눈에 뻔히 보이는데 왜 그러나 혹은 왜 하지말라는 짓을 할까 하면서 답답해 하는걸 본 적이 있다. 근데 그걸 같은 인간끼리도 그러고 있고, 나도 주변에서 볼 때 답답하고 그렇겠지 싶어서 재밌를 느꼈다.
◎위대한 상제에서 하늘이시여까지
-위엄있는(抑)
위나라 무공이 스스로를 경계하기 위해 지었던 시라고 한다. 읽으면서 귀감이 되는 시라고 생각했다. 고전을 읽다보면 이래서 고전이구나 싶은 느낌이 오는 글귀들이 있는데 이 시가 특히 그러했다.
-백성들(蒸民)
5연에 人亦有言 柔則茹之 剛則吐之 維仲山甫 柔亦不茹 剛亦不吐 不侮矜寡 不畏疆禦 부분을 보면서 감탄고토(甘呑苦吐)라는 사자성어가 혹시 여기서 유래한건가? 하는 생각을 했다. 감탄고토는 다산 정약용의 이담속찬에 등장하는 문구라고 하던데, 그게 여기에서 유래한 것인가 하고 생각했다(실학자이기 이전에 굉장한 성리학을 깊이 공부한 사람이었으니?).
-하늘 우러러(瞻卬)
주나라 포사와 관련된 내용이다. 전해져 내려오는 내용을 보면 포사, 달기, 말희 셋 다가 비슷한 형식이다. 너무 엇비슷해서 한 명이 나머지의 모티브로 짬뽕되서 나머지도 비슷하게 덧입혀져서 후대에 전해져 내려오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고는 한다. 요즘도 보면 누군가를 폄하할때 남녀 가리지 않고 사치나 색에 빠진 것으로 과거와 비슷한 형식으로 몰아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종종 하는 생각이지만, 본인이 망한 원인을 상대방인 여자 탓 남자 탓을 하지만, 가끔은 본인이 대처를 잘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생각한다(작정하고 속이거나 추후에 본색을 드러내는 경우 말고). 그래서 어떤 때에는 무작정 상대방을 악으로 몰아가며 욕을 해대는게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포사(전승이 진짜라면)의 경우를 보자면, 애초에 포사가 비단 찢는 소리에만 웃는 여자면 당연히 멀리해야 하지 않나? 여자고 나발이고 간에 기본적으로 인간으로서 이상한 인간인데 이 인간 미쳤잖아 하고 기겁해야 하는 거 아닌가. 여튼 이러한 생각을 하다보면 결국 후대에 덧입혀진 내용도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을 해본다.
-하늘이여(召旻)
나라가 망해가는 것을 보며 한탄하는 느낌이 들었다. 시를 보며 답답함과 괴로운 심정이 와닿았다.
대아편 다음인 송(頌)부터는 대체적으로 제사 관련 시들이 많아서 그런지 기리는 느낌이 많이 났다. 하기야 제목부터 기릴 송이긴 하다. 그래서 더 이상 메모를 하지 않았다.
시경은 논어를 읽을수록, 그리고 사자성어 같은 것들을 볼 때 마다 시경과 관련된 부분이 많아 늘 읽어야할 필요성을 느꼈었다. 그래서 논어를 읽는 중에 읽기 시작한 된 책이다. 그런데 시경을 읽을수록 서경을 읽을 필요성도 느끼게 되었다. 서경은 개인적인 이유로 일부러 나중에 읽을려고 놔뒀는데 그래서 될 일이 아니었다. 이래서 사서삼경은 같이 읽어야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완벽한 공부법 (고영성·신영준, 로크 미디어 출판사)

날이 갈수록 기억력이 안 좋아지는 마당이라 기억력에 대해서 찾던 중에 발견하게 된 책이다. 마침 살면서 이것저것 배워보자 하는 생각을 하던 차라 제목에 더 눈길이 갔다. 근래 기억력에 관해서 뇌과학 쪽에 대한 것도 찾아보고 하다보니 이 책에 나온 방법들이 꽤나 고개가 끄덕여 지는 부분들이 많았다. 그리고 나온 방법들을 몇가지 시도해보니 제법 효험이 있어서 만족스러운 책구매였다.
