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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동화 본문

소설(Novel)/중단편 및 기타

구름 동화

SooyangLim 2022. 7. 16. 19:41

 어느 날, 아이의 부모님이 사라졌습니다. 아이는 부모님이 보고 싶었습니다. 아이는 마음속으로 하늘에게 간절히 소원을 빌었습니다.

 "엄마 아빠를 만나게 해주세요."

 밤마다 아이는 소원을 빌었습니다.
 아이가 소원을 빈 지 3일째가 되던 날, 뭉게구름이 아이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안녕? 나는 뭉게구름이야."
 "안녕, 뭉게구름아."

 뭉게구름이 천천히 움직이며 말했습니다.

 "너의 소원을 듣고 도와주러 왔단다."

 뭉게구름의 말에 아이는 놀라며 물었습니다.

 "나는 마음속으로 하늘에 소원을 빌었는데 어떻게 내 소원을 들었니?"
 "나는 하늘에 사는 구름이니까 소원을 들을 수 있어."

 뭉게구름의 말에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뭉게구름이 말했습니다.

 "내가 하늘에 있는 너의 부모님을 찾아볼게. 하지만 하늘은 아주 넓어서 나 혼자서는 찾을 수 없어. 내 친구들의 도움도 필요해." 
 "친구들?"
 "다른 구름 친구들의 도움이 필요해. 나는 북쪽 하늘에 너의 부모님을 찾으러 갈 테니, 네가 친구들에게도 부탁 해볼 수 있니?"
 "알겠어."

 아이가 알겠다고 대답했습니다.
 뭉게구름은 떠나기 전에 말했습니다.

 "아참, 아이야. 뭉게구름은 꿈을 통해서 힘을 얻는단다. 네가 나에게 힘을 주려면, 매일 어두운 밤이 되면 꼭 집에서 잠을 자야해."
 "알겠어. 어두운 밤이 되면 꼭 집에서 잠을 자도록 할게."
 "고마워. 그럼 나는 이만 북쪽 하늘로 갈게."

 뭉게구름이 그 말을 남기고 하늘 저 편으로 가버렸습니다. 그리고 반대쪽 하늘에서 변기 모양 구름이 천천히 다가왔습니다.

 "안녕, 아이야. 나는 변기 구름이야. 나는 뭉게구름의 친구란다. 네가 도움이 필요하다고 들었어."
 "안녕, 변기 구름아. 하늘에 있는 우리 부모님을 찾아줄 수 있니?"

 아이의 부탁에 변기구름이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습니다.

 "좋아. 하지만 하늘은 너무 넓어. 그리고 나는 지금 멀리까지 찾아다니면서 움직일 힘이 없어. 네가 나에게 힘을 주면 안 될까?"
 "내가 어떻게 네게 힘을 줄 수 있어?"

 아이의 물음에 변기 구름이 대답했습니다.

 “네가 365일, 매일, 하루에 한 번씩 좋은 똥을 변기에 누면 돼. 그럼 나는 힘이 생긴단다."
 "알겠어."
 "명심 해. 좋은 똥이어야 힘을 받을 수 있어. 좋은 똥은 매일 잘 먹어야 눌 수 있는 건 알지?"

 변기구름의 말에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약속 했습니다.

 "걱정 마. 고기, 야채, 생선, 밥 가리지 않고 매일 잘 먹을게. 그리고 하루에 한 번씩 좋은 똥을 눌 게."

 아이의 약속에 변기구름은 북쪽으로 천천히 움직이며 말했습니다.

 "좋아. 그럼 나도 뭉게구름을 도와서 북쪽 하늘로 가서 너의 부모님을 찾아볼게."

 아이는 그날부터 구름들이 부모님을 찾는 데 힘이 되도록, 매일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어서 좋은 똥을 변기에 눴습니다.

 365일이 지난 날, 뭉게구름과 변기 모양 구름이 천천히 아이에게 다가와서 인사했습니다.

 "안녕, 아이야."
 "안녕, 뭉게구름아! 안녕 변기 구름아! 부모님을 찾았니?" 

 아이의 물음에 변기구름이 슬픈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아쉽지만 북쪽 하늘에는 너의 부모님이 없었어."

 변기 모양 구름의 말에 아이는 기운이 없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렇구나……."

 아이의 슬픈 모습을 본 변기구름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변기 모양 구름의 눈물은 가랑비가 되어 떨어졌습니다. 변기 모양 구름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감추려 태양에게 다가가 숨어버렸습니다.
 실망한 아이에게 뭉게구름이 말했습니다.

 하지만 실망하지 마, 아이야. 어쩌면 서쪽 하늘에 너의 부모님이 계실 지도 몰라. 내가 서쪽 하늘에 너의 부모님을 찾으러 가볼게."
 
 뭉게구름의 말에 아이의 표정이 다시 밝아졌습니다.
 뭉게구름이 부드러운 바람으로 아이의 얼굴을 간질여주며 말했습니다.

 "내가 서쪽으로 너의 부모님을 찾으러 가는 동안 내가 힘을 받을 수 있게 전처럼 밤마다 잠을 자주길 바래. 그리고 서쪽 하늘도 아주 넓으니 다른 구름 친구도 부를게. 네가 그 친구에게도 부탁해줘."

 뭉게구름은 그 말을 남기고 서쪽 하늘로 갔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저 편 하늘에서 책 모양 구름이 나타났습니다.

 "안녕, 아이야. 나는 뭉게구름 친구인 책 구름이야."
 "안녕, 책 구름아. 뭉게구름을 도와서 서쪽 하늘로 가서 부모님을 찾아 줄 수 있니?"

 아이의 부탁에 책 구름은 흔쾌히 대답했습니다.

 "좋아. 하지만, 서쪽 하늘은 아주 넓기 때문에 서쪽 하늘에서 너의 부모님을 찾으려면 내겐 힘이 필요해. 네게 힘을 줄 수 있니?"
 "내가 어떻게 하면 하면 네게 힘을 줄 수 있니?"
 
 아이의 질문에 책 모양 구름이 대답했습니다.

 "네가 365일, 매일, 하루에 책을 한 권씩 읽으면 내게 힘을 줄 수 있어. 어려울 수도 있지만, 내게는 큰 힘이 될 거야. 그렇게 해 줄 수 있니?"
 “좋아. 매일 하루 한 권씩 책을 읽어볼게.”

 아이는 책 구름에게 약속을 했습니다.

 "그럼 나는 뭉게구름과 함께 서쪽 하늘로 가서 너의 부모님을 찾아볼게."

 그 말을 남기고 책 모양 구름은 서쪽 하늘로 둥실둥실 떠갔습니다.

 아이는 구름들이 부모님을 찾는 데 도움이 되도록 전처럼 밤마다 잠을 자고, 매일 잘 먹고 좋은 똥을 누고, 이젠 매일 책도 한 권씩 읽었습니다. 

 365일이 지난 어느 날, 뭉게구름과 변기 모양 구름, 책 모양 구름이 다가왔습니다.

 "안녕, 아이야."
 "안녕, 구름들아. 부모님을 찾았니?"

 아이의 질문에 책 모양 구름이 서글픈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아쉽지만 서쪽 하늘에는 없었어."

 책 모양 구름의 말에 아이는 실망해서 어깨가 축 처졌습니다.
 그 모습을 본 책 모양 구름과 변기 구름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책 모양 구름과 변기 모양 구름의 눈물은 안개비가 되어 내렸습니다. 안개비는 아이의 얼굴과 몸을 적셨습니다. 눈물을 흘리는 구름들을 태양이 위로하듯 따뜻하게 감싸 안았습니다. 구름들은 눈물을 그치고 태양의 품속으로 파고들어 숨었습니다.  
 뭉게구름이 시원한 바람을 불게 해서 아이의 몸을 말려주며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이야, 우리는 북쪽 하늘과 서쪽 하늘만을 찾아봤을 뿐이야. 동쪽 하늘에 너의 부모님이 계실 수도 있어. 동쪽 하늘로 가서 찾아볼게."

 뭉게구름의 말에 아이는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동쪽으로 떠날 채비를 하며 뭉게구름이 말했습니다.

 "이번에도 전처럼 밤마다 잠을 자주길 바래. 그리고 동쪽 하늘도 아주 넓으니 다른 구름 친구를 더 부를게. 네가 그 친구에게도 부탁해줘."
 "알겠어."
 