특히 책을 읽으며 주목한 키워드가 몇 개가 있다. 그 중 하나는 메타인지였다. 처음에는 한 번도 접하지 못한 단어라서 매우 낯설었는데, 설명을 읽을 수록 명상이나 팔정도의 정견의 개념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상황 인식과 감정 부분만이 아니라 공부에서도 이런 유형의 인식이 중요하구나 하고 생각했다.
또 다른 키워드로는 시험효과와 인출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아무리 시험을 반복하고 인출을 반복해도 기억을 못하는 일이 자주 있었다. 가장 크게 기억나는게 고지서 같은 경우에 자동 이체가 아니라 매번 입력해서 지출을 확인 하는 항목이 하나 있는데, 그걸 매달 8년을 했는데 기억을 제대로 못했다. 근래엔 어찌저찌 외우긴 했는데, 아직도 헷갈리는 판이라 속으로 비애를 느끼고 있던 와중이었다. 근데 책을 읽으며 생각해보니 언제나 고지서를 보고 입력하고 다른 방식으로는 써먹을 일이 없어서 더욱 못 외운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렇게 생각을 했냐면 여기 창의성에 관한 대목과 연관지어 생각나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스토리 쓸 때도 수집한 정보를 그냥 바로는 기억 못하는데(심지어 내가 만든 캐릭터 이름도 까먹어서 다시 찾아보곤 했다), 그림이든 소설이든 뇌내로 생각하다가 여러 방식으로 표현하거나 뇌내 가공을 하고 나면 각인된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입력된 방식을 머리 속에서 프로세싱하는 과정과 출력하는 방식이 다 이뤄져야 그게 장기 기억으로 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담이지만, (요즘은 잘 안들리는 말이긴하지만)가끔 하는 얘기로 한국인들이 종종 발상이 부족하고 창의력 부족 하네 마네 하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그 이유가 멍 때리면서 잡생각할 시간도 없고 생각할 여유도 없고 수면이 부족해서 그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인풋도 많고 짜내서 출력할 건수는 많은데 막상 그 중간 과정인 프로세싱 시간이 부족한 게 아닐까.
사람을 얻는 지혜 (발타자르 그라시안)

유투브를 보다가 우연히 알게된 책이다. 시경처럼 계속 읽다가 생각을 하느라(시경만큼은 아니지만) 읽는데 오래 걸린 책이다. 특별히 메모를 하며 읽은 책은 아니고 하나하나 곱씹어 읽는데 집중했다. 막연히 생각만 하던 부분을 글로 옮겨줘서 감탄을 하게 되는 부분이 많았다. 아마 한 번 더 읽게 될 것 같은데, 그 때는 가능한 망각을 막기 위해서 메모를 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분명 많은 부분이 좋지만)모든 종종 어떤 부분이나 구절은 항상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고 생각기도 했다. 어떤 삶을 살아가고 어떤 이들과 인간 관계를 꾸리냐에 따라 다르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종종 들었다. 물론 많은 부분이 동감이 가긴 했다. 그간의 경험이나 들은 사건들이 떠오르면서 아 그렇군 그렇지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이 책 역시 읽다보면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고전인 이유가 있다고 확 와닿은 책이었다. 모든 부분을 지침으로 삼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살 날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매우 많을 거라고 본능적으로 느껴졌다. 아마 망각을 안하고 체화를 하고 어떻게 대처할지 깊이 유념한다면 말이다.
바쁘기도 하다보니 책을 많이 못 읽기도 했거니와 기록 해놓은게 많지 않아서 블로그에 적을만한 책이 많지 않다. 그래서 아쉽다. 다음엔 좀 더 여러 권을 적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책 읽는 것도 그렇고 스토리 짜내는 것도 그렇고 나한테는 정말 행복한 일인데 못하고 있어서 많이 슬프다. 빨리 해결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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