 아이가 대답하자 구름들은 동쪽으로 움직였습니다.
 잠시 후 저 편 하늘에서 사람 모양 구름이 다가왔습니다.

 "안녕, 아이야! 나는 뭉게구름 친구인 사람 구름이야! 내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다고 들었어!"
 "안녕, 사람 구름아. 뭉게구름과 함께 동쪽 하늘에서 우리 부모님을 찾는 일을 도와줄 수 있어?"

 아이의 부탁에 사람 모양 구름이 흔쾌히 대답했습니다.

 "좋아! 친구들이랑 같이 찾으면 되는 거지?"
 "응, 맞아."

 아이의 말에 사람 모양 구름은 동쪽으로 움직였습니다.
 하지만 사람 모양 구름은 곧 멈추고 말했습니다.

 "앗, 잠깐만."
 "왜 그러니, 사람 구름아?"

 아이가 고개를 갸우뚱 하며 물었습니다.
 사람 모양 구름이 말했습니다.

 "생각해보니 동쪽 하늘은 아주 넓어서 힘이 들 것 같아. 나를 위해 힘을 줄 수 있니?"
 "내가 어떻게 하면 네게 힘을 줄 수 있을까?"

 아이의 물음에 사람 모양 구름이 대답했습니다.

 "네가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내면 나는 힘을 얻을 수 있어. 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힘을 얻는단다."
 "사람들과의 관계?"
 "응. 가족, 친구, 선생님, 선배, 후배, 동생, 동네 사람이라든지……."
 
 사람 모양 구름의 말에 아이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습니다.

 "잘 지낸다는 건 어떤 거야? 그들과 어떻게 하면 친해질 수 있는 거야?"
 "친해지는 건 어렵지 않아. 먼저 만나면 밝은 얼굴로 인사를 하는 거야. 그리고 잘 지낸다는 건 같이 대화를 많이 하고, 서로를 알아가며 시간을 보내고, 서로를 위해 말과 행동을 하는 거야. 그리고 누군가가 힘들 때 함께 슬퍼하고 곁에 있어주고, 또 누군가가 기쁠 때 축하를 하고 같이 기뻐해 주는 거야."

 사람 모양 구름의 말에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습니다.

 "노력해볼게."
 "그럼 나는 동쪽으로 가볼게!"

 사람 모양 구름은 그렇게 말 하고는 동쪽으로 떠났습니다.

 아이는 전처럼 구름들을 위해 밤에 잠을 잘 자고, 매일 잘 먹고 좋은 똥을 누고, 매일 책을 한 권 씩 읽었습니다. 그리고 사람 모양 구름을 위해 주변 사람들과 친해지려 노력하고, 또 잘 지내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아이의 주변에는 아이가 했던 것처럼 슬플 때 같이 슬퍼해주고, 기쁠 때 같이 기뻐해 주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구름들이 동쪽으로 떠난 지 365일이 지난 날, 떠났던 구름들이 아이에게 돌아왔습니다. 사람 모양 구름이 쭈뼛쭈뼛 말을 아이에게 인사했습니다.

 "안녕, 아이야."
 "안녕, 구름들아. 오랜만이야."
 
 아이의 인사에 뭉게구름이 슬픈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미안해, 아이야. 동쪽에서 너의 부모님을 찾지 못했어."

 뭉게구름의 말에 아이는 힘없이 고개를 떨어뜨렸습니다. 아이는 슬픈 얼굴로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이의 옆에 있던 친구는 함께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이와 아이의 친구가 함께 슬퍼하는 모습에 사람 모양 구름도 같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윽고 다른 구름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습니다. 구름들의 눈물은 보슬비가 되어 내렸습니다.
 그 때, 태양이 이글거리며 뜨거워지는가 싶더니, 남쪽에서 강한 바람과 함께 거대한 구름들이 몰려오며 말을 걸었습니다.

 "안녕 얘들아. 왜 울고 있니?"
 "안녕, 얘들아. 우리는 아이의 부모님을 찾아서 북쪽 하늘과 서쪽 하늘, 동쪽 하늘을 찾아다녔단다. 하지만 아이의 부모님을 찾지 못했단다. 그래서 슬퍼하는 아이의 마음을 공감하기에 울고 있었단다."

 뭉게구름이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뭉게구름은 남쪽에서 온 구름들 중에서 거대하고 어두운 빛은 띈 소나기구름에게 물었습니다. 

 "소나기 구름아, 혹시 남쪽에서 아이의 부모님을 본 적 있니?"

 남쪽에서 온 구름 중에 하나인 소나기구름이 남쪽에서 온 다른 구름들에게 물었습니다.
 
 "내가 온 곳에서는 못 본 것 같아. 너는 봤니, 장마 구름아?"
 "나도 못 본 것 같아."

 길쭉한 장마 구름이 말했습니다. 장마 구름은 강한 바람을 만들고 있는 태풍 구름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본 적 있니, 태풍 구름아?"

 태풍 구름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습니다.

 "못 본 것 같아. 하지만,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어떻게?"
 
 태풍 구름의 말에 아이가 물었습니다. 
 태풍 구름이 말했습니다.

 "하늘에서 구름인 우리가 보지 못했다면, 우리가 못 본 곳에서는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못 본 곳?"

 뭉게구름이 어리둥절해 하며 말했습니다.
 태풍 구름이 구름들의 몸을 이루고 있는 물들에게 물었습니다.

 "우리와 언제나 함께 하고, 땅과 하늘과 바다, 그리고 사람들의 세상 모든 곳을 여행하는 물들아, 혹시 여행 중에 아이의 부모님을 볼 수 있니?"
 "나는 아이의 부모님을 보고 함께 지낸 적이 있단다. 원한다면 방법을 알려줄게."
 
 작은 물방울 하나가 대답했습니다.
 그 말에 깜짝 놀란 아이가 소리쳤습니다.

 "정말!? 우리 부모님은 어디 계시니? 부모님을 보고 싶어!"
 
 아이의 말에 작은 물방울은 하늘에 조용히 떠있는 태양에게 말을 부탁을 했습니다.

 "태양아, 구름들이 없는 날도 언제나 하늘 위에 떠 있는 태양아. 아이의 부모님을 찾아줘."

 작은 빗방울의 말에 태양이 말했습니다.

 "나는 나의 빛 때문에 잘 볼 수가 없단다. 하지만 달과 별은 분명히 보았을 거야. 달과 별에게 물어보는 게 좋겠구나. 방법을 알고 있을 거야."

 태양의 대답에 구름과 아이는 달과 별이 찾아오는 밤을 기다렸습니다. 밤이 되자 달과 별이 하늘에 나타났습니다.
 뭉게구름이 물었습니다.

 "달과 별아, 아이의 부모님을 봤니?"
 "그럼."
 
 작은 별 하나가 대답했습니다.
 아이는 달과 별에게 물었습니다.

 "부모님은 어디계시니? 만나게 해줄 수 있니?"
 "그냥은 안 돼."

 달이 말했습니다.

 "왜 안 되는 거야?"
 
 아이의 물음에 달이 대답했습니다.

 “하늘에서 땅까지는 너무 멀어서 내려갈 방법이 없어. 그리고 내가 눈을 뜨고 있는 동안에도 아이의 부모님은 아이와 만날 수 없어."
 
 달의 대답에 아이는 다시 슬퍼졌습니다. 달은 아이를 달래듯 말했습니다.  

 "구름들이 도와주면 가능해."
 "우리가? 어떻게?"

 뭉게구름이 어리둥절해 하며 물었습니다.
 별이 대답했습니다.

 "구름들아, 너희가 우리의 따뜻한 이불이 되어서 달과 우리를 눈을 가리기 위해 덮어줘. 그럼 우린 잠에 들고, 아이도 잠에 들 거야. 대신 우린 아이의 시간을 가져갈 거고, 아이의 시간을 다 가져가면 아이는 영원한 잠에 빠질 거야. 그러면 아이가 다시는 깨어날 수 없어."
 
 달도 말했습니다.

 "구름들아. 비와 번개를 땅으로 내리게 해서 아이의 부모님이 내려갈 다리를 만들어줘. 그럼 하늘나라에서 아이의 꿈나라를 건너서 아이의 부모님이 갈 수 있을 거야."
 
 달과 별의 이야기를 들은 뭉게구름이 걱정스럽게 물었습니다.
 
 "혹시 영원한 잠에 빠져서 깨지 않으면 어쩌지?"

 옆에 있던 소나기구름이 말했습니다.

 "그럼 내가 천둥을 울려서 깨울게. 아이가 영원한 잠에 빠지지 않도록 깨울 수 있을 거야."
 "천둥소리는 무서운데……."

 아이가 천둥소리를 생각하며 중얼거렸습니다.

 "네가 눈을 뜰 때쯤에는 괜찮을 거야."

 달이 말했습니다. 달의 말이 끝나자 구름들이 아이가 부모님을 만날 수 있게 모여들었습니다. 구름들은 하늘을 덮는 폭신하고 두꺼운 이불이 되어서 달과 별을 덮어주었습니다. 달과 별이 구름 이불을 덮고 눈을 감자 하늘이 어두워졌습니다. 이윽고 하늘에서 땅으로 가는 다리가 되어 줄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아이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안녕?"

 아이의 부모님이 하늘나라에서 비와 번개를 타고, 아이와 달과 별의 꿈나라를 통해 내려왔습니다. 아이는 그토록 그리던 부모님을 만났습니다. 아이는 달려가 부모님을 안았습니다.

 "보고 싶었어요!"

 아이의 부모님은 아이를 쓰다듬으며 말했습니다.

 "많이 보고 싶었구나. 우리도 그랬어."
 "자주 보면 안 돼요?"

 아이의 말에 아이의 부모님은 말했습니다.

 "우리는 작은 물방울들과 함께 여행하면서 하늘나라에서 살기 때문에 자주 볼 수 없어."
 "그럼 지금 여기서 안 떠나면 안 되나요?"
 "그럴 순 없어. 그럼 너는 영원한 잠에 빠지게 될 거야. 꿈나라에서 오래 있을수록 달과 별은 너의 시간을 많이 가져갈 거란다."

 아이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영원히 같이 있고 싶어요. 꿈나라에서는 우리가 보고 안고 대화할 수 있잖아요."
 "사랑하는 아이야. 이제 너는 우리가 없어도 잘 먹고,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함께 하는 사람들도 많아졌구나. 이제 너는 우리가 없어도 잘 지낼 수 있단다. 아이야, 너는 언제나 꿈나라에 있을 수만은 없단다."

 아이의 부모님이 말했습니다.
 아이는 한 번 더 졸랐습니다.

 "그래도 같이 있고 싶어요. 함께 있고 싶어요."

 아이의 부모님이 빙그레 미소 지으며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따금씩 물방을과 함께 세상을 여행하면서 가끔씩 네 곁에 올게. 꿈나라가 아니라서 보이지는 않겠지만, 비와 함께 내려올 수 있단다. 그럼 우리는 함께 있을 거란다."

쿠궁 

 아이의 부모님의 말이 끝나자 천둥소리가 들렸습니다.

 "갈 때가 되었구나."
 
 아이의 부모님이 빙긋이 미소를 지으며, 번개가 만든 빛나는 길을 따라 걸어갔습니다.

우르르 쾅!

 두 번째 천둥소리가 아이의 귀에 들렸습니다.
 아이의 엄마와 아빠가 인사를 했습니다.
 
 "안녕. 다음에 보자."

쾅!

 세 번째 천둥소리가 들렸습니다.
 아이가 눈을 떴습니다. 아이는 눈을 비비며 잠자리에서 몸을 일으켰습니다. 달의 말대로 이제 아이는 더 이상 천둥소리가 무섭지 않아졌습니다. 아이는 눈을 비비던 자신의 손이 커진 것을 알아챘습니다. 달과 별은 아이의 시간을 가져갔고, 아이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어른이 된 아이는 잠자리에서 일어나, 이제는 천둥번개가 없이 비만 세차게 내리는 밖으로 걸어 나갔습니다. 달과 별은 아이의 시간을 가지고 하늘 저편으로 가버렸습니다. 하늘은 다시 태양이 다가오며 밝아지고 있었습니다. 어른이 된 아이는 장대비가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렸습니다. 비는 다시 떠오르는 태양이 데우기라도 한 듯, 어쩌면 어른이 된 아이의 부모님이 여행이라도 온 듯, 꿈에서 안았던 부모님의 품속 같이 따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